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죽음의 별에서 제2의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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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엇갈린 운명, 붉은 행성
화성에서 생명체 단서 다수 발견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금성 다음으로 가까운 천체이고 대기가 있어 직접 탐사가 가능한 천체이다. 아울러 과거에 생명체가 있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며, 현재까지도 일부가 지하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행성이다. 따라서 미래 인류가 이주해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화성은 지구에서 보면 밤하늘에 붉게 보이는 행성이다. 그래서 로마시대부터 화성을 뜻하는 Mars 전쟁의 신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지구에서 거리는 평균 7,800만 Km 떨어져 있다. 지름은 6,794Km로 지구의 절반쯤 되고 하루는 지구와 거의 같은 24시간 40분, 공전주기(1년)는 지구의 2배가 되는 687일로 화성에서의 1년은 지구의 2년이 되는 셈이다. 대기는 지구의 1/100에 불과하고 주로 이산화탄소로 되어 있다. 화성은 지구, 금성과 함께 비슷한 크기의 암석/토양형 행성인데 45억 년 전 탄생한 후 주로 태양과의 거리와 행성 크기에 따라 운명이 크게 달라졌다.
왜 화성 탐사를 시도하나?
인류의 과학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수수께끼는 지구 외에 우주에 생명체가 있는지 여부이다. 화성은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화성 연구 초기부터 예측되어 왔었는데, 지난 2004년 NASA의 화성탐사 로버 오퍼튜너티와 스피릿의 탐사결과 수십억 년 전 다량의 물이 존재하여 물속에서 생성된 화성암들이 발견되었으며 로버의 바퀴 자국에서 얼음 형태의 물이 확인되었고 화성 궤도선의 사진 분석 결과 태양계에서는 최초로 유체형태의 흐르는 물의 존재가 밝혀지기도 하였다. 또한 2003년 유럽 ESA의 Mars Express 화성궤도선은 화성대기에서 메탄의 존재를 탐지하였는데, 자연 상태에서 메탄은 주로 생명체로 인한 화학반응에서만 생성되므로 현재 화성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볼 때 지구상에 이렇게 다양한 생명체와 인류와 같이 고등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최적의 조건이 장구한 기간 동안 유지된 결과이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 다세포 바닷말(Algae)류의 광합성 식물류가 탄생한 후 20억 년 동안 온도는 -20°C ~ +20°C 안정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구상 다양한 고등생명의 존재는 우주에서 매우 희귀하고 귀중한 존재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화성은 지구의 미래 환경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수십 억 년 후에 지구의 핵이 식으면 자기장이 사라지고 우주방사선에 지구표면과 바다가 직접 노출되면 대기와 물이 증발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은하계 내부 지구와 가까운(수 광년 떨어진 곳) 곳에서 초신성이 폭발한다면 엄청난 양의 방사선이 방출되고 지구에 도달하면 대기와 바다를 증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도 화성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기의 소실현상을 주의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화성은 한 때 지구와 마찬가지로 물이 풍부하고 따듯한 기후를 지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자기장이 사라지면서 대부분의 물은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고 판단하지만 아직도 다량의 물이 얼음형태로 화성의 극지역 지하에 존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성에 물은 어떻게, 얼마나 지하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밝혀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화성에서 물의 존재는 2030년대 유인화성 탐사와 더 훗날 인류의 화성 거주에도 매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화성은 인류가 이주해서 거주할 수도 있고 우주생명체의 존재여부를 밝히는 최전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화성탐사는 우주개발 초기인 1960년대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또한 화성에 대한 대기와 지질학적 연구는 지구의 먼 비래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에서 살아있는 생명체 또는 화석이라도 발견된다면 인류 역사상 불의 발견 이후 가장 큰 과학적 발견이요 인류의 종교, 철학, 과학, 인문학, 윤리 등 인류의 모든 종교와 지식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화성탐사의 역사
화성탐사는 60년대 미국과 구 소련에 의해 시작되었다. 60년대 소련의 화성탐사선은 대부분 실패하였지만 미국은 매리너 4호가 1965년 최초로 화성을 근접 통과하면서 표면 사진 촬영에 성공하였다. 1971년 미국의 매리너 9호와 소련 마스2호는 최초로 화성궤도 진입에 성공하였다. 화성착륙은 1971년 소련의 마스3호가 성공하였으나 몇 장의 사진을 전송한 직후 통신이 두절되었다. 그 후 1976년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바이킹 1, 2호가 성공적으로 착륙하여 표면의 칼라 영상 전송과 화성토양의 생명체 존재여부 실험 등 다양한 과학적 실험을 수행하여 화성탐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20년간 전반적인 무인 화성탐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우주탐사는 휴지기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깬 것이 1997년 미국의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착륙하여 소저너라는 소형 로버를 착륙시킨 것이었다. 이후 화성의 대기, 기후, 지질와 물탐사를 위한 다양한 궤도선, 착륙선과 로버가 활동하게 된다. 2004년 미국의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착륙하여 다양한 과학조사 활동을 수행하였는데 화성에서 물이 과거에 존재했었다는 증거를 찾았고 2012년에 착륙한 무게 900Kg에 달하는 대형 로버 큐리오시티의 탐사 목적은 화성에 생명체가 과거에 존재했었는지 여부, 화성의 기후와 지질학적 조사를 향후 유인화성탐사를 위하여 수행하는 것이다.
