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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혜화여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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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에 앉아서 하는 수업보다 경험하는 수업중시 


참신하고 색다른 수업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 모으다


과학을 가르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도, 교육 환경에 따라 과학 수업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까지 한국의 정서상 고등학교에서는 입시 위주 공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지식을 암기하는 공부보다 체험하는 공부가 학업에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박지선 교사는 고등학교에서도 활동 위주의 과학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직접 실천해 증명해냈다.


진정한 과학 교육의 의미를 생각하며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후, 지인들로 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는 박지선 교사. 그녀가 재직하는 혜화여고에서는 학교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를 띄워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반응은 집에서 나왔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그녀의 수상 소식을 듣고 “엄마가?”하고 되묻더라는 것. 그래서 박지선 교사는 “스스로 느끼기에도 과분한 상을 받았다”는 소감이 합당하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한다. 올해의 과학 교사상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쏟아온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박지선 교사. 칭찬을 받았으니 그만큼 학교 현장에 더욱 보탬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넘치는 칭찬을 받고 나니 제가 속한 조직에 더욱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교무 부장을 맡았어요. 덕분에 할 일은 많아졌지만, 제가 받은 격려를 학교 현장에 되돌려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박지선 교사의 수업 풍경은 여전히 열정적으로 흘러가지만, 사 실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사실 박지선 교사는 1996년 교사 임용 이후 2015년까지 20년간 중학교에서 근무했다. 종암여중, 월계중, 상계중을 거쳐 2016년부터 이곳 혜화여고에 자리를 잡고 교사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수업은 중학교와 달리 입시 위주 문제풀이가 중요했다. 하지만 과학의 의미와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푸는 문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 까? 과학 교사 생활 20년 만에 찾아온 현실의 괴리 속에서 박지선 교사는 해답을 찾아야했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수업보다 경험하는 수업을


“3년 전 고등학교로 옮기면서 수업 관련한 고민이 컸습니다. 부임 첫 해에는 입시 문제를 많이 푸는 방식의 수업을 주로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천문 분야 수업을 하면서 활동 프로그램을 접목했습니다. 지구과학실 천장에 천체 모형을 달아 천구를 표현하고 별의 위치를 적경과 적위를 찾는 연습을 하게 했죠. 그리고 모형 별과 행성의 적경과 적위를 직접 찾아 표현할 수 있도록 했고요. 자리에 앉아서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 움직이고 몸을 돌려 방향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참여형 수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해가 바뀔 때마다 학생들의 반응은 미묘하게 달랐다. 중학교에서는 호응이 크던 수업 방식이 고등학교에서는 다른 분위기로 다가오자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럴 때일수록 학생들의 반응을 더욱 긴밀하게 점검하며 수업을 바꾸어갔다. 이제는 활동형과 참여형 수업을 반기는 학생이 많아졌다. 관련 영상을 먼저 올리고 참여형 수업을 한 후 문제풀이를 하는 방식은 과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보탬이 되었다. 박지선 교사는 예전부터 더 나은 과학 교육을 위해 수업의 질과 교사의 자질을 향상 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았다. 이를 위해 1997년에 등록한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과학교사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여러 과학교사들과 교류했다.


방학을 제외하고 매주 화요일 6시 40분부터 9시까지 모여 과학 실험을 하고 수업 방법을 공유했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서 학생들의 반응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었고, 자신의 가르침보다 학생들의 배움에 더욱 집중하는 교사로 성장했다. “저는 과학고등학교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 과학교사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 들은 이 사회에서 일반 시민으로 자라날 사람들이에요. 저는 이 친구들이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합니다. 과학은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과학적인 개념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과학 관련 진로를 가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판단과 사고를 하는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게 돕는 데 과학 교육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과학교육을 하면서 계속해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열정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