특집2) AI 시대, 함께 여는 K-STEM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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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함께 여는 K-STEM의 미래
인문학과 문제해결력 융합한 K-STEM
수학·과학 융합교육을 통해 만들어 가는 미래형 학습 생태계
AI와 데이터로 대표되는 초지능 사회에서, 학생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단순한 암기나 계산이 아니다.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이것이 학교 교육이 새롭게 길러야 할 학습 역량이다. AI가 계산과 정보를 대신하는 시대, 학교는 더 이상 ‘정답을 맞히는 곳’이 아니라 ‘사고하고 탐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이러한 시대적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부터 ‘서울형 수학·과학·융합교육(K-STEM)’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과학과 수학의 통합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탐구를 설계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미래형 학습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
미래를 여는 STEM, 모두를 위한 STEM
K-STEM은 ‘미래를 여는 STEM, 모두를 위한 STEM’이라는 비전 아래, 모든 학교와 모든 학생이 STEM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서울시교육청의 핵심 정책이다. 이는 기존 STEAM이 예술과 감성의 융합을 강조했다면, K-STEM은 좀 더 포괄적 융합의 의미로 인문학적 소양과 데이터 기반의 문제해결력을 융합해 미래 인재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서울형 K-STEM의 구조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구축, K-STEM Bank 기반의 공유·협력 시스템, 지능형 과학실·개방형 실험실 확충, 교원 전문성 강화와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체계는 교사의 자율적 수업 설계와 학생의 주도적 탐구 경험을 연결하는 ‘교육 생태계형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
교실과 현장을 생생하게 잇는 거점
2026년 서울시교육청은 권역별 4개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를 통해 학교 현장과 교육청, 지역사회를 잇는 STEM 교육 허브를 조성하고 있다. 앞으로 2027년까지 11개 모든 교육지원청에 기존의 과학교육센터를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각 센터는 단순한 체험장이 아니라, 교실-교육청-지역사회를 잇는 ‘융합교육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 내에는 기존의 과학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에듀테크 기반의 미래융합형 수학거점교실, 맞춤형 학습지원을 위한 수학 성장교실(Math UP), 실험과 제작이 가능한 메이커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문제를 탐구하고, 스스로 모델을 만들며,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센터는 ‘현장형 교사 지원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각 센터에는 파견교사가 배치되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지역 교사들과 연계한 공동연수·수업 컨설팅을 수행한다. 교사에게는 융합수업의 실제를 배우는 ‘연구의 장’, 학생에게는 수학·과학이 살아 움직이는 ‘체험의 장’이 되는 셈이다.
특히 센터는 2026년부터 교구 대여 통합예약포털을 운영할 예정이다. 교사는 포털을 통해 교구 명칭, 관련 단원, 성취기준, 대여 가능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교별 기자재 격차를 줄이고, ‘필요할 때 빌려 쓰는 탐구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STEM Bank : 자원 공유를 넘어, 데이터 기반 탐구로
STEM 교육의 확산에는 무엇보다 교구 접근성이 중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2026년부터 ‘수학·과학·융합교육 교구 공유은행(K-STEM Bank)’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K-STEM Bank는 교육청 중앙은행과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정보원을 잇는 분산형 운영 체계를 갖춘다. 이를 통해 학교, 기관, 지역이 함께 교구·기자재를 공동 활용하는 K-STEM 공유 생태계를 만들 예정이다.
