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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IP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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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물, 인터넷과 접속 부가가치 창출
활용범위 무궁무진한 차세대 산업


인터넷이라 함은 특별한 통신규약인 인터넷프로토콜(Internet Protocol)을 사용하는 네트워크들이 연동된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좁은 의미로 정의할 수 있으나, 통상 우리는 PC를 키고, 웹을 시작하여 인터넷을 통해 전자우편을 보던지, 원격지에 있는 자료를 검색하거나, 원격 사용자와 통신하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는 인터넷서비스와 같은 의미로 혼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먼저 인터넷 기술의 발달사를 간단하게 이야기 하고, 그 기술 발달에 따른 인터넷서비스를 설명하기로 한다. 이러한 설명을 통하여 다가오는 인터넷기반의 IoT 시대를 위하여 IPv6의 역할이 무엇이며 그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본다.


대략 반세기 전에 우리나라에 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청색전화’니 ‘백색전화’니 하면서 전화기가 부의 상징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전화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아직도 공중전화에서는 ‘3분통화제‘라는 것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국산 전전자교환기가 국산화 되면서 불과 삼 사 년 만에 세계 9위의 (유선)전화시설보유국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이 도입되고 1990년 중반부터는 이동 전화 통신서비스도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 들어서는 세계최고의 다양한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 접속방식에 있어서 무선기술이 도입된 무선인터넷망과 전화의 이동통신기술을 이용한 데이터망의 활용으로 우리는 거의 무한의 가상과 실상의 인터넷 공간을 만끽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보편화 되면서 이제는 TV, 라디오, 냉장고등은 없어도 인터넷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근래에 들어서는 인터넷 TV나 인터넷 전화 등은 물론이고, 교통, 문화, 스포츠, 은행, 교육, 국방, 공공행정 및 안전, 등의 모든 생활에 인터넷이 확산 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급속한 증가가 교통사고와 환경문제 등의 문제들을 일으키듯이, 이러한 인터넷의 초고속 확산은 당연히 우리가 예측했던 또는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 시키고 있으며, 이들을 해결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인터넷은 빠른 속도로 다음 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의 진화


인터넷이 어떻게 얼마나 진화할지는 현재로는 그저 막연한 기대와 약간의 두려움마저 가지고 그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인류의 사회 발전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미래 인터넷 진화 방향을 예측하고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하여, 인터넷 서비스 관점에서 인터넷의 과거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초창기 인터넷의 서비스는 사용자가 PC 터미널 앞에 앉아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서버라는 큰 장비에 접속하고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거나 내려 받거나 올리는 작업을 하였다. 현재도 전자우편이나 음악이나 영화 등을 검색하고 시청하는 등의 향상된 서비스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는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이라고 함) 점차로, 개인이 보유한 PC들의 성능이 향상되고 메모리 같은 저장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자료들을 각기 보관하게 되고 이를 서로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인터넷 전화 같은 사용자간에 실시간 서비스가 사용된다. (이를 피어-투-피어 모델이라고 함)


이제 컴퓨터의 크기와 성능이 전문화되고, 동시에 자동화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각종 컴퓨터나 기기들이 인간의 관여 없이 상호간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되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여러 카메라, 온도, 오염측정 등과 같은 센서 기기들이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특정 컴퓨터에 전달되고 이를 분석하여 인간에게 알려주는 응용들이 이러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사용자가 자신의 특정 컴퓨터에 접속하여 인터넷으로 연결된 각 센서 기기,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인터넷과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접속하여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즉, 사용자가 스마트 폰으로 자기의 집의 실내온도, 전등 점멸, 문단속, 카메라로 실내 확인, TV 점멸, 냉장고 내용물 확인 등을 수행하는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도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이를 M2M, 사물통신이라고 한다.)


이 사물통신에서 여러 면에서 확장되고 있다. 먼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물리적 기기들뿐만 아니라, 파일, 사진, 응용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 등의 이름이 있는 모든 사물들도 포함되어 확대되고 있고, 또한, 사물인터넷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센서 기기들이 측정된 자료들을 보내오지만, 엄청나게 많아진 기기들로 부터 보내오는 자료의 양도 많고 자료 형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셋째로, 수신된 다양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을 사용자가 실행하는 응용 프로그램의 요구에 따라 분석하고 정리하는 다양한 용도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변화된 컴퓨터간의 통신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가 접속되어 있는 기기들 간에 쉽게 각 기기들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를 IoT, 즉 사물인터넷라고 함.)


