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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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과학역량이 미래다!
미래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기초 과학교육 강화
과학은 이제 국가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과학교육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가 디지털 전환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교육이 이러한 문명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참으로 힘든 위기였고,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저하와 학력 격차라는 아픈 결과를 초래했다.
금번 서울특별시교육감 선거에서‘공존교육’과‘미래교육으로의 대전환’등을 강조하면서 3선 고지에 오른 조희연 교육감의 첫 일성은 기초학력 보장과 학습 중간층의 회복이었다. 처음으로 3선 고지에 올랐다는 것보다 코로나 이후 첫 교육감이라는 사실이 더 부담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시대, 우리 공교육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 서울 교육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을 만나 고견을 들어 보았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조희연 네. 반갑습니다.
사회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벌써 세 번째 당선이세요. 많은 지지를 받으시며 3선에 성공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희연 제가 혁신교육이라는 큰 방향에서 8년 동안 서울 교육을 이끌어 왔는데, 혁신교육의 큰 기조를 유지하면서 보완할 건 좀 보완해서 서울 교육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완성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들었습니다. 저에 대한 비판과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그런 것들을 보완해서 새로운 혁신의 길을, 그리고 여러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다양한 요구들을 수렴해 내는 통합적 혁신의 길을 개척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아이들과 초중고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과학⋅수학 교육
사회자 오늘 인터뷰가 진행되는 곳이 서울시교육청과학전시관 동부분관입니다.
조희연 예. 그렇습니다.
사회자 특별히 이 장소에 의미를 두신 이유가 있을까요?
조희연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가 되고 산업적 기술적 대전환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초 과학이나 기초 수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수학이나 과학을 유아 단계에서부터 놀이와 연관시키고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과학⋅수학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소를 과학전시관 동부분관의 유아 과학 놀이교실로 잡아봤습니다.
사회자 그러시군요. 교육감님 출범준비위원회의 이름이 공존전환교육위원회입니다.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조희연 예. 제가 선거 과정에서 교육의 새로운 방향 두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첫번째는 더 질 높은 공교육 실현이고 두 번째가 공존의 교육의 시대입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생각이나 신념이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양한 생각들의 일부는 갈등, 적대적 관계, 혐오, 증오로도 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존재하는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접점을 찾고 공존의 영역을 만드는, 그런 새로운 생각의 방식, 태도, 토론 역량 같은 것들이 미래 교육에서 추구해야할 점이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공존의 교육을 강조하게 됐습니다.
사회자 그런 교육이 조희연 3기 교육 정책에도 반영이 되겠죠?
조희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교육 공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인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고,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존의 지점들을 찾아내는 그런 공존의 역량을 만들어내는 것이 3기 조희연표 교육의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교육의 책임범위를 넓히는 질높은 공교육 실현
사회자 네. 같이 연관되는 질문 하나 더 드릴게요. 더 질높은 공교육을 포인트로 꼽으셨습니다. 더 질 높은 공교육 무슨 의미일까요?
조희연 교육 수요자로서의 학부모의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사교육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전인적 교육에 있어서 공교육의 책임성의 범위가 넓어지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 될 교육개혁의 큰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질 높은 공교육의 가장 핵심은 더 질 높은 수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업 과정에서 아이들의 미래 역량들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내는 것, 또 그런 수업 방식, 그리고 그것들이 전 학교로 확산되는 것. 이것이 더 질 높은 공교육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더 질 높은 공교육 속에는 더 질 높은 돌봄도 있고 더 질 높은 또 방과후 학교도 있어야 될 것 같아요. 학원의 질에 버금가는 학교 방과후 학교의 질도 담보해야 되고 학교 급식의 질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에듀테크 방식도 질적 수준을 높여서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네. 이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최근 움직임이 일고 있는 반도체 인재 양성에 대한 교육부와 정부의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희연 서울 교육에서는 일찍부터 인공지능 시대에 부응하는 인공지능 교육의 진흥 정책을 3개년 계획, 5개년 계획으로 만들어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라는 거대한 산업적 기술적 전환이 지금 국내 수준에서 전 지구적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교육과정도 우리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관련된 코딩 교육, 메이커 교육, 과학 교육, 수학 교육 그 다음에는 넓은 의미의 인공지능 관련 교육에 대한 강화 정책들을 견결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 반도체 관련 인력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면 저는 특성화고도 그에 맞게 학과 개편이라든가 교육과정 개편을 해서 국가적 수준에서 육성하고자 하는, 예를 들면 반도체 인력의 중간 기술 인력 같은 인재가 서울의 특성화고 학생들 중에서 더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 문제라든지 인공지능 부분에 대해서도 좀 소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개별 아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도 과정에도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들, 똑똑한 기술들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 100만 인재 양성이라든지,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향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서울의 여러 교육 정책들도 그에 조응해서 관련된 정책들을 동시에 추진해가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수업과 미래학교
사회자 그동안의 정책이나 이번 공약집에도 디지털 수업에 대한 중요성과 애정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수업과 미래학교는 어떤 모습일까요?
