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련단체 우리나라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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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Standards, Better Life
세상의 기준을 만드는 KRISS
과학수도 대전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 Science, KRISS)은 국가표준기본법 제13조에 명시된 우리나라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National Metrology Institute, NMI)이다. 세계 각국은 국가측정표준기관 또는 지정기관(Designated Institute, DI)과 같은 국가측정표준 정점기관을 지정하여 국가측정표준을 확립하고 산업체, 시험연구기관, 정부 부처 및 사용자들에게 보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 나라의 국가측정표준 정점기관은 그 나라 안에서의 측정에 관한 국가측정시스템을 보장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나라들 사이의 측정은 어떨까요? 한 나라에서의 측정값이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아야만 오늘날과 같은 국제시대에 산업과 과학기술에 문제가 없겠지요. 이를 위하여 각국의 측정표준 대표기관은 미터협약에 가입하여 측정표준의 전세계적인 통일성 구현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함께 하고, 각 기관의 측정값을 상호비교하는 국제비교를 통해 국가간 측정표준의 동등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 KRISS는 국가표준기본법에 근거하여 국가표준보급체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생활부터 첨단산업까지 모든 것의 명확한 기준이 되어주는 ‘측정표준’
측정표준이란 무엇일까요? 국가표준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정확성, 합리성 및 국제성을 높이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공인된 과학적·기술적 공공기준”을 국가표준이라 합니다. 그리고 국가표준에는 측정표준, 참조표준, 성문표준, 기술규정 등이 해당됩니다.
이 중에서 측정표준은 “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물상상태(物象狀態)의 양의 측정단위 또는 특정량의 값을 정의하고, 현시(顯示)하며, 보존 및 재현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되는 물적척도, 측정기기, 표준물질, 측정방법 또는 측정체계”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법률용어를 일상어로 바꾸어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정확히 재기’에 관계된 모든 것”이라 하겠습니다.
단위, 표준물질, 측정기술, 측정절차, 측정방법, 측정기기, 측정값의 인증까지도 모두 포함해서 말이지요. 그렇다하여 측정표준이 법령과 과학기술 세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딱딱한 단어는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생활에 의식하지 못할 수준까지 깊이 스며들어와 있습니다. 우리는 일 분, 일 초의 매 순간마다 측정표준을 경험합니다. 보십시오. 벌써 바로 윗 문장의 ‘일 분, 일 초’라는 표현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까? 시간을 재는 단위인 ‘초’는 KRISS에서 구현하고 있는 국제단위계의 일곱 가지 기본단위 중의 하나이니까요. 그리고 위 문장의 ‘일 분, 일 초’에서 ’분‘은 60초를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서, 기본단위에서 파생한 유도단위 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표준시를 담당하는 기관이 바로 KRISS입니다. 표준은 일상생활 가까이에 있답니다.
‘초’ 뿐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가 무섭게 곧바로 측정의 세계에 편입됩니다. 태어나자마자 산부인과에서는 신생아의 키와 몸무게를 재지 않습니까. 학생시절에 매년 재는 키와 몸무게도 생활기록부에 남고, 성인이 되어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병원 컴퓨터에 기록됩니다. 그런데 키를 재는 자와 몸무게를 재는 체중계는 얼마나 정확할까요? 혈압계가 보여주는 수치에 따라 혈압약을 먹어야 할지가 결정되는데, 과연 혈압계 수치는 오차가 없을까요? 혹시 내 혈압은 이상이 없는데 지금 내가 사용한 혈압계가 수치를 실제보다 크게 보여주는 바람에 괜시리 내가 혈압약을 처방받고 결과적으로 보험료도 오르게 되지는 않을까요?