미래의 인터넷서비스, IoT


1982년에 콜라자판기에 새롭게 채워진 콜라 캔들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알려고 하는 인터넷에 연결된 자판기 개발부터 시작하였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 개념은 점점 발달하여 1990년대 말에 들어 전자상품코드(EPC)와 전자태그(RFID), 근거리무선통신(NFC)등의 새로운 기술들을 기반으로 IoT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하였고, 현재로는 무선통신기술, 실시간 분석기술, 머신러닝, 상품 센싱 기술, 임베디드 시스템 등의 모든 기술들의 융합으로 정의되고 있다. 특별히 국제통신 표준화 단체 중에 하나인 ITU-T에서는 2012년에 ITU-T Y.2060 권고안에서는 IoT를 ‘현존하거나 미래 도래하는 연동하는 정보와 통신 기술에 근거한 물리적이나 가상적인 사물들을 연결하여 고급화된 서비스들을 가능케 하는 정보사회를 위한 글로발 인프라‘라고 정의하였다.


반면 또 다른 국제표준단체인 ISO 와 IEC에서는 공동으로 IoT의 참조 구조 표준을 작성하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IoT 참조 구조를 정의하는 표준에서는 IoT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 그 구성요소의 기능, 그리고 기능 요소들 간의 관계 등을 정의하고 있다. IoT 자체가 모든 기술의 융합이기 때문에 IoT 참조구조를 기능, 시스템, 통신, 정보, 응용 등의 다섯 가지의 관점에서 정의하였다. 특별히 통신관점에서 볼 때, IoT는 다양하면서도 무수한 사물(Thing)들이 접속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인터넷을 포함한 새로운 인터넷 구조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특별히 새로운 인터넷의 하나 예로 IPv6를 언급하고 있다.


현재의 인터넷 주소 상황


현재의 인터넷은 1981년에 IPv4(IP version 4)를 정식으로 표준화 된 뒤 줄곧 사용되고 있다. 이 IPv4는 이미 50년도 넘도록 사용되어 온 통신규약으로써 보안, 통신 품질 등의 몇몇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가장 당면한 문제는 보안 문제와 함께 각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들을 식별하는 주소가 접속 기기들의 증가로 근래에 들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IPv4의 최대 주소 갯수는 최대 43억 개 정도이지만, 본격적인 IoT가 도래하기 전에 이미 IPv4 주소가 고갈되어 가고 있고, 이미 2 년 전부터 인터넷 주소 할당을 담당하는 ICANN이라는 인터넷주소관리기구산하의 아태네트워크정보센터(APNIC)에서는 새로운 공인IPv4 주소를 할당해 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통신사들에서는 사설IPv4주소를 활용하고 있으나 이 사설주소도 무한한 것이 아니므로 IPv4주소를 아끼는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에서 한 주소 당 33원에 IPv4주소를 할당하였었으나, 주소가 고갈되고 있는 지금 상태에서는 IP주소 경매 시장에서 한 주소 당 1,000원 이상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한국은 인터넷을 다른 나라보다 일찍 시작한 상황이라 인구 1,000명당 2,300여개 주소를 이미 할당받은 상태라 그나마 지금 아낄 것이라도 있긴 하지만, 인터넷 산업을 늦게 시작한 10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는 인구 1,000명당 각각 245개, 29개로 우리나라 보다 훨씬 인터넷 주소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IPv6의 특징