이 사업은 3단계 로드맵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1단계 2026 교구 표준화, 통합예약포털 구축, 교구대여 매뉴얼 제작
2단계 2027 교원 연수 확대, 콘텐츠 맵 개발, 찾아가는 교구은행 운영
3단계 2028 데이터 기반 교구운영 시스템 고도화 및 STEM 네트워크 확장
특히 주목할 점은 ‘찾아가는 교구은행(K-STEM Bank On the Go)’이다. 센터 방문이 어려운 학교를 직접 찾아가 교구 대여와 탐구 수업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교구가 학교로 간다’는 개념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지역 간 교육자원 격차를 줄이고, 모든 학생에게 탐구 기회를 보장하는 포용적 정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STEM 교육 확산을 위해 2026년부터 ‘수학·과학·융합교육 교구 공유은행(K-STEM Bank)’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K-STEM Bank는 교육청 중앙은행과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정보원을 잇는 분산형 운영 체계를 갖추며, 학교, 기관, 지역이 함께 교구·기자재를 공동 활용하는 K-STEM 공유 생태계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K-STEM Bank는 교구와 수업 콘텐츠를 연결하는 ‘교구 콘텐츠 맵’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각 교구가 어떤 단원, 성취기준, 탐구활동과 연계되는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교사가 탐구수업을 설계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국가연구시설·장비포털(ZEUS)과 연계해 대학·연구소의 유휴 기자재를 교육청과 학교로 이전하는 시스템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실험기기 구입’에서 ‘자원 순환과 공유’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예정이다. 이처럼 K-STEM Bank는 단순한 기자재 관리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탐구 수업 플랫폼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지능형 과학실과 개방형 실험실 : 탐구의 생태계 확장
K-STEM의 또 다른 축은 지능형 과학실 구축 사업이다. AI·IoT·디지털 센서를 활용한 첨단 과학실을 조성해, 학생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가설을 검증하는 탐구 중심 수업을 실현하고 있다. 과학실 안전지원단 운영, 폐시약 및 폐수 일괄 처리, 노후 장비 교체 등도 함께 추진되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과학 학습 환경이 조성된다.
이와 연계해 ‘개방형 실험실(Open Lab)’도 확대할 예정이다. 영재학교·과학고·과학중점학교를 중심으로 첨단기자재를 인근 학교에 개방하여 공동 실험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은 이제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거점기관에서 고급 기자재를 활용한 탐구를 수행하며 ‘과학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쌓는다. 이러한 개방형 실험실은 학교 간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실’, 그리고 ‘모두를 위한 연구실’로서 STEM 학습의 대중화를 이끌게 된다.

교원 전문성 강화와 탐구활동 외부 연계
STEM 교육의 성공은 교사의 역량에서 시작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원 및 교육실무사를 대상으로 AI·SW 기반 교구 활용 연수를 강화할 계획이다. CO₂ 센서, 온도·압력 센서, 그래프 계산기, 아두이노 등 첨단 도구를 활용한 탐구수업 설계 연수는 교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과학·수학 교구 관리와 안전 운영 담당자 대상 연수도 확대하여, 교구 대여와 실험실 안전관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연구기관·기업과 연계한 아웃리치 프로그램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연구실에서 실험을 체험하거나, 기업 전문가와 함께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STEM 교육이 교실 안을 넘어 산·학·연 협력의 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모든 학교가 STEM 학교, 모든 학생이 탐구자
K-STEM 정책이 가시화되면, 학교 현장에도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학생들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탐구자로 성장하게 된다. 수학과 과학이 단절된 교과가 아니라, 실생활 문제를 함께 풀어내는 통합의 언어로 자리 잡는 것이다. 하지만 K-STEM 정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교구 대여 시스템과 플랫폼이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인력·예산·데이터 관리의 안정적 구조가 필수적이다.
둘째, 교사 전문성의 심화다. 융합수업은 교과 경계를 넘는 협업을 요구한다. 교사들이 함께 설계하고 연구할 수 있는 학습공동체 운영이 중요하다.
셋째, 학생 참여 중심 평가 체제의 확립이다. K-STEM의 목표는 정답이 아니라 과정의 탐구력이다. 이를 반영한 평가 문화로의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서울형 K-STEM은 교육의 균형과 혁신을 동시에 지향한다.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의 체계적 지원, K-STEM Bank의 자원 공유, 지능형 과학실의 첨단 환경, 그리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협력 네트워크가 그 토대다.
앞으로 서울의 학교는 단지 수학과 과학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세상을 탐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실험실이 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모든 학교가 STEM 학교, 모든 학생이 탐구자’가 되는 교육 생태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박기성 장학관은 서울시교육청과학전시관(현 서울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사와 교육혁신과 장학사를 거쳐 서울과학고등학교 교감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창의미래교육과 창의융합교육담당 장학관으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의 타고난 잠재력의 계발과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수립 및 추진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