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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영상미디어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 위한 맞춤 교육 AR, VR을 활용한 수업의 효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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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 풍부한 콘텐츠로

학생들 자발적 참여와 창의성 신장


글 | 박아영 교사(서울영문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해 재미있고 실감 나는 수업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재미와 실감을 갖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통해 체험하는 것이 과학의 묘미인데 교과서에는 동물들, 인체의 내부, 천체와 같이 물리적으로 학교에 둘 수 없는 자료들이 있다. 이런 자료는 사진, 동영상과 글로 배운다고 해도 실감이 덜하다. 그래서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을 수업에 도입하여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상의 입체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현실감을 높이고 효율적인 학습을 하도록 다양한 수업을 구성하였다.


AR·VR 활용 수업, 현실감 높인 콘텐츠로 높은 이해 이끌어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제시했던 AR 활용 수업은 인체 탐구에 관한 수업이었다. 그림과 사진, 글만 제시된 교과서에서 더 나아가 AR 학습자료를 제시하였는데, 이것은 사람의 신체 내부를 장기, 뼈, 근육으로 나눠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손으로 터치하면 모든 방향으로 회전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인체 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현실감을 높인 콘텐츠를 보며 수업을 하니 교과서에 나온 인체와 자신의 인체에 대한 이해를 서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학생들도 흥미를 느끼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그 결과 수업 목표 도달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보았다.


VR을 활용하여서는 저학년 학생들과 ‘사이언스레벨업’의 ‘미션! 화재탈출’로 안전 수업을 진행하였다. 안전 수업은 실제처럼 진행해야 학생들에게 위기감과 현장감을 주어 학습효과가 높아지는데, 정말 위험한 상황을 조성하고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VR 콘텐츠를 사용해 화재가 발생한 상황 속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수업을 한다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했고 실제 같아서 무섭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렇게 AR·VR 콘텐츠는 학생들에게 실제감과 흥미를 부여하며 사진 및 동영상이 주지 못하는 조작감까지 준다는 것이 이점이다.


‘AR 동물관찰’ 앱 이용하여 동물에 대한 심층적 탐구와 흥미 이끌어


이외에도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에 나오는 ‘동물의 한살이’ 단원 내용을 AR 콘텐츠 사용 수업으로 재구성해보았는데, 여기에 쓴 콘텐츠는 ‘AR 동물관찰’이라는 앱이다. ‘AR 동물관찰’은 마커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앱으로, 동물 서른한 종의 생김새를 관찰할 수 있으며 그 동물의 먹이와 서식지를 소개한다. 그중 다섯 종의 동물은 생체모방기술 수업에 활용될 만한 모방기술, 한살이, 해부도를 볼 수 있다. 또한 서른한 종의 동물에 관한 퀴즈를 풀 수 있고, 앱 내에서 제시하는 분류 기준에 따라 여러 동물을 분류할 수도 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앱에 관한 설명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재구성된 ‘동물의 한살이’ 단원 수업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초반 두 차시에는 AR로 동물을 관찰하여 학생 자신만의 생체모방기술을 생각하여 표현한다. 이후 다양한 체험 활동과 교과융합 활동(STEAM)을 거쳐 곤충의 집을 만들고 전시회를 열도록 하였다. 개요는 아래 표와 같다.


처음 두 차시 수업을 자세히 서술하겠다. 첫 번째 활동에서 학생들에게 동물관찰 마커 카드를 제공한 뒤 앱을 통해 동물의 생김새, 먹이, 서식지, 한살이, 모방기술을 관찰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동물을 살펴보며 각 동물의 특징을 탐구하였다.


두 번째 활동에서는 학생들에게 생체모방의 정의와 생활 속에서 활용된 예를 소개했다. 게코도마뱀을 모방한 ‘스티키봇’, 고래의 심장을 본따 만든 심장박동 조력기 ‘페이스메이커’, 흰개미집의 원리를 이용한 짐바브웨의 쇼핑센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생체모방기술이 활용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세 번째 활동에서는 학생들에게 동식물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신만의 생체모방기술을 만들게 하였다. AR을 이용하여 생체모방기술을 구상하는 수업은 일반학급과 영재학급을 대상으로 했는데, 두 집단이 만들어내는 생체모방 기술의 수준 차이는 있지만 모두 자신의 관심 범위 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일반 학급은 주로 하나의 생물이 가진 특징만을 이용한다면 영재학급에서는 여러 생물의 특징을 결합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자신만의 생체모방기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간 활발한 의사소통이 일어났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성할지 고민할 때 학생들이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면 궁금한 점을 묻고 개선할 점을 말하거나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방안을 같이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위의 재구성된 수업에 활용한 ‘AR 동물관찰’ 콘텐츠는 여러 학년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해당 콘텐츠를 가지고 초등학교의 모든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 결과, 고학년으로 갈수록 흥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모든 학년의 학생들이 흥미로워하였다. ‘AR 동물관찰’ 콘텐츠로 다양한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활동을 재구성할 수 있으며 과학 탐구 과정의 기본인 ‘관찰’을 수행하는 데에도 매우 좋다.


과학 수업에 쓸 수 있는 AR·VR 콘텐츠는 ‘사이언스올’에 많다. 이외에도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및 각종 출판사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였으므로 다양한 교과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의 종류와 양이 아주 많다.



영상미디어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 적극적 능동성 길러내는 AR·VR 수업


요즘 학생들은 영상 미디어에 익숙하다. 학생들은 스스로 기기를 조작하여 AR, VR 영상에 나오는 모습을 관찰하고 소리도 듣고 싶어한다. 수동적이던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능동성을 바탕으로 지식 습득, 관찰, 아이디어 산출, 의사소통까지 이끌 수 있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다 보면 수업의 효과 및 수업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진다.


이런 몰입의 경험은 학생들이 수업 후에도 콘텐츠 탐색을 지속하고 싶게 하였다. 다음에도 이런 수업을 하는지, 집에서도 활동을 할 수 있는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묻는 학생들의 얼굴에서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학생들의 자발성, 창의성을 기르기에 AR·VR을 활용한 수업은 큰 도움이 되며, 학생들의 동기유발과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모든 학습 대상을 실물로 갖추기 어려운 학교에서 예산 절감의 효과를 보는 것은 덤이다. AR·VR을 활용한 새로운 수업을 만들려는 선생님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rofile글 | 박아영 교사(서울영문초등학교)
박아영 선생님은 현재 서울영문초등학교에 재직중이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과 남부초등발명교육센터 강사로 활동하였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콘텐츠 지도교사상, 창의적 수업 사례 우수상, 2021 올해의 과학교사상 등 다양한 상을 받았다. 과학창의재단의 다양한 협력사업에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