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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성장을 위한, 학습과정으로서의 '평가'로 다가가기

학생에게 유익한 학습 위한 가장 확실한 조력자…

교사의 촘촘한 설계와 전문성 필요

2022 개정교육과정 적용이 시작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 평가’와 연계하여 주목받는 화두는 ‘서·논술형 평가’이다. ‘서·논술형 평가’의 확대는 ‘수행 평가 내실화’와 더불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 평가 설계와 운영의 방향과 원칙으로 제시되어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역량 함양을 중심에 두고 있다. 교과 교육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과 간 연계와 통합,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에 대한 성찰 강화에 중점을 두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탐구하며 학생 역량 한층 더 성장시키는 ‘고차사고능력’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역량 함양과 서·논술형 평가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이 둘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는 것이 ‘고차사고능력’이다. ‘고차사고능력’은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메타 인지 등을 의미하며, 이는 개념 이해, 정당화, 적용, 분석, 비교, 원리와 규칙 사용하기, 추론, 평가, 창의력 등의 인지 기술과도 연관된다. 이러한 고차사고능력을 학습 과정을 통해 배운 학습자가 이를 삶에 적용(전이)하여 유능하게 활동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성장시킴으로써 학습자는 역량을 함양하게 되는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이렇게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가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역량이 성장하도록 하는 학습을 ‘깊이 있는 학습’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서·논술형 평가는 앞서 제시한 ‘고차사고능력’을 학습하고 사용하여 표현함을 확인하기에 매우 적합한 평가 도구이다. 서·논술형 평가 문항은 학습자가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거나 주어진 자료를 요약하거나, 풀이과정을 나열하거나,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 제시한 자료를 평가 및 해석하거나, 근거를 들어 주장하거나, 타당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의 문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 문항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자연스레 ‘고차사고능력’을 사용한다. 따라서 ‘서·논술형 평가’의 적용은 삶과 연계한 깊이 있는 학습으로 학습자인 학생의 역량을 성장시키는 ‘고차사고능력’의 습득 및 적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고차사고능력 사용하는 ‘서·논술형 평가’

과학교육에 연결하다 그렇다면 과학 교육에서는 ‘서·논술형 평가’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과학 교육에서는 ‘서·논술형 평가’와 연결을 위해 ‘탐구 질문’을 매개(媒介)하여 활용할 수 있다. ‘탐구 질문’을 통해 학습자는 학습 및 탐구 활동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학습에 참여를 활성화 할 수 있다. 이 때 교사는 학습자가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과 평가를 설계, 운영하여야 한다.

수업과 더불어 ‘문제 해결 및 사고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통해 학습의 결과만이 아니라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학습 과정을 확인하여 학습자의 성공적인 학습과 사고 능력 함양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탐구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탐구과정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여 설명하는 과정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적용할 수 있다. 나아가 탐구 결과를 삶과 연계하여 설명, 적용하는 문항으로 ‘서·논술형 평가’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를 과학 수업에 적용해 보면 과 같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열과 우리 생활’ 단원으로 교수·학습과 평가를 설계해 보았다(2015 개정 교육과정 ‘온도와 열’과 관련된 단원임). 과 같은 평가 과제(서·논술형 평가)를 수행하기 전, 학습자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식·이해 요소와 과정·기능 요소 등의 탐구 기능을 단원의 각 차시에서 학습하여야 한다(이러한 단계를 서울시교육청 ‘생각을 키우는 교실’에서는 ‘단계형 학습(단계형 문항)’으로 설계하고 있다).

