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선생님들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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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집필진 중 6명의 과학 선생님을 만나다
과학 선생님들이 전하는 생생한 감동 메시지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집필진을 만나기 위해 인터뷰 약속을 하고 6명의 과학 선생님을 서울 교대에서 직접 만나게 되었다. 늦은 시간까지도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선생님들의 열정과 열의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 했다.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라는 책은 정지수 선생님을 필두로 경력과 과목을 최대한 골고루 맞춰 다양한 관점과 경험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여 만들어진 책이라고 한다. 짧게는 5년 길게는 정년을 앞둔 10명의 선생님이 모였고 매번 달라지는 과학 교육과 노하우 그리고 예비 교사를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
김요섭, 정지수, 최현주, 전화영, 신다인, 노기종
처음부터 그냥
교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도전은 늘 두렵다.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 머릿속을 채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과학 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집필진들도 처음 교사의 길을 걷기 위한 도전이 시작되었을 때와 현재 교사 생활을 했을 때의 모습은 사실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솔직담백한 집필진들의 교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신다인 “저 때는 교사가 사실 인기 직종이었어요. 체육 다음으로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과학이었죠. 처음부터 과학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과연 교사가 내 적성에 맞을까?’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죠. 저는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호기심이 많고 도전정신이 투철한 성격이라 걱정을 많이 했었지만 실제로 과학 교사가 되고 보니 도전정신도 호기심도 필요했고 정말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김요섭 “저는 공대를 전공하고 다른 일을 했었어요. 일을 해도 보람을 느낄 수 없었던 순간 전문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교사라는 직업을 경험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 직업에 만족하며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정지수 “저 역시 원래 교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어요. 우연히 교생실습을 갔다가 생각보다 재미있고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진로를 바꿔 교사를 하게 되었죠.”
최현주 “저는 처음 하고 싶었던 일은 의사였어요. 누군가를 치료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누군가를 도와주는 직업이잖아요. 원래 과학 분야에서도 생명과학을 좋아해서 연구 쪽으로도 생각을 했었어요. 교사를 할 마음은 정말 없었지만 대학에서 교직 교과목을 이수하면서 교육에 관심이 생겨 과학 교사를 하게 되었어요.”
전화영 “저 역시 교사를 할 생각은 사실 없었어요. 제가 화학을 현재 가르치고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화학이 재미도 없고 화학자가 되고 싶지도 않았죠. 올해 37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재미있는 일이었고 지금은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노기종 “저에게 교사라는 직업은 사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길이었어요. 그 전에는 막연하게 과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때 과학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죠. 교사가 되었을 때 처음 느낌이 정말 생생한데 이 직업을 끝까지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불혹의 나이가 되었을 때 관리직으로 갈 것인가 교사로 계속 남을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저는 가르치는 보람으로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세상이 변하다보니 중간에 흔들리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 후회는 잠깐이었고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지내는 것만큼 행복한 것을 찾기가 어렵다고 느꼈죠.”
뭐든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다.. 완벽할 수도 없다. 그런데 하다 보면 쌓이고 나아진다. 멈춰있는 것보다는 행동으로 시작해보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 『나는과학 교사입니다』 집필진도 교사가 처음부터 꿈인 사람도 있었지만 원래 교사가 목표가 아닌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길을 걸어가는 것에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교사도 처음부터 교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미래의 예비 교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로서 큰 틀은 숙성된 교실 운영 노하우와 수업기술, 교사의 다양한 경험과 학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고스란히 담은 내용의 책입니다.”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집필 의뢰를 받은 정지수 선생님은 교사 모임에서 사무국장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선생님을 모집하고 집필하는데 자연스럽게 팀장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집필하던 때가 코로나 시기가 막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라 그때와 또 다른 수업 방식들이 생긴 부분도 있고 추가 하고 싶은 내용들도 있어 현재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지만 책속에 담긴 생생하고 다양한 경험담은 진로 및 진학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 그리고 예비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지수 선생님은 말했다.
과학 선생님이 생각하는 진짜 과학 교육이란?
현대사회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교육은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교육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의 적응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인 진짜 과학교육은 어떤 것일까?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집필진과 이야기 해보았다.
최현주 “저는 책에 ‘과학으로 보는 세상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라는 문구를 작성했어요.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가짜 뉴스를 구별하고 과학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눈을 키우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과학으로 진로를 찾아가는 친구도 있겠지만 저에게 수업을 받은 모든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과학교육이 바탕이 되어 기본적 소양을 쌓아 선택에 기로에 있을 때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전화영 “저는 37년 교사 경험에서 과학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실험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과학 과목의 실험도 중요하지만 가장 드라마틱하고 제일 호감을 끌기 좋은 분야가 바로 화학분야라고 생각이 되요. 학생들도 설문 조사를 해보면 가장 수업에서 기억이 남고 오래가는 수업을 실험이라고 말할 정도죠. 이처럼 진짜 과학 교육은 실험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고 시도해서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요섭 “요즘 OECD 학생 나침반이라고 해서 학생 주체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거든요. 적어도 저랑 수업을 한 학생들은 정말 과학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한 번은 프로젝트형식의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분은 왜 과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 하냐는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사실 제 수업을 듣고 과학자가 될 학생도 있겠지만 과학자의 길을 걷지 않을 학생들이 훨씬 더 많거든요. 하지만 과학은 기본적 소양으로 배워야 해요. 학생들이 제 수업을 통해서 사회에 나가 과학적 사고방식을 토대로 서로가 과학을 가르쳐줄 수 있는 공동주도성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노기종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교육이 필요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실험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을 하는데 화학이라는 과목이 그냥 과학이 아니고 삶 자체라는 것을 저 같은 경우에는 강조하고 있고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 사례로 모든 물질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나 메커니즘들이 우리 인간이 생활하면서 교류하고 느끼는 과정 속에서 똑같이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우리 삶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구현이 되고 어떤 가치를 보여주는지 수업을 통해서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도 연결되는 과학,
미래 교육의 방향은?