즉, 화성토양에서 유기물질의 존재, 생명체의 구성요소가 되는 탄소, 수소, 질소, 산소, 황과 인에 대한 조사, 화성 토양과 암석의 생성과 변화과정, 화성대기의 40억 년 간에 걸친 진화과정, 물과 이산화탄소의 현재 분포와 순환, 화성 표면에서 태양과 우주로부터 내려오는 방사선 강도와 스펙트럼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2018년에는 화성의 내부 지각구조를 탐사하기 위하여 지진계를 탑재한 미국 NASA의 인사이트 착륙선이 발사되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환경을 심도잇게 연구하고, 생명체 증거를 찾고 2030년에 있을 유인화성탐사를 준비하기 위하여 발사될 예정인데 미국 NASA의 Mars 2020과 유럽 ESA의 ExoMars가 그것이다. 중국도 비슷한 시기에 화성로버를 보낼 계획을 발표하였다.
미국 주도 국제공동 유인화성 탐사
2017년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NASA의 예산 법안을 승인하면서 2033년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미국의 우주탐사 전략은 기술이 이미 개발된 저궤도에 화물과 인력의 수송은 산업체가 상업화로 수행하고 정부기관인 NASA는 화성탐사와 같은 도전적인 우주개발에 집중하여 기술개발과 함께 미국에 의한 우주분야 글로벌 주도권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착수된 글로벌한 국제공동 우주개발은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의 개발이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은 유인화성탐사를 미국의 차기 국가 우주개발 사업으로 결정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ISS에서는 유인화성탐사를 위한 우주인 장기체류와 같은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2024년에는 운용을 민간에게 이양할 계획이다. 2020년대 후반 미국은 유인화성탐사의 중간기지가 될 심우주탐사정거장(DSG; Deep Space Gateway)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고 2033년경에는 유인화성탐사를 수행한다는 것이 주요 계획이다.
유인화성탐사에는 약 5,000억$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3년에 걸친 우주비행 기간 동안 승무원들이 무중력, 우주방사선과 폐쇄된 공간 환경에 견뎌야 하는 심리 및 의학적 문제 해결 기술, 심우주 추진로켓 기술, 중량 10톤 이상인 탐사선의 화성대기 재돌입과 이착륙기술, 레이저를 이용한 초고속 심우주 통신기술, 화성 현지자원(태양빛, 물, 공기, 토양) 활용 기술 등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필요 기술들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혼자만으로는 비용과 기술 개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므로 글로벌한 국제협력이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2030년대 인류 최대의 국제공동 우주탐사 사업이 될 것이다. 유인화성탐사 참여 여부가 우주개발 선진국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우방 우주선진국들의 화성탐사 코뮤니티가 결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코뮤니티는 결속력을 다지면서 향후 우주개발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한국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전략수립과 함께 철저한 참여 준비가 요구된다.
한국의 화성탐사 참여 방안
유인화성탐사는 우주개발 선진국 여부를 따지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한국은 90년대 우주개발을 갓 시작한 초보국가로 당시 국제공동으로 진행된 국제우주정거장(ISS) 참여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그러나 2020년대 한국은 국민소득 3만$을 훌쩍 넘고 국산발사체 한국형발사체(KSLV-2)를 보유하고 선진국 수준의 위성개발 능력을 보유한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진입해 있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유럽과 일본 외에 한국은 우주기술과 경제력을 갖춘 자유우방으로 유인화성탐사 참여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서도 미국의 선진 우주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국가 우주산업의 활성화와 선진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한국의 국격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참여전략은 한국의 경제규모에 감당할 수 있어야하고, 국가 우주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어야하고, 국내 우주산업 육성과 확대에 기여할 수 있어야하며, 개발기술의 Spin-Off를 통한 산업과 국민안전/복지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참여 분야가 한국이 독자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한국, 우주개발기술 향상 통한 국제공동 유인화성탐사 참여
화성은 지구에서 금성 다음으로 가까운 행성으로 과거 물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후조건을 가졌을 것으로 알려져 화석상태의 생명체 흔적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우주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며, 미래에 지구에게 닥칠 환경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으로 인류가 미래에 이주하여 살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화성탐사는 60년대부터 줄기차게 이어져 수 많은 궤도선과 착륙선이 보내졌으며, 90년대부터는 로버가 탐사에 참여하고 있다. 탐사선들은 화성의 대기, 지질을 연구하고 그리고 물의 존재를 찾았으며, 2020년대에는 직접적인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과 유인화성탐사를 준비하는 탐사를 수행할 것이다.
미국은 2030년대 유인화성탐사를 국가 우주개발목표로 설정하여 모든 우주개발의 방향을 그 것에 맞추고 있다. 막대한 개발비용과 기술개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하여 글로벌한 국제공동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선진국 수준의 우주개발 능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유인화성탐사 참여 초청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국가 우주개발기술의 향상, 국가 우주산업의 수준향상과 규모확대, Spin-Off를 통한 우주기술 산업화, 그리고 국격 향상을 위하여 국제공동 유인화성탐사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한국의 참여 분야는 심우주탐사정거장(DSG)와 화성탐사선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한 통신중계 및 화성표면모니터링 궤도선 발사/운용, 현지자원활용(ISRU) 및 지원장비 개발 그리고 한국 우주인의 참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KAIST에서 항공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고층대기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하며 우 리나라 최초 우주인 사업의 책임자인 우주인개발단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미래 융합기술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항공우주연구원 기술연구본부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대한민국 항공우주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