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잔해물 능동제어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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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우주 떠도는 잔해물, 어떻게 해야할까?
우주산업창출, 미래안보 확립 위한 움직임 시급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는 1957년 10월 4일에 발사되었으며 이후 전세계가 쏘아올린 우주물체는 미국의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기관(CSpOC)의 우주물체 분석에 의하면 2024년 4월기준 59,400여개가 넘고 있다. 이 수치는 인공위성과 더불어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로켓 상단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 30,700여개 이상의 우주물체는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소멸되거나 지구로 떨어져 사라졌지만, 아직 28,700개가 넘는 우주물체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11일 최초의 국적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우주로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44개의 인공위성이 발사 운용되었으며 발사체 상단 그리고 질량모사 위성 등을 포함한 우주물체의 수는 모두 55개에 달한다. 이중에 수명이 다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을 포함하여 아직 우주 공간에 남아있는 물체의 수는 47개로 분류되고 있다.
지구 주위를 돌고있는 우주물체에는 인공위성과 발사체 상단뿐만 아니라 위성과의 충돌로인해 발생한 우주 파편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요격해 발생한 우주 파편들까지 다양한 우주 잔해물들이 있다. 이러한 우주잔해물의 수는 500,000개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1mm 이하의 작은 파편들까지 포함하게 되면 그 수는 1억 개가 넘는 것으로 미국 NASA의 우주잔해물 기관은 예측한다.
우주 잔해물(쓰레기) 제거
반드시 필요할까?
위성통신, 지구관측 등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산업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공위성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어서 몇십만 개의 우주물체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 없어 보이는데 우주잔해물이 위성 서비스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공위성의 궤도 특성으로 인한 요인도 있다. 특히 기상위성이나, 통신위성 등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지궤도는 지구 적도 상공의 36,000km에 단 하나의 궤도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은 우주 공간이지만, 기상관측 등 특정 서비스를 위한 정지궤도상의 자리다툼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어 왔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정지궤도위성의 경우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이 나게 되면 위성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위성이 대체할 수 있도록 연료가 소진되기 전에 수명이 다한 위성을 궤도에서 이탈시켜 후속 위성이 그 자리에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강제로 위성을 궤도면에서 이탈시켜 후속 위성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고장난 위성을 제거할 필요도 있다.
최근에는 정지궤도뿐만 아니라, 저궤도 관측 서비스와 위성통신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고도 300km~500km의 저궤도에도 임무가 다한 위성을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제거하도록 하는 국제적인 협의도 진행 중이다. 스타링크로 불리는 저궤도 통신위성의 경우 2027년까지 12,000기를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저궤도 통신위성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수명이 다한 위성을 적절히 제거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위성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또한 우주여행이라는 유인 탐사 시장도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시범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인 프로그램의 경우,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관련된 뉴스를 통해서도 알수 있듯이 아주 작은 우주물체와 부딪히게 될 경우에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주잔해물을 제거하는 서비스는 단순한 기술 과시의 수준을 넘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서비스 시장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산업창출, 안보 확립 위한 ‘4차 우주개발기본계획’ 가동
우리나라는 4차 우주개발기본계획을 통해 우주산업창출, 우주안보 확립을 위해 우주 궤도상 서비스 등 새로운 우주 산업 확장과 우주 쓰레기 및 우주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물체 능동제어 선행기술 개발사업’을 착수했다. 우주물체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능동제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인공위성 등 우주로 발사된 많은 우주물체는 우주의 비밀을 풀어낸 영광의 주역이었지만, 임무를 완수한 이후에는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가 되어 다른 위성을 위협하는 물체로 전락되어 제거의 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손보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우주물체도 매우 많다. 인공위성은 우주환경에 견디도록 설계된 고 신뢰성을 가진 물체로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은 성능이 입증된 유용한 자산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우주잔해물은 궤도유지를 위한 연료를 보충하는 것만으로 위성의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우리별1호 위성을 시작으로 지구관측과 우주관측을 위한 위성체 개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위성체 개발 관련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물체 제거나 궤도 서비스를 위한 능동제어 관련 기술 부분은 지금까지 시도해 보지 않은 기술 분야로 관련 우주산업의 확장을 위해서도 시급히 확보해야 할 기술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우주산업 개척 위한
‘능동제어 우주기술’
지구 주위를 떠도는 우주물체를 제거하거나 지구로 가지고 오려면 먼저 우주물체에 가까이 가야 하는 궤도 천이, 근접 비행 기술이 필요하고, 우주물체와의 연결 또는 붙잡기 위한 도킹 및 포획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지구로 우주물체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서는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중에 대기와의 마찰열에 우주물체가 손상되지 않고 지상으로 도착할 수 있는 차폐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우주탐사 및 궤도상 서비스 활용을 위한 우주물체 능동제어 선행기술 개발방안은 3단계로 수립되었으며 1단계는 우주 잔해물을 제거하는 우주 실증 위성 개발로 우주물체가 있는 궤도로 다가가는 궤도 제어 기술, 랑데부 포획 기술, 우주 물체 제거를 위한 지구 대기권 재진입 소멸 기술 개발이 포함된다.
2단계는 우주 로보틱스, 샘플 귀환 등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고도화 추진 및 우주 실증으로 궤도상에 있는 고장난 우주물체를 수리하고, 연료를 보급하는 궤도 서비스 기술을 실증하게 되며, 이러한 기술은 소행성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술들로 심우주 탐사를 위한 탐사선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제어 기술들이다. 3단계는 소행성 탐사, 궤도상 서비스(OOS, On-Orbit Servicing) 등 새로운 우주산업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능동제어위성 1호기와 2호기에서 개발된 기술은 우주 귀환선을 개발하여 우리별 위성을 안전하게 지구로 데려오는 임무를 수행할 수 도 있다. 소형 귀환 캡슐을 갖춘 2단계 기술이 상대적으로 작은 우주 물체를 가지고 오는 역할이라면, 우리별 귀환선과 같은 후속 기술은 우주 물체를 손상 없이 그대로 지구로 옮기는 기술로 난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시도해 본 적 없는 기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은 지구관측 우주관측 위성 개발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능동제어 위성기술은 우주탐사와 새로운 우주산업을 개척하기 위한 기술이 될것으로 기대한다.
비즈니스로 성장하는 우주 기술
미래 우주 안보에도 기여할 것
우주 정거장을 운영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은 관련 기술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소행성 및 지구 궤도 상의 우주물체를 가까이에서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하며 우주 궤도상의 위협에 대비하여 궤도 조정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궤도상에 있는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연료를 공급하거나 수리 및 업그레이드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궤도상 서비스 기술로 우주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모델도 등장한 상태다.
능동제어 기술개발을 통해 우주가 과학적 탐구의 대상에서 경제적 가치 창출의 산업 분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를 도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능동 제어 기술은 저궤도의 우주잔해물을 제거하며 우주위협을 제거하는 수준에 국한되지 않고 소행성 탐사뿐 아니라 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기반 기술들과 연계되어 있다. 우주 탐사를 위한 우주선 개발을 위해서는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능동제어 기술개발 실증을 통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술은 산업적 가치뿐 아니라 우주 자산의 안정적 운영을 통한 우리나라의 우주 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경인 책임연구원은 1995년부터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우리별위성, 과학기술위성 등 소형위성 개발을 수행하였으며 ‘우주물체 능동제어위성 개발사업’ 단장으로 위성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우주기술연구소(ESA-ESTEC)의 초빙연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을 역임하기도 하였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체평가위원, 산업통산자원부 우주분야 전문위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