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서울 강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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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실험하도록 기다려주기, 긍정적인 피드백 주기
과학의 즐거움과 필요성을 알아가는 순간들
“‘과학’은 다른 교과와 비교하여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실험이요!”,“ 자연을가르쳐주는 교과입니다.”,“ 탐구요!”,“ 새로운것을알려 줘서 재미있어요.”매 해 첫 과학시간에 오고 가는 질문들은 이성희 교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의 지표가 되어준다. 과학 교과를 어떻게 가 르칠 것인지, 무엇을 중심에 놓고 가르칠 것인 지, 교사로서 부족한 점은 없는지, 그리고 학생 들이 과학의 고유성에 한 발 더 접근하고 발전 할 수 있을지. 이성희 교사의 꾸준한 고민과 그에 그치지 않는 연구는 2019년 올해의과학 교사상 수상으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무관심에서 미래의 과학자로 거듭나는 순간들
“과학 지식은 절대적이거나 확실한 것이 아니라 잠정적이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본성에 매료되어 과학에 흥미가 있어, 초등 학교 교사지만 교과 전문성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자연스레 과학에 대해 더 깊이 공부 하게 되었고 노력하는 만큼 전문성과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과학을 사랑하는 교사와 그로 인해 자연스레 과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생겨나면서 긍정적인시너지효과가발생했다.“ 지속가능한사회를 위해서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환경 문제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력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수년 간 환경과학 동아리 활동을 지도해 왔다. 환경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과학소양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했다. 과학 중에서도 특히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학생들과 함께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미션을 찾아보고 고민하는 일이 즐거웠다. “꼭 해야 해요?” 관심 없던 학생들이 하나 둘 흥미를 갖고 주변의 환경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지게 되는 모습은 언제나 이성희 교사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환경과학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 프로젝트 활동을 함께하고 발표대회에서 수상했던 경험, 과학탐구토론대회에 참여해 수상했던 경험, 에너지 동아리의 교내 에너지 절약 홍보 활동인 ‘에너지UCC 대회’에 참가하여 수상했던 경험 등을 통해 학생들이 수상의 기쁨을 맛보 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대회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동아리 활동 이후에도 자원 재활용 문제,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학교 수업에서도 기후변화, 미세먼지, 신재생에너지, 생물다양성, 비점오염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소재로 문제를 찾고 과학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보다 원활하게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은 “꼭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람”으로 다가온다.
과학 긍정경험 연구로 올해의과학교사상 수상
어느새 교직생활 20여 년. 이성희 교사는 과학교육과 관련된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생태소양> 등의 번역서 출간이나 <교육과 지속가능발전과의 만남>, <환경교육교 수학습론> 등 전공서적을 집필하기도 했으며 안전과 관련된 과학 실험 강의와 STEAM 관련 강의는 원격으로 교사들에게 전해졌으며, 과학교과 평가 및 2015개정교육과정의 현장안착을 위한 강의, 환경교육 관련 강의 등을 꾸준히 해오면서 교사들에게 교육적 나눔을 실행하였고 교육부장관상, 미래과학기술부장관상, 환경부 장관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9년 까지 4년 간 진행해온 ‘과학긍정경험 연구’는 이성희 교사에게 과학수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학생들이 과학수업시간에 긍정경험을 갖게 하기 위해서 어떠한 요인들이 있고 어떠한 지원 들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그 연구를 통해서 저는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 도록 ‘기다려주기’를 합니다. 교사들이 너무 많은 것을 해주다보면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변하 게 되거나 도전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 지 않고 학생들이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립니다. 과학시간에는 최대한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그렇게 했을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과학수업을 즐기고 또 우리 주변의 자연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는 변화를 가져오게 되더라고요.”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통해 과학적 진로 포부 를 갖게 되는지 혹은 과학적 흥미나 몰입을 갖는지, 과학적 정서가 생기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첫 해에는 지표를 만들면 서 학생들의 과학긍정경험의 양적 수준을 파악 했고, 두번째 해부터는 교사가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피드백을 주었을때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전국 초· 중·고 학생 혹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연구초 “과학 시간의 체험이나 실험을 가장 좋아할 것”이라는 막연했던 생각은 곧 바뀌었다. 교사의 다양하고 긍정적인 피드백, 교사의 과학 전문성, 허용적인 과학수업 분위기 등이 과학에 대한 좋은 느낌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재미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기 에“재미있는 과학 수업을 위한 방법적 연구도 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고 이성희 교사는 말한다.