조희연 코로나를 거치면서 에듀테크의 도입이 가속화됐습니다. 이걸 더 가속화시켜서 이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행정 시스템, 교육정책 시스템으로까지 더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남 교육감과 함께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교육 분석 시스템을 만드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이력, ebs의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서 만들어진 다양한 학습 자료들을 빅데이터화 해서 그것을 분석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알고리즘이 만들어져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또 아이들이 맞춤형 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맞춤형 학습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됩니다. 그런 방향에서 저희가 경남교육청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또, 행정 중심의 학교에서 교육 활동 중심의 학교로 가야 되고, 다양한 행정 업무는 가급적이면 선생님 손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됩니다. 그동안 아날로그형 학교 업무 정상화, 행정 혁신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기반 행정 혁신으로 기술적 도움을 받으면서 교육 중심의 학교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말씀을 듣다보니 교육감님의 학창시절이 궁금합니다.
조희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날라리였었어도 되지 않냐 하는 생각인데(웃음) 저는 교회하고 도서관만 다니는 진짜 모범생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아이, 조금 날라리 같이 살았어야 되는데...’ 라는 후회를 좀 갖고 있습니다.
조희연 그런 경험들이 지금 어린 학생들 보면 어떻게 자라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실 것 같아요.
조희연 저는 조금 괴짜형 인간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정말 우리 아이들은 너무 다양한 잠재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다양성, 괴짜 같은 다양성이 꽃 피우도록 하는 게 미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래교육의 핵심은 다양성 교육이다. 근데 우리는 다양성을 획일화된 틀에 가두는 지점이 있거든요. 저는 교육과정도 다양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학교 안에만 학생이 있는 게 아니다. 학교 바깥에도 학생이 있고 검정고시 학생도 있고 홈스쿨링 학생도 있고 대안학교에서 공부한 학생. 다양한 학습의 과정들이 존중되고 지원받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들이 성장하도록 해야 우리 미래 경쟁력이 생긴다. 저는 그렇게 생각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모범적이고 획일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회자 학생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으시다면요?
조희연 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1등주의 교육으로부터, 1등만이 존중받는 교실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는 교육으로 가야 된다.
여러분들은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우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존재다. 그렇게 스스로를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꽃피우도록 노력해라. 이게 제가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겁니다.
사회자 우리 서울 교육이 가진 상징성만큼이나 정말 교육감님의 어깨가 무거운 3기 조희연 서울 교육이 이제 곧 출범을 합니다. 1등만이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꿈을 일깨우는 서울 교육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조희연 고맙습니다.
[인터뷰 이후...] 현장의 과학교사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백 년 전 선조들과 달리, 지금 우리 학생들은 과학과 수학이 아주 중요해진 사회에서 살고있습니다. 인간-사회-자연을 이해하는 역량을 시민의 교양이라 할 수 있을텐데 우리 학생들에겐 과학과 수학, 그리고 이들 분야를 둘러싼 인문·사회과학적 쟁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교양입니다. 과학과 수학은 시민의 교양이므로, 학교 교과 성적이 높건 낮건, 재능이 많건 적건, 모든 학생은 나름의 속도에 맞춰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배우는 속도가 늦다고 해서, 학문적 지식을 즐길 권리까지 놓쳐서는 안 됩니다.
권위나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근거와 논리에 따라 판단하고 소통⋅협력하는 태도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기 위한 중요한 소양입니다. 따라서 수학, 과학교육은 민주 시민 교육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 학생 바로 옆에서 모든 학생이 과학을 즐기는 교실을 만드시는데 전념하시는 동안 저는 더 많은 학생과 시민이 과학을 문화로 즐기며 과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미래융합과학관(가칭)’을 건립하려고 합니다. 미래융합과학관은 학교통폐합으로 생기는 부지를 복합 공간과 결합하는 방법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미래융합과학관은 우리 학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거나 강연을 듣는 공간 뿐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에듀테크 기반의 체험기관, 교육센터, 연구센터가 될 것입니다.
모두가 누리는 더 질 높은 공교육, 세계와 소통하고 공존하는 교육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