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탐구 질문으로 여는 탐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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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이끄는 배움, 창의성이 자라는 교실
주도성 기르는 적극적 학생 참여형 수업의 실현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이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학생 주도성을 기르려면 수업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하는 고민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과학교육 초기 10년에는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할 새로운 실험 콘텐츠를 모으고 실험 활동을 하는데 집중했다. 실험 중심의 수업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나 다소 수동적이었고, 학생의 삶과 연결되는 지점까지 이끌 수 없는 한계가 느껴졌다. 최근 몇 년간은 또 다른 문제점을 진단하게 되었다. 문제풀이 공부에 익숙하여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없는 아이들, 안내된 실험과 예상된 결과가 있어서 수동적인 수업, 교과간 분절로 과학을 삶의 문제로 전이하지 못하는 한계, 학습의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평가 방식이 그것이었다.
탐구질문으로 여는 탐험 프로젝트의 출발
과학수업 변화를 위하여 몇 가지 방향성을 정하였다. 탐구질문, 융합과제, GRASPS, 종합 발표회로 키워드를 정리했다. 학습에서 탐구와 개념적 전이 뿐만 아니라 과학교과의 특성인 실험과 참여형 경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였다. 이렇게 1년간의 탐험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학생 주도성을 기르는 첫 단추는 탐구질문이었다. 이어 융합과제로 깊이 있게 학습하도록 하였고, GRASPS 수행과제로 평가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되도록 설계하였다. 마무리는 학생들이 기획하는 ‘종합 발표회’ 형식으로 구성하여 학생 참여와 주도성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탐구질문을 통하여 학생 참여형 수업과 종합 발표회로 이어진 프로젝트 수업 사례를 나누고자 한다.
깊이 있는 배움으로 떠나는 탐험의 여정
첫 번째로 소개할 프로젝트는 2025년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식물탐험>이다. 수업설계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식물의 구조는 각각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구조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핵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식물의 기본단위, 식물의 구조, 식물의 구조별 기능, 식물 구조간 연결성이라는 개념망을 구성했다.

온라인 설문을 통해 학생 출발점, 개념 이해도, 선호하는 학습양식을 진단하였다. 학생들은 식물에 대한 관심이 낮고 탐구해 본 경험도 적었으나 야외 식물 탐구를 하고 싶다는 의견과 식물을 길러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선호하는 학습 양식으로 ‘교류하며 활동하기’를 선택한 학생이 많아 평가 계획은 다른 학년을 초대하여 교류하는 방식으로 GRASPS를 구성하였다.

학생 주도 탐구
학생 탐구질문은 사전 경험과 맥락이 형성될 때 비로소 의미있게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래서 탐구질문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주제에 관한 관계맺기와 집중하기 단계가 필수적이다. 도서관에서 식물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학교정원, 텃밭, 마을 숲 탐험을 하며 식물에 친숙해지도록 하였으며,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등의 누리집을 방문하여 여러 종류의 식물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카드를 보고 식물인 것과 식물이 아닌 것을 분류해 보며 식물에 대한 과학 개념을 명확히 하였고, 우리 반에서 함께 기를 방울토마토의 이름도 공모했다.
성취기준에 제시된 식물의 뿌리, 줄기, 잎, 꽃, 열매의 구조와 기능을 탐구하였다. 특히 꽃의 구조와 기능을 탐구할 때에는 리시안셔스, 튤립, 백합의 3가지 다양한 꽃을 준비하여 꽃의 구조를 직접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한 후 협력 자료를 제작하도록 하였다. 모둠 발표를 통해 꽃의 구조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기능이 있음을 종합해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꽃의 생식과 관련된 기능 외에도 우리 생활에서 꽃이 축하의 선물로 쓰이기도 하고, ‘어린왕자’ 소설에서 장미처럼 의미있는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았다. 특히 우리 학교의 학급명이 ‘국화반, 나리반’과 같이 꽃이름으로 되어 있어 본 탐구과정이 학생들에게 꽃을 자신의 삶과 더 가깝게 연결시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식물을 직접 길러보고 싶다는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융합과제로 산데리아 수경재배 활동을 진행하였다.식물에 이름을 지어주며 ‘어린왕자’에서의 장미처럼 식물이 각자에게 의미있는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해 보았다. 학생들은 ‘산예리아’, ‘루이 5세’등 자신을 투영한 이름을 붙여주었다. 더 나아가 산데리아처럼 꽃이 아닌 모체의 줄기나 잎에서 뿌리 내리는 영양생식도 알아보고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보았다. 산데리아를 심은 후 산데리아를 관찰하여 스케치하기, 소개하는 글 쓰기, 심는 방법 포스터만들기, 만화 그리기 등 학생 맞춤형 선택활동도 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종합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의 세부 내용은 학생들과 함께 정하였다. 학생 의견에 따라 식물탐험 나눔파티로 기획하고 자매반인 2학년 동생들을 초대하였다. 운영 준비물, 설명 자료, 부스 간판, 초대장, 안내판, 책상 배치 등을 학생들이 준비하여 전시장을 설치했다. 아이들은 동생들의 질문에 대비해 예상질문을 만들고 AI 도구로 답변을 미리 생각하는 주도성도 보였다. 부스는 ‘세포 관찰, 식물의 구조와 기능 설명, 친구 산데리아 심기, 참가 소감’이라는 4가지 주제로 운영되었다.
