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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과학교육을 위한 실험실습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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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해결, 신나는 과학실험
학생들 현재의 삶과 연관 지어질 때 극대화


멘델, 호킹, 뉴튼, 아인슈타인 등 과학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들의 업적을 살펴보면 정해진 과정을 따랐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대신 개인적 경험에 바탕을 둔, 상상력에 의한 도약이 새로운 이론을 성립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학교의 실험실습 교육이 과학 학습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목적에 맞게 적절한 방법으로 제시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현재 삶과 연계된 방법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행복을 누리는 삶을 준비하기 위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 과학적 소양 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하며 감성과 인성, 지성의 균형적 발전을 촉진하는 과학교육이 필요함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위한 융합과학인재교육(STEAM)의 확산, 협력학습의 중요성 등이 강조되는 것이 요즘 과학교육의 분위기이다.


다양한 과학교육의 방법론이 등장하는 이 시점에, 과학교육의 기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미래 과학교육을 조망하면서 과학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험실습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 수업에 있어 실험실습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흥미를 유발하고 과학적 탐구력 및 소양을 길러주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실험 중심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 현장에 강조되어 왔다. 필자는 미래 과학교육을 위한 실험실습 방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논의해보고자 한다.


과학실험, 관찰이나 실험 통해 법칙을 찾아내는 과정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과학 연구는 문제를 발견하고 가설을 설정한 다음, 이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어떠한 선입관도 가지지 않고 오직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법칙이나 이론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관찰이나 분류, 측정과 같은 탐구 과정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인 SAPA(Science - A Process Approach)가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멘델, 호킹, 뉴튼, 아인슈타인 등 과학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들의 업적을 살펴보면 정해진 과정을 따랐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대신 개인적 경험에 바탕을 둔, 상상력에 의한 도약이 새로운 이론을 성립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 이론은 실험을 통해 논리적으로 추출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실험이 이론에 의해 유도되거나 제안된다고 봐야 한다. 즉, 과학 실험은 이론과 무관하게 수행되지 않으며 이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실험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관찰이나 추론, 예상은 이를 수행하는 사람이 속한 사회, 문화적인 배경의 영향을 받는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렌즈의 이용’ 단원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활동은 렌즈를 관찰하여 물체와 렌즈 사이의 거리에 따라 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내도록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한 뼘, 한 팔 거리를 제시하며 관찰 과정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 활동만으로는 학생이 렌즈의 상에 대한 규칙성을 찾기는 어렵고 단지 학습한 원리를 이 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는 없다. 즉, 활동을 하기 전 학생에게 무엇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지 안내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보아야 할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촛불이 탈 때 불꽃을 이루는 각 부분의 색깔과 특징, 화학 반응의 증거 등 어떤 활동은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아야 하는지, 관찰 방법에 대한 안내를 자세히 해 주어야 한다. 물론 학생들은 보라는 것만 보고 다른 것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폭넓은 관찰을 하기를 바란다면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하며 이때도 적절한 안내가 필요할 것이다. 철판의 여러 곳에 촛농을 떨어뜨리고 한쪽 끝 부분을 가열하면 촛농이 순차적으로 녹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에너지로서의 열이 전도되는 과정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충분한 토론과 의사소통, 그리고 상상력이 필요하다.


실험교육은 알려진 것을 실험 통해 학습하는 것



실험교육과 관련하여 우리가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학교에서는 새로운 발견을 위한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내용을 실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나의 실험에서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이론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자료를 정리하면서 어떤 것을 무시하여야 할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가 수행한 실험의 정확도에 대해서도 판단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 그림은 용수철에 매다는 클립의 수를 하나씩 증가시켰다가 5개씩 감소시키면서 용수철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그림을 보면 그래프가 직선을 이루지 않고 조금씩 들쭉날쭉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그래프를 해석할 때, 후크의 법칙이 틀렸다고 말할 용기는 없어도 클립의 무게가 일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자저울로 클립의 무게를 측정해 보면 1.70±0.00990g으로 매우 균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용수철의 길이를 측정할 때 자와 용수철 끝의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눈의 위치에 따라 눈금이 다르게 읽혔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실험교육은 세상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오직 학교에서만 사용하는 도구의 사용을 줄이고 학생들이 매일 사용하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속력을 측정할 때, 자와 초시계 또는 시간기록계만 사용하기 보다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동영상을 정지화면으로 분석하거나 운동 기록용 앱을 사용하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학습 활동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빛의 밝기를 측정하거나 소리의 진동수를 측정하는 앱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실험실습 교육이 과학 학습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목적에 맞게 적절한 방법으로 제시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현재 삶과 연계된 방법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글 | 전영석 교수(서울교육대학교)
전영석 교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거쳐 현재 서울교육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광남고, 영신고, 신림고, 한성과학고 등 서울시내 고등학교 물리교사로 근무한 바 있으며, 2007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하였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학 및 물리 교과서와 전자과학, 고급물리 등 전문교과 교과서를 개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