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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과 연계된 서·논술형 평가의 실천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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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형 문항과 장단점 명확한 ‘서·논술형 평가’

교육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 반영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어떻게,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과정까지 평가할 수 있는 평가 방식으로 선택형이나 단답형 문항이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해 평가의 범위를 확장하여 사회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학습자의 능력을 잴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평가의 중요한 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


주체적 해석 역량 등 강화하는 서·논술형 평가

논술형 문항과 장단점 명확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 답안 작성이 자유로워 학습자의 주체적인 해석과 적용, 지식의 소통 능력까지 길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서·논술평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지식이나 이해 수준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데 서·논술형 문항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서·논술형 문항 활용의 취지에 적합하지 않다. 서술형 문항과 논술형 문항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더라도 그 특성에는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서술형과 논술형 문항의 차이가 여러 가지로 해석되거나 두 문항 유형별 특징의 구분이 모호해, 제작한 문항으로 학생들의 능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따라서 먼저 서·논술형 문항을 이용한 평가가 취지에 맞게 올바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두 유형의 분류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며 서·논술형 평가의 개념을 분명히 구분하고자 한다.


표1 은 박혜영 외(2019)의 연구에서 제시한 서술형과 논술형의 비교 내용이다.

표1 에 나타난 서·논술형 문항의 공통점을 보면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의 고차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어 두 문항 유형의 평가 범위를 구분 지을 필요는 없다.


서술형 문항은 평가자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게 개발해야 하는 문항으로, 학생이 작성하는 답안의 형태가 정해져 있어 제한적이고 구조화된 문항인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반면, 논술형 문항은 학생이 답안을 작성할 때, 제한이 없어 자유로운 형태로 기술이 가능하여 서술형 문항에 비해 비구조화된 문항인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고등학교의 수업과 서·논술형 평가

교육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


서·논술형 평가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현장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서·논술형 평가의 내실화 방안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교육과정 및 수업과 평가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박혜영 외, 2019)인데 현실적으로 현 입시 체제에서는 이것이 어려워 교수·학습 활동이 교육 개혁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방향과 다르게 흘러간다. 현장의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교사들이 대학입시 등과 같은 ‘고부담 시험(high stakes test)’을 외면할 수 없기에 대학입시를 위해 선택형 위주의 수능문제풀이 중심의 수업이 내신등급 산출을 위한 총괄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교사의 학생평가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McMillan, J. H. (2015)은 학생평가에 대해 교사가 의사결정을 할 때, 교사 자신의 신념과 가치뿐 아니라 외적 요인 역시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림1 의 10년차 물리 교사의 수업과 평가에 대한 의사결정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교사의 신념과 가치가 외적 요인과 대립이 될 때 교사는 큰 갈등을 느끼며 외적 요인으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배제한 채 의사결정을 하기 쉽다. 고등학교에서 교사 개인의 노력으로 수업과 연계된 서·논술형 평가의 실천을 하더라도 어려운 점과 고민의 지점은 있다. 첫 번째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수업과 평가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업 평가를 설계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림 2는 서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하면서 겪은 한 물리 교사의 일화이다. 일화의 교사는 당시 논의식 수업을 서술형 평가로 이어지도록 수업과 평가를 설계하였다. 평가와 관련된 수업은 개념 학습 수업, 실험 수업, 논의 수업 이렇게 3시간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논의 활동을 유도하며 열심히 논의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며 교사는 내심 뿌듯해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논의 과정에 대한 평가없이 논의를 통한 답이 과학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채점한 교사에게 수업과 평가가 연계되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서·논술형 평가는 고차원적 사고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같은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강의식 수업만으로 서·논술형 평가를 학생들에게 치르게 할 수 없다. 논의식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서술형 답안만을 채점하는 평가보다는 학습 과정까지도 평가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교사는 학생이 논의 과정에서 학습 및 평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성취 수준을 명확히 하고 이에 근거한 피드백을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상태를 파악해 평가에서의 결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서·논술형 평가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논술형 평가가 정기고사와 수행평가에 모두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기고사에서의 실천은 쉽지 않다. 그 이유로 채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채점 기준 작성이 어렵다는 점이 주로 나오는 현장의 의견이다.


고등학교 정기고사의 답안 채점은 시험 후, 1~2일 안에 마무리해 성적 처리계에 제출해야 한다. 한 명의 교사 가 여러 학급에 들어가는 과목인 경우 서·논술형 채점을 고사일정에 맞추어 제출하기가 어렵다. 이는 학생평가의 실용도와 효율성 측면과 연관이 있다 McMillian(2015)은 실용성과 효율성을 질 높은 학생평가를 위해 고려해야할 점으로 들며 “해당 평가를 통해서 얻은 정보가, 이를 위해 사용된 자원이나 시간과 비교해볼 때 충분한 가치가 있는가?”에 질문을 교사 스스로가 해야 함을 제안하였다. 실용성과 효율성과 관련된 요소에는 1) 평가 방법에 대한 교사의 친숙성, 2) 소요 시간, 3) 시행의 복잡성, 4) 채점의 용이성, 5) 해석의 용이성이 있다. 서·논술형 평가 시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물으면 현장 교사들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들며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과정 중심 평가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수업과 연계된 평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는 학생 평가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알아본 사례들이다. 에서 각 수업-평가 내용에 대한 수업 시간, 한 학기 성적 반영 비율을 제시하였다. 사례 1, 2, 3으로 갈수록 수업 시간에 대한 평가 반영 비율이 증가함을 보이고 있다. 사례 3에서는 탐구 기반의 아이디어 제안하기의 학습 과정에 대한 평가로 수행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환류하여 지필평가를 치르게 했다. 즉, 수행평가 결과가 지필평가를 치르는데 도움이 되도록 과정 중심 평가를 하여 수업 시간에 대한 한 학기 성적 반영 비율을 높였다.


주체적인 표현할 수 있는 수업 경험

교사의 전문성·자신감에서 태어나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좋은 수업만으로, 좋은 서·논술형 평가문항만으로 수업과 연계된 서·논술형 평가를 실천했다고 할 수 없다. 정교하고 구체적인 수업-평가 설계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며 이는 많은 경험과 긴 시간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또한, 현장에서 서·논술형 실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서·논술형 평가라 하더라도 교실 상황과 외적 요인에 의해 교사가 실시한 학생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교사의 예상과 다를 수 있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서·논술형 평가의 실천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힘들다. 고등학교의 수업에서 우리 학생들이 많은 양의 지식과 수능 문제 유형을 익히는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수업-평가를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을 교사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최현숙 교사는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적용을 위해 서울교육청 학생평가 지원단과 교육부 및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중앙지원단 및 전문 트레이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4년부터 재직 중인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는 2010년부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서·논술형 평가를 실천하고 있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학생 평가에 열의있는 동료교사의 따뜻한 공감과 위로 덕분에 힘을 얻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서·논술형 평가 실천을 이어나가려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