일상 속에서 달걀이 3분 20초 동안 삶아져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여기에도 과학은 있다. 이러한 결론 모두 실험에 의한 결과다. 이처럼 이미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과학이라는 과목은 왜 부담스럽게만 느껴질까?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 공학, 의학 등 과학 분야의 직업도 이미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현재의 교육에서 앞으로의 미래과학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더 좋은 교육으로 연결이 될 수 있을지 집필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전화영 “저 같은 경우에는 문예체가 중요하다고 강조를 해요.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문예체이기 때문이죠. 이과에 진학해도 신방과에 갈 수 있고 SF 소설을 쓰는 등 과학적 소양을 전 국민이 갖춰서 새로운 문화 토양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능, 입시, 진도에 휘둘리는 교육이 아니라 누구나 다 할 수 있도록 경험을 계속 쌓으면 좋은 교육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은 수능, 입시, 진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말 안타깝죠. 사실 과학을 잘 안다고 해서 풀 수 없는 문제들도 상당히 많고 그런 문제들을 아이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고 있을 때는 교사로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김요섭 “킬러문항을 찾아 가르치고 입시에 필요한 어려운 문제들을 푸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사실상 좋은 교육방향은 아니라고 봅니다. 학생이든 학부모든 모든 사람들이 보아도 만족하고 잘 된 수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지수 “지속적으로 바뀌는 입시나 수능 문제의 변화에 맞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내가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들은 또 학원을 가서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오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결국 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죠. 사실 시험을 잘 보는 아이가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는 아니거든요. 과학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교과목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발전된 교육을 할 수 있음에도 그 틀 안에서 교사들이 위축되고 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죠.”
신다인 “과학 교사들이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과 입시는 서로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생활기록부에 작성을 하지 않다보니 다양한 과학 활동이나 대회, 행사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억지로 하는 경우도 있고 취지는 다양한 활동을 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입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죠.”
과학 교사들이 추구하는 교육방향은 기초 과학을 탄탄하게 만들어 응용하고 탐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을 통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수능, 입시, 진도에 휘둘리는 현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이러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과학 선생님을 진로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김요섭 “저는 과학교육의 본질을 잃지 않고 수업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보고 싶어요. 과학 선생님으로서 다른 선생님들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조언을 해준다면 ‘교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칫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오면 보람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꼭 과학 교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고 들어왔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전화영 “저는 곧 퇴직을 앞두고 있어요. 퇴직을 하고 나면 입시와 진도랑 상관없이 수업을 한 번 진행해보고 싶어요. 진짜 재미있는 실험도 하고 즐길 수 있는 과학을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죠. 지금도 아이들이 진짜 인생에서 도움이 될 만한 수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만큼 뿌듯하고 보람찬 직업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노기종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밑바탕이 되어야만 교사로서의 길을 단단히 걸을 수 있다고 전 생각해요. 아이들이 예쁘지 않다면 교사로서의 길을 가는 것이 많이 힘들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앞으로 교사 생활이 4년 반쯤 남은 것 같은데 교사로서 살아보니 어느 날 수업을 하고 교실 문을 나설 때 아이들과 소통이 잘 되고 수업도 구상이 잘 맞아서 깔끔하게 끝나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하거든요. 그런 행복의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더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신다인 “뭐든지 한 번은 해보고 결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봉급을 생각하면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것을 이길 만큼 보람 있고 재미있는 직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일단 뭐든지 경험하고 도전해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해요.”
최현주 “저는 아직 남은 교직 생활을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학원에서 얻기 어려운 부분들을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요즘은 AI융합교육이나 기본 과학 수업도 바뀌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실 초임 교사 분들 중에서도 의학계열로 다시 진로를 바꿔 이직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어요.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어떤 직업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어 교직의 안정적인 면만 본다면 사실 어려울 수도 있는 직업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스스로 장점과 단점을 검증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정지수 “저는 선생님이 되기까지 고생을 많이 한 케이스라 다른 선생님들과 같은 마음도 있지만 과학 교사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학생들을 정말 좋아하고 활동을 좋아하면 재미있게 지낼 수 있고 매우 만족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매스컴에 나오는 일들도 종종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사실 더 많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과학 교사들로 이뤄진 『나는 과학 교사입니다.』 집필진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들어 볼 수 있었다. 교사의 노력으로 과학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유사과학을 가려내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지닌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