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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과학우수학교 자연과 교육이 만나는 과학교육의 현장 서울개일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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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은 자연탐구의 보고…과학 즐기는 환경


배우는 기쁨과 가르치는 보람
가득 넘치는 행복한 학교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서울개일초등학교의 아침은 조금 특별하다. 교실 창밖으로는 양재천이 흐르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와 물길의 풍경이 학생들의 일상 가까이에 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학교이지만, 이곳 학생들에게 자연은 멀리 찾아가는 체험 공간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배움의 현장이다. 개일초 학생들은 교과서 속 과학 개념을 책 속 지식으로만 배우지 않는다. 직접 하천으로 나가 물을 채취하고, 생태 변화를 관찰하며, 공기질 데이터를 분석한다. 생활 속 질문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탐구 활동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은 과학을 ‘외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경험한다.



학교의 과학교육은 단순히 실험 활동을 많이 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자연환경과 디지털 기술, AI 기반 수업, 글쓰기와 토론, 메이커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학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탐구한 내용을 단순히 발표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직접 글로 쓰고, 토론하고,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며 배움을 확장한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 문화 역시 학교 분위기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수업 연구와 연수가 특정 교사의 개인 역량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 전체 안에서 공유되고 연결되면서, 개일초만의 과학교육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양재천, 살아 있는 과학 교실이 되다.


개일초 과학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 바로 옆 양재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몇 걸음만 나가면 만날 수 있는 하천은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자연 탐구 공간이다. 학생들은 계절마다 양재천으로 나가 식물과 곤충, 물의 상태, 주변 환경의 변화를 관찰한다. 봄에는 새롭게 자라는 식생을 기록하고, 여름에는 수질과 수생 생물을 탐구하며, 가을과 겨울에는 계절 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차이를 비교한다. 자연의 변화를 반복적으로 관찰하면서 학생들은 환경 변화를 각각의 개별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이어지는 흐름으로 체감하게 된다.


특히 개일초의 수업은 단순한 현장 체험에 머물지 않는다. 학생들은 “양재천 물은 마실 수 있을까?”와 같은 생활 속 질문에서 출발해 실제 탐구 과정을 경험한다. 직접 채취한 물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비교하며 스스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 속에서 과학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노지영 교사는 “학생들이 실제 환경에서 탐구를 시작하면 질문의 깊이가 달라진다”며 “교실 안에서 배우는 개념이 현실과 연결되는 순간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탐구 활동은 다시 디지털 기반 수업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은 크롬북과 패들렛을 활용해 관찰 내용을 기록하고, 공기질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탐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실제 자연환경과 디지털 기술이 하나의 수업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개일초 교사들은 양재천 수업의 가장 큰 의미를 ‘반복성’에서 찾는다. 한 번의 특별 체험이 아니라 학생들은 계절마다 같은 장소에서 변화를 축적해나가며 관찰한다. 이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과학적 관찰 태도 자체를 익히게 된다.


질문하고, 만들고, 표현하는 과학 수업


개일초 과학교육은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사가 설명하고 학생이 따라오는 방식보다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탐구 과정을 경험하는 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 수업은 사전 퀴즈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 배우지 않은 내용을 먼저 접하면서 학생들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인식하게 된다. 이후 탐구 활동을 거치며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고 개념을 정리한다.


수업 과정에서는 패들렛과 크롬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실험 결과와 관찰 내용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며 토론한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과정이 강조된다. 개일초 과학 수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과학적 글쓰기’다. 탐구 보고서와 수행평가는 대부분 서술형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실험 결과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문장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수업은 STEAM 교육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대
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운영된 ‘나비 모델’ 수업이다. 학생들은 식물의 특징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포켓몬 캐릭터를 만들고, AI 토론 도구를 활용해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을 구성했다. 이후 캔바를 활용해 스토리 게임까지 제작하며 탐구·토론·글쓰기·디지털 제작 활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경험했다.