1992년부터 IPv4 주소 고갈을 예측하기 시작하여 인터넷표준규격개발팀(IETF)에서 1994년에 정식으로 차세대 인터넷 IP인 IPv6표준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1998년에 기본 표준을 제정하고 그 이후 관련된 표준을 2006년까지 제정하였다. IPv6는 IPv4와 비교하여 가장 큰 차이는 주소와 보안부분의 향상이다. IPv4의 공용 주소 갯수는 43억개 정도 이지만 IPv6는 <43억x43억x43억x43억>이라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공용 주소 갯수를 갖는다. 현재 IPv4에서는 공용주소가 부족한 관계로 사설IPv4주소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사설IPv4 주소는 마치 한 건물에 공적인 주소가 하나가 부여된 40층짜리 아파트 한 건물에 어떤 A층 xyz호에 거주하는 특정 세대에게 건물 내에서 Axyz호라고 주소를 부여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경우 그 건물의 주소는 공식적으로 인식되지만, 그 아파트 건물의 층수 등에 익숙하지 않은 외부인에게는 Axyz라는 호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않은지를 알 수가 없는 보안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때문에 현재 심심치 않게 해킹이니, 사이버공격이니 하는 보안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IPv6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설 주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좀 더 향상된 보안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IPv6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통상 IPv4 이후에 IPv6가 개발되었지만, IPv6는 IPv4와 호환성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IPv4인터넷에서 IPv6인터넷으로 전이하는 시나리오를 갖추고 유도하고 있으나, IPv4 설비를 많이 갖춘 나라들이나 회사들은 새로운 IPv6로 전부 교체하기 위하여, 인터넷 관리자들에게 새로이 IPv6 설치 및 관리 교육을 시켜야 하고, 새로운 장비를 구매 및 설치하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서비스 중단이 생길수도 있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회사 내부의 문제 뿐 만 아니라, 기존의 IPv4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도 기술적 또는 장비 등과 같은 물리적 지원도 비용을 들여 교체하여 주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 들어 전 세계적으로 이동통신망이 유선통신망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 폰에서 무선이동통신망인 데이터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이동통신사에서 스마트폰에게 자동으로 IPv6주소를 할당하여 IPv6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선 인터넷 상황과는 달리 상당히 교체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고객은 사용하는 주소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고, 통신사는 IPv6주소를 이용하게 하고, 포탈 회사나 기관들에서는 IPv4용 서버와는 별도로 IPv6서버를 구축하여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트래픽을 분산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IPv6망이 아니라 공장 자동화, 보안 안전망, 공공행정망, 군용망 등 특수목적으로 사용되는 인터넷 망에는 주소의 제한이 없고 보안도 강화된 IPv6망으로 확대되고 있다. 조만간 IPv6를 근간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 같은 IoT가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에서의 IoT를 위한 IPv6 상황


IoT를 위한 가장 먼저 차세대 국가의 먹거리 사업으로 채택한 미국에서는 IPv6를 중요한 인프라의 하나로 채택하고 구축하여 왔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왔고, 정부 각 부처도 대국민 인터넷 서비스를 IPv6로 구축하고자 추진하여 왔으며, 현재도 미국통신정보관리청(NTIA)에서는 IPv6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PS-LTE 기반인 국가안전망의 완벽한 연동을 위하여 IPv6망 연동도 포함되었다. 특히 미국의 인터넷표준개발기술팀(IETF)은 2016년 10월에 IPv4작업을 종료 하고 IPv6만을 위한 작업만을 하겠다는 초안[1]을 발표하였다. 미국의 민간부분에서도 AT&T, 6콘넥트, T-모바일, 버라이존, 마이크로소프트, 웰스파고은행, 등의 대기업들이 IPv6를 적극 구현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스위스콤, 포트넷, 동부 NTT, 그리고 한국의 SK텔레콤, 다움카카오 등의 통신회사 및 인터넷서비스제공사(ISP)를 중심으로 IPv6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 보다 일찍이 IPv6에 대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하여 왔으나, IoT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인터넷 후발 국가들이 우리나라보다 IPv6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갖고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비행기의 발달로 전 세계를 하루 이틀 만에 업무를 보고 귀국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에서 살고 있듯이, IoT는 조만간 도래할 인터넷으로 연결된 꿈의 물리적 가상적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19세기의 산업혁명이 다양한 산업 군 및 이에 따른 직업군을 창조하였듯이, 본격적인 정보화 시대로의 진화는 필연적으로 현재의 일부 산업과 직업군이 사라지게 하고 무수히 많은 새로운 산업과 직업군을 창조할 것이다.


새로운 IoT기반의 정보화 시대에서는 로봇이나 인체 센서 같은 더 정교한 하드웨어가 필요로 할 것이며, 고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로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소프트웨어 기술 자체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수학, 물리 등의 기초 과학 기술들의 교육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IoT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들이 속속 출현되고 있으므로, 우리도 우리가 갖고 있는 인터넷 기술을 가지고, LTE와 IPv6를 포함한 미래의 인터넷망을 근간으로 현재 모든 국민들이 많이 사용하거나 필요로 하는 전자정부망, 공공안전망, 재난안전망 등 뿐 만 아니라 스마트홈, 스마트 공장, 스마트시티 등을 고도화해 나감으로써 다가올 IoT시대에 필요한 법제도, 교육제도, 사회제도 등을 차근차근 준비하도록 하여야겠다.


글 | 강현국(고려대학교 전자 및 정보공학과 교수)
강현국 교수님은 고려대학교를 나와 University of Michigan-Ann Arbor에서 석사학위를, 그리고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4년 고려대학교 전자 및 정보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대외적으로 (사)개방형컴퓨터통신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SO/IEC JTC1 SC6 국제의장과 한국인터넷진흥협회/한국IPv6산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