체험과 실험은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매개체이기에 융합과 학(STEAM) 수업시간을 활용하여 자가발전으로 솜사탕 만들기, VR 체험, 태양광자 동차 경주 등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끔 탐구활동을 주도해왔다. 특히 학 생들의 다양한 외부 체험이 과학 진로 포부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학교 내의 실험 교구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공모 및 지원사업 신청 등을 통해 더 넓은 영역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천문관측 프로그램인 ‘강서초 별빛 축제’는지난 몇년간 학생들에게 하늘을 보면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학생들을 꿈꾸게 하는 과학교사로 남고 싶다
올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된 온라인 수업은 초등학교의 경우 모든 교과에서 대 면보다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특 히 과학의 경우 직접 실험하고 탐구하는 활 동이 주를 이루는 과목이기 때문에 아쉬운 면이 더욱 많았다. 등교를 해도 실험기구를 함께 사용하는 등의 모둠 활동도 어려웠기 때문에 대표 실험을 하거나 영상으로 대체 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동 료 교사들과 과학수업에 대한 토의와 토론 을 하면서 가장 최선의 길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실시간 쌍방향 수업도 최대한 활용 하고 기존에 환경보전협회 등의 단체와 협업해서 찍었던 과학실험 영상도 도움이 되었지요.”
학교에서 하던 많은 활동들이 가정으로 대체되었다. 다양한 실험 키트를 경험하게 하고 싶어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e-학습터 에서 먼저 숙지한 후 등교일에 빠르게 만든 적도 있다. 학생들과 함께 실험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들은 더없이 소중하다. 어쩌면 평범하게 지나갈 수 있었던 실험조차도 학생들은 즐겁고 신나게 반응하곤 하였다. “용수철에 추를 걸면 늘어지는 당연한 실험에도 그렇게 즐거운 호응은 처음 봤어요. ”웃기면서도 서글픈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조금 더 다양한 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던건 그나마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장점을 꼽으며 2021년에는 “학생들이 실제 실험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더욱 알찬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열의를 불태운다.
학생들에게 이성희 교사가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바로 국정 과학교과서를 집필 했다는것.“ 우리선생님이쓴교과서”라는 자부심으로 학생들은 으쓱하다. 2015 과학 교과서 개정에 참여한 일은 이성희 교사에게도 20여 년 교직생활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기억에 남는 일이다. <과학>과 <실험관찰> 교과서는 수십 번의 현장 적용 검토, 심의 등을 거쳐 3년의 시간 끝에 발행되었다. “우리 선생님이 쓴 과학교과서”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성희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남다르다. “잘 알 거라고 생각해서 질문도 많이하고 질문에 대한 대답도 다양하게 해 주는 편이라 더욱 재미있어 해요.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임하니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요.”
이성희 교사의 꿈은 ‘좋은 교사’로서 ‘좋은수업’을 하는 교사로 남는것이다.“ 좋은 교사, 좋은 수업은 다양한 요건들이 필요합니다. 교사연수도 꾸준히 받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업데이트 되도록 늘 공부하고 연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가 계속되려면 학생들과의 상호작용도 빼놓을 수 없어요. 연구와 학술대회 등을 통해 배움을 나누고 사례를 나누는것은 물론 연구성과에 대한 발표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어림잡아도 40여 편의 논문을 썼다“며 언제나 자기연찬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성희 교사의 눈빛에 반짝이는 열정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