위 질문들에 명확하게 답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자와 저울, 혈압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쓰는 측정기기가 기준 측정기기와 측정값에 차이가 없음이 보장이 되어야 합니다. 보다 시야를 넓힌다면, 한국에서 잰 혈압이나 프랑스에서 잰 혈압이나 수치가 같아야겠지요. 이 역할이 바로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의 임무 중 하나입니다. 측정기기 교정, 국가 교정 및 소급성 체계와 국제동등성 확보에 해당합니다. 일상까지 스며들어 삶의 질을 높이는 측정표준과 국가측정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가지 예입니다. 누군가의 소중함을 가늠하는 빠른 방법은 그 사람의 부재를 상상해 보는 것이라고들 하죠. 만약 측정표준이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요? 저는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자연재해 못지않게 범세계적인 재앙이 닥치리라 예측되니까요.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정확한 측정표준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정밀 과학기술은 모두 무너져 버립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핸드폰, 컴퓨터에 들어 있는 나노미터 수준까지 가공된 반도체 소자는 만들 수가 없습니다. 각 나라마다 측정치가 달라지면 어떤 물건이라도 서로 믿고 사고 팔 수가 없으니 무역도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인터넷과 전화는 먹통이 되고, 비행기나 기차 같은 교통수단이 멈추며, 상거래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됩니다. 곳곳에 다툼이 일고 세상은 엉망진창이 됩니다. 그러니 이토록 소중한 측정표준을 확립하고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KRISS, 세상의 기준을 만드는 KRISS는 우리나라에서 더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또한, KRISS의 국가참조표준센터는 우리나라의 참조표준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중심역할을 합니다.
측정과학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중등교원 교육 프로그램
KRISS는 교육훈련, 상담서비스, 기술지원 제공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담당하는 GMA팀에서는 중등교원을 대상으로 측정표준연수과정을 운영합니다. 이공계 분야 중등교사를 대상으로 측정과 표준의 기본 지식과 삶에 미치는 가치를 전파하여, 교사의 전문성을 심화하고, 과학교육 및 과학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개설된 교육 과정입니다. 본 과정은 측정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이론 강의뿐 아니라, 학교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기에 적합한 참여형 실습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직 과학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며 이론과 실습을 겸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연수 성과를 제공합니다. 2012년 여름에 처음 시작된 <중등분야 측정표준 연수과정>은 점차 수요가 늘어 2017년부터는 연 2회 실시하고, 기수별로 15인씩 1년에 총 30인이 연수를 받아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의가 불가능했던 시기를 지난 후 2021년도 겨울(2기)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교육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기는 2023년 8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2기는 2024년 1월 16일부터 1월 18일까지의 일정입니다. 장소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며, 3일간 매일 9시에서 17시까지 총 이수시간 30시간 동안 이론적 이해를 위한 강의 수강에 실험실 견학과 토의까지 동반하는 알찬 연수과정입니다.
수강자들의 만족도와 연수 추천도 또한 98%(2022년 기준)로 매우 높습니다. 올해 2기 과정의 접수 기간은 11월 하순(예정)이며, 대전광역시 교육청 및 에듀넷 티클리어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입니다(KRISS GMA팀 고해림 담당, 전화: 042-868-5613, 이메일: ghr@kriss.re.kr).
각종 ‘표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KRISS에 가득!
한정된 지면으로 KRISS의 매력을 모두 소개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KRISS 홈페이지(http://www.kriss.re.kr)를 방문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홈페이지의 <표준이야기>란에서는 국제단위계, 생활 속 표준, 표준시각 맞추기, 표준자료실 등 다른 기관에서는 없는 귀한 정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견학신청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는 사과나무의 후손인 뉴턴의 사과나무를 직접 보고 싶으신 분들, 직접 방문하여 KRISS의 매력을 느끼고픈 분들은 홈페이지에서 ‘소개>KRISS 홍보관’을 클릭해 주세요. 홍보관에서는 견학신청뿐 아니라 1975년 설립 때 부터의 사진이 있는 KRISS 역사관 오늘날의 사진인 포토갤러리도 있습니다. 계절마다 발간되는 사보 KRISS와 연보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승미 책임연구원
이승미 책임연구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면분석팀에서 나노물성과 표면분석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공동 저서로 『인류세와 에코바디』(2019), 『인공지능이 사회를 만나면』(2020), 『인류세 윤리』(2023), 일곱 개의 기본단위에 관한 『눈금 위에 놓인 세계』(2022) 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