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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 지능형 과학실 활용 교육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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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구로 소통하는 특별한 과학 수업


융합적 교육 활동 가능한

미래지향적 학습공간


2022 개정 교육과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디지털 인재 양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교과로서 정보 수업 강화뿐 아니라 학생 맞춤형 교육, 교실 수업 개선 등 방향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에서 디지털 활용은 일상화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과학실은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0년부터 미래형 과학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능형 과학실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능형 과학실은 빅데이터 기반의 탐구 활동과 인공지능, IoT 등을 활용해 융합적 교육 활동이 가능한 미래지향적 학습 공간으로, 지능정보사회에 필요한 과학 소양 및 탐구역량 함양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해야 하고 항상 미래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변화,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등은 미래 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이러한 미래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이 마련되었다. 새로운 과학과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시민으로 ‘과학적 소양을 갖추고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사람’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과학 교과의 경우 지능형 과학실을 활용하여 지능정보기술,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과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탐구 실험·실습 중심의 수업을 제시하고 있다. 지능형 과학실이란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등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과학 탐구·실험 활동 및 융합적 교육 활동이 가능한 온·오프라인의 과학실을 말한다. 학생들이 실험을 직접 수행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이다.


교육부는 디지털 소양을 강조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는 2024년까지 모든 학교에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능형 과학실 구축이 토의·토론, 프로젝트 수업, 협력 학습, 탐구 활동 등 교과 특성에 따른 다양한 학생 주도형 수업 활성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지능형 과학실 구축을 완료한 서울면동초등학교의 과학 수업 사례를 통해 지능형 과학 수업의 모습을 미리 들여다본다.


서울면동초등학교 2층 공간 전체를 과학 존으로


서울면동초등학교는 1979년에 개교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학교로, 1천여 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00여 명의 교직원이 함께 생활하는 대규모 학교다. 또한 동부교육지원청과 협력하여 영재 교육과정 및 메이커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학교로,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모델이 될 과학실험실이 필요해짐에 따라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했다. 서울면동초등학교 한미라 교장은 “우리 학교가 일단 학생 수가 많은 데다, 동부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과학 활동도 진행되다 보니 과학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 당시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교가 빈 상황이어서 학교 공간 구축 사업에 집중했다.”며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하면서 기존 교과실도 리모델링을 진행해 노후 공간을 산뜻하고 개성 있게 꾸며 학생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재밌고 즐거운 과학 체험과 탐구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서울면동초등학교는 2020년부터 3년간 기존 교과실과 교실이 있던 2층 공간 전체를 창의융합과학실과 동부과학교육센터, 동부메이커스페이스, AI교실로 구축하고, 실과실을 리모델링해 코딩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2개의 컴퓨터실까지 한 공간에 배치해 과학교육 활동을 위한 지능형 과학실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천장형 전기 설비, 노트북, 태블릿PC, 실험용 센서(마이크로비트 세트) 등을 1인 1기구 수준으로 갖추고, 메이커교육과 인공지능교육이 가능한 각종 공구, 재료, 코딩 교구 등을 구비했다. 1층에는 디지털 미디어실을 구축해 교내 방송 제작은 물론, 학급 단위로 발표 수업을 진행하거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성준 교사 지능형 과학교육 수업 진행


서울면동초등학교에서 5학년 과학 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이성준 교사는 디지털 탐구 도구를 활용해서 지능형 과학교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5학년 1학기 ‘온도와 열’이라는 단원에서 마이크로비트(교육용 센서)를 활용해 온도를 측정하고, 측정된 데이터는 온라인 플랫폼(지능형 과학실 ON)에 자동으로 수집된다. 학생들은 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비트 코딩을 통해 온도에 따라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 표현 온도계,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는 선풍기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 가장 큰 목적은 우선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저부터 재밌고 즐거운 수업을 하고 싶었고, 또 학생들에게 디지털 탐구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관련 이론과 내용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디지털 도구가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인공지능의 필수 기초 역량인 컴퓨팅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능형 과학 수업을 하고서 가장 큰 변화로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좋아하게 됐다는 점이다. 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과학실에서 일상생활에 관련된 과학 개념에 대해 아이들끼리 팀을 이뤄 조사하고 토의하며, 제작물을 만들기 때문에 과학실에서 하는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이성준 교사는 교과 수업 이외에도 4학년과 5학년을 대상으로 AI자율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비트 센서를 이용한 수업뿐만 아니라 코딩교구인 럭스로보 모디를 활용한 코딩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학년별로 인공지능 관련 교과 수업이 8차시씩 진행되는데, 1학년은 블록을 움직여 코딩 개념을 이해하는 쪼물락 코딩블록 수업, 2학년은 태블릿 앱을 이용한 코딩 교육인 카미봇 파이 수업, 3학년은 코딩으로 로봇의 동작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핑퐁로봇 수업, 5~6학년은 AI 코딩 교구인 코드위즈를 활용한 수업을 구성해 운영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일수록 디지털 소양 교육이 더욱 중요


이성준 교사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실험기구를 조작하고 측정하며 결과를 얻는 기본적인 탐구 과정에 대한 우선순위를 어느 단원, 어느 차시에 어느 정도 비율로 투입할 것인지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초등학생의 발달 단계상 기초를 다지는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가 구상한 수업이 학생 발달 단계 및 교육과정 수준에 맞는지 고려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공교육 내에서 디지털 수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학습 환경 구축과 함께 잘 구성된 수업 계획, 학생 발달 과정에 알맞은 탐구 도구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수업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디지털 튜터’와 같은 학습 외적인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수업이다 보니 수업 전후 세팅하거나 정리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요.  또 교구 자체가 고장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부분까지 과학교사나 정보교사 혼자 담당한다면 수업 질이 떨어질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다행히 교육부에서 일정의 보조교사격인 ‘디지털 튜터’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제도가 잘 정착되어서 제도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여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학생들에게 따로 디지털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한국어를 듣고 말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지금 세대가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인공지능이나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정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빈부 격차보다 더 심각한 디지털 격차가 발생할 거에요. 그렇기에 최대한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또 올바르게 활용할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INI INTERVIEW 
 서울면동초등학교 한미라 교장선생님 

초등학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기본적인 교과 수업에 충실해야


서울면동초등학교는 주택가가 밀집한 곳에 위치해 학생 수가 많은 데 비해 과학 체험이나 미래 교육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즉 지역사회 내에서 최신 과학기술이나 첨단 기자재 등을 접할 수 있는 곳이 학교인 셈이다. 서울면동초등학교 한미라 교장이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과학적 체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술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지능정보사회에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이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이나 도구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4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소양’인 만큼 디지털화된 학습 환경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만 한미라 교장은 이런 환경적 구축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얼마나 잘 다루고 활용하냐를 넘어서서 자신의 관점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학습 환경은 무척 자극적이며 다양한 정보가 널려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를 그냥 받아들이고 수동적으로 되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정보 소비자가 아니라 비판적이고 적극적인 정보 창조자가 되기 위해선 정보를 기능적 측면의 디지털 리터러시 이외에도 평상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교과 수업에 충실하고, 교과 간의 융합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편향된 정보를 감별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강조되는 능력 중 하나가 ’질문하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