나눔 축제 후 모둠별 성찰 및 일반화 과정에서 ‘식물이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도 발표회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각 부스가 저마다의 기능을 하며 연관되어 있었음을 깨달았다’는 학생 성찰이 특히 인상깊었다.
<식물탐험>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 탐구 질문과 학습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때 학생의 주도성이 빛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사 성찰 과정에서 ‘학생들의 삶에 더 밀접한 탐구질문으로 탐구를 시작하면 좋겠다.’, ‘융합과제를 통해 주제에 대하여 더 깊이 있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반영하여 다음 프로젝트인 <우주탐험>을 설계하였다.
‘지구와 달의 운동’ 단원을 재구성한 <우주탐험> 프로젝트에서는 학생 탐구 질문을 끌어내는데 조금 더 집중했다. 방위놀이, 자전놀이, 천문우주지식정보 온라인 탐방으로 호기심을 채우고 자신의 생활과 관련된 탐구질문을 만들어 보았다. 학생 탐구질문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여러 질문 중 ‘해는 우리집 어느 쪽에서 떠서 어느쪽으로 질까?’, ‘왜 낮과 밤이 계속 반복될까?’, ‘지구가 자전하지 않으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될까?’, ‘음력 2일에는 어떤 달 모양이 보일까?’의 탐구질문을 중심 탐구질문으로 설정하였다.
학생 탐구질문과 ‘지구는 자전과 공전을 하며 이러한 지구의 운동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프로젝트 핵심아이디어를 바탕으로 GRASPS 수행과제를 설계하였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지구자전이 느려진다면’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디지털 북을 만들어 출간행사를 열기로 하였다. 학생 토의를 통해 생각을 확장하고, 글쓰기 중심 수업 플랫폼인 ‘자작자작’을 이용하여 글을 쓴 후 개별 피드백을 거쳐 디지털 북을 제작하였다.
융합과제는 학생들이 즐겁게 협력할 수 있도록 ‘달콤 달 모양 달력 만들기’ 활동을 해 보았다. 과자로 6개월 간의 달 모양을 담은 달력을 만들고, 디지털 디자인 도구로 표지를 디자인하여, 가족과 친구에게 공유하였다. 해 지는 장면 디지털 그림 그리기, 콜라주를 이용하여 달 뜨는 풍경 그리기, 전시회를 위한 포스터 제작 활동 등 미술 연계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지구와 달의 운동을 물리적 현상으로써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탐구의 전 과정을 담아 디지털북 출간행사를 실시하였다. 전시 테마를 정하고, 홍보자료를 제작하였으며 전시해설을 준비하였다. 온·오프라인 전시회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우주를 탐구의 대상으로만 보면 우주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학생의 생활 속 탐구질문에서 시작하여 글쓰기, 놀이, 미술, 실과 등 다양한 교과와의 융합적 과제로 경험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감성을 자극해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 아이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운동 덕분에 우리가 현재의 삶을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탐험 프로젝트 성찰로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하며
탐구질문에서 출발한 탐험은 수행과제와 종합발표회를 거치며 학생 개개인의 의미 있는 배움으로 확장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 주도성이 자연스럽게 성장하였다. 특히 GRASPS로 구성한 종합발표회를 통하여 탐구 과정을 실제 맥락에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며 학생의 적극적 참여형 수업을 실현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생 주도성을 기르는 수업 설계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한편, 학습 과정에서 삶과 밀접한 탐구질문을 나누고, 깊이 있는 질문으로 발전시켜 탐구하는 ‘질문 중심 탐구 수업’에 관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해 보고자 한다.
구슬기 교사는 초등과학교육 석사학위를 받고, 초등과학영재교육에 10년이상 지도교사로 활동하였으며 서울잠실초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2015, 2022 개정교육과정 초등 과학 교과서를 집필하였으며, 과학 수업 연구와 나눔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동료 선후배 교사들과 협력하여 학생 주도형 수업, 학생 질문을 활성화하는 교수·학습 방법, IB 수업 등을 연구하며 수업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