학생들은 과학을 단순히 실험 결과를 확인하는 과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상상하고 표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을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게 된다. 교사들은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의 장기 기억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학생들은 실험 결과보다 자신이 직접 만들고 토론했던 과정들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배움을 나누는 학생들, 함께 성장하는 교사들


개일초 과학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학교 안에 형성된 ‘공유 문화’다.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것을 친구와 후배에게 다시 나누고, 교사들은 서로의 수업 경험을 함께 연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드론 멘토링 활동이다. 지난해 드론 기초 수업은 전문 강사와 함께 운영되었지만 예산 문제로 저학년까지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자 6학년 학생들이 먼저 나섰다.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3·4학년 후배들에게 직접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학생들은 쉬운 용어로 드론 조작 방법을 설명하고, 후배들과 함께 비행 실습을 진행했다. 학교에서는 감사의 의미로 작은 기념 볼펜을 준비했지만, 학생들에게 가장 큰 보상은 자신이 배운 것을 다시 나눌 수 있다는 경험 자체였다. 학교 관계자는 “과학 활동이 단순한 기능 습득이 아니라 협력과 배려의 문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설명했다.


교사 문화 역시 비슷한 흐름 안에서 이루어진다. 개일초에서는 3년째 AI·디지털 기반 교원 학습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수업 사례를 연구하고 새로운 디지털 도구 활용 방법을 함께 익힌다. 올해는 교원 학습 공동체가 세 개 팀으로 확대됐다. 생성형 AI 활용 글쓰기, 디지털 기반 메이커 활동, 학교 로봇 활용 수업 등 주제도 다양하다. 특히 특징적인 점은 교사들이 배운 내용을 다시 학교 안에서 공유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교사들은 주말 동안 로봇 연수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와 동료 교사들을 대상으로 자체 연수를 진행했다. 새로운 기술을 특정 교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체 안에서 함께 익히고 확장하는 구조다.


컴퓨터실에는 로보독, 어썸봇, 드론, 마이크로비트, 터틀봇 등 다양한 교구가 상시 비치되어 있다. 교사들은 예약 시스템을 통해 자유롭게 교구를 활용하며 수업을 설계한다. 개일초 교사들은 좋은 과학교육의 핵심을 ‘모든 학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설명한다. 특정 학생만 돋보이는 수업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일초는 현재 지능형 과학실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 센서와 AI 기반 탐구 활동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는 이를 단순한 시설 개선 사업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학생들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탐구 과정을 확장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예인 교사는 “지능형 과학실은 단순히 최신 기기를 갖춘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탐구의 중심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일초는 앞으로 초·중·고 연계 교육과 대학 협력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교육대학교와 연계한 수업 공개와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으며, 인근 학교와의 협력 활동 역시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특별한 학생만을 위한 과학교육’이 아니다. 사교육이나 별도 실험 교육 없이도 학교 수업 안에서 모든 학생이 과학을 즐기고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교사들은 과학을 통해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힘을 기르길 기대하고 있다. 질문을 만들고, 협력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경험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량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MINI INTERVIEW  서울개일초등학교 허소윤 교장 선생님  

과학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큰 힘


올해 3월 서울개일초등학교에 부임한 허소윤 교장은 두 달 동안 학교를 지켜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 문화’를 꼽았다. 의무나 평가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서로 가르치는 분위기가 이미 학교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선생님들의 자발성이었습니다. 주말에 연수를 받고 와서 다시 동료 교사들에게 직접 연수를 열고, 새로운 수업 방법을 함께 연구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어요.”


허 교장은 과학교육이 단순한 교과 수업을 넘어 학생들의 삶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초등 과학교육을 전공한 그는 과학이 학생들의 탐구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개일초에서는 양재천을 활용한 생태 탐구, AI·디지털 기반 수업, STEAM 활동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운영되고 있다. 허 교장은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는 ‘모든 학생이 즐겁게 참여하는 수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개일초는 지능형 과학실 구축과 함께 AI 기반 융합교육 환경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허 교장은 앞으로 학교가 지역 과학교육의 거점 역할까지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 연수, 지역사회 연계 활동, 학교 간 협력까지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과학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개일초가 아이들이 그 힘을 키워가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