교사는, 각 차시에서 학습자가 물체에서의 온도 변화와 열의 이동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며 탐구 과정을 배우고, 실험 과정을 경험하도록 교수·학습을 설계한다. 그리고, 학습자가 수업 활동 중에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등 고차사고능력을 사용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더불어, 실험을 통해 도출된 결론과 관련된 과학적 지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 과정에서 교사는, 학습자의 성취기준의 학습요소(≒평가 요소)에 대한 이해 및 탐구 기능, 고차사고능력 등을 확인, 평가(과정중심 평가)한다. 학습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습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가 최종 ‘수행 과제’를 하기 위한 지식·이해 요소와 과정·기능 요소를 충실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학습자는 차시 학습을 통해 익힌 과학적 지식, 탐구 기능 및 고차사고능력을 적용하여 최종 수행 과제인 ‘거실 매트 상품 제안서’를 작성한다. ‘거실 매트 상품 제안서’를 작성하는 서·논술형 평가를 수행하며, 학습자는 자신이 선택한 열의 이동과 관련한 소재들을 배열, 배치하여 열의 이동을 실험한다.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해석한 내용에 기반하여 자신의 거실 매트를 제안하는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이 단원 최종 ‘수행 과제’이자, 평가(서·논술형 평가)인 것이다.

학습자는 ‘거실 매트 상품 제안서’(서·논술형 평가 문항)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수행한 실험의 결과를 분석하여 해석하고, 자신이 설계한 ‘거실 매트’에 대한 평가 및 적용까지 수행하며 여러 ‘고차사고능력’을 종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만의 ’거실 매트‘를 창의적으로 설계하며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하고, 문제 해결력까지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서·논술형 평가를 위한 루브릭은, 학생의 성취 수준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으로 하여금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학습한 내용 요소와 기능 요소 중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강점을 상승시킬 수 있도록 학생을 구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후 과학 학습 과정에서 보다 충실하고 적절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학습하여 숙지된 내용이 교과 간 연계 학습 및 깊이 있는 학습으로 확장, 적용될 때, 학교에서의 배움에 대한 효용성을 상승시키고 궁극적으로 학생의 역량을 성장시킬 것이다. 더불어 학생은 루브릭을 통해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성찰할 수 있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된 루브릭은, 학생이 학습에서의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 방법이나 학습 습관에서 어떤 부분이 자신의 학습을 상승시키고, 어떤 방법과 습관은 자신의 학습에 방해가 되는지 확인하여 무엇를 강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제거하거나 보충해야 할지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학습 경험은, 학생이 스스로의 학습에 대해 평가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게 한다. 종합해 볼 때 서·논술형 평가는 평가 문항을 해결하는 과정뿐 아니라 결과에 대한 평가(assessment) 과정 모두 학생에게는 ‘학습의 과정’이 된다. 즉 학생에게는, ‘평가’ 역시, 학습을 위해 수용해야 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사의 교육적 의도 아래 촘촘하게 설계한 교수·학습 및 평가(서·논술형 평가)가 적용되었을 때, 학습자는 학교에서 배운 과학 학습 내용의 유용성을 인식할 수 있고, 과학 창의성 등의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치·태도 요소까지도 학습할 수 있으며, 학습 과정에 대한 자기 성찰을 통해 학습과 성장에 대한 주도성을 갖게 해 준다. 이러한 학습 전반은 학생의 역량으로 축적될 것이다.

교사의 전문성 기반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학생의 역량

학생의 역량은 한번의 수업과 평가로 성장하지 않는다. 교사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교실 안의 학습자에게 최적의 교수·학습과 평가로 정교하게 설계하여 적용하였을 때, 이러한 학습 경험이 누적될 때, 비로소 학생의 역량이 성장하는 것이다. 교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이, 삶과 연계되고 깊이 있게 학습되어진다면 우리 학생들은 이를 ‘유용한 배움’으로 인식할 것이다. 유용한 배움은, 우리 학생들의 변혁적 역량을 성장시키고, 수많은 변인으로 가득한 변화무쌍한 미래 사회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학생에게 가장 유용한 배움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확실한 조력자는, 교실에 계신 선생님들이심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도 학교 현장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의 내실있는 교육과 역량 성장을 위해 매진하고 계신 우리 선생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보내며 글을 마친다.

강원정 교사는 2018년부터 학생의 성장을 위한 현장에서의 학생 평가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과정중심 평가 및 수행평가 내실화, 서·논술형 평가 등 학생의 성장을 위한 평가 적용을 위해 교육부 및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중앙지원단 및 전문 트레이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2 개정교육과정 평가 기준 연구(교육부 및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평가 방안 연구(서울시교육청) 등에 연구진으로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