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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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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핵심 기술
정부의 법체계 정비 시급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의 생산혁명, 경제사회의 분배혁명 나아가 인간의 소비혁명이라는 세 단계로 다가올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은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며, 블록체인 혁명은 4차 산업혁명의 두 번째 단계인 경제사회의 분배혁명 그리고 공유경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과연 블록체인이란 무엇일까?


블록체인은 2008년 10월 31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사람이 만든 비트코인이라는 전자화폐 시스템에 관한 논문에서 비롯되었다. 블록체인은 돈이나 삼품의 거래 이력 정보를 전자 형태로 기록하면서 그 데이터를 블록으로 집약해서 체인처럼 차례차례 연결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블록체인은 ‘유형, 무형자산의 소유권 이전과 이전을 위한 조건과 거래 이력 정보 즉 원장(Ledger)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참가자 전원에게 분산하여 보관 또는 유지하고 참가자들의 합의를 통해 거래 데이터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을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이라 한다. 분산원장이란 쉽게 말해 유무형의 거래정보를 담은 원장들을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자간에 보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한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은 주기적으로 생성되고 합의와 승인과정을 거쳐 저장된다.


혹자는 비록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일본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부터 비트코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일본의 지역적 특징과 연관된다고 보고 있다. 즉 일본에는 지진이 많이 발생되기 때문에 한 곳에만 자료나 정보를 모아둘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분산해서 보관해 둘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은행의 경우 중앙 서버의 보안 및 관리 비용이 엄청난데도 다운될 가능성이 상존하며 그렇게 되었을 경우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할 것이다. 즉 중앙 서버에만 관리하지 않고 분산 보관했을 경우 가령 서버가 다운되더라도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을 파괴적 혁신이라는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디지털에 대한 새로운 스토리라고 한다. 디지털 지평을 열어나가는 여러 소프트웨어 기술 중 블록체인이 급부상하게 된 출발점은 바로 비트코인이다. 안드레센은 2014년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왜 비트코인이 중요한가”라는 글에서, “1975년이 PC, 1993년이 인터넷의 해였다면, 2014년은 비트코인의 해”라고 말할 정도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강조한다. 그것은 현재 도서관에서 도서 목록을 뒤적이거나 손편지를 우채통에 넣던 시대에서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쉽게 지식을 접하거나 전자우편을 통해 메일을 주고 받는 것이 일상화된 것처럼 앞으로는 개인마다 전자지갑을 갖고 우리들의 의료 데이터나 디지털 암호화폐, 심지어는 전기자동차의 연료까지 마음에 맞는 상대방에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기존의 중계 기관 즉 금융감독이나 금융권, 부동산 중개소, 법원이나 검찰과 같은 갈등조정기관 등을 무력화 한다는 점에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할 만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 번째는 보안성이다. 블록체인은 다른 사용자가 몰래 데이터를 추가, 삭제, 변형하는 것은 불가능한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블록체인은 데이터가 불법적으로 복제될 수 없고 거래내역이 변조될 수 없게 하며, 완료된 거래가 취소되지 않도록 하는 비가역성을 보장한다.


두 번째는 분산화다. 블록체인은 제3자 보증기관(Trusted 3rd Party) 또는 중개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거래에 수반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함으로써 개인과 개인, 공공기관과 개인, 개인과 기업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관계를 혁신하는 기술이다. 즉 블록체인은 중개자 없이 작동하는 가장 강력한 ‘신뢰 Trust’ 인프라인 것이다. 중앙화된 서버나 별도의 통제기관 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의 참가자들만으로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상호 간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바로 블록체인인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로 파괴적 혁신 주도할 것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은행의 80%가 2018년 무렵이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IT기업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로 블록체인 기술을 꼽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금융서비스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파괴적인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2016년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을 증권분야에 도입하면 비용과 거래 위험요소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화 약 46조원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중앙은행, 핀테크 기업, IT 기업 등 많은 기업과 기관들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이며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하였다. 이들 기업과 기관들은 솔루션 개발을 위해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있는데, 분야들은 금융 서비스와 플랫폼, 보험 등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는 이와같은 컨소시엄이 보다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스타트업들은 아마존, 스타벅스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비트코인 사용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게임 아이템들도 비트코인으로 매매가 가능하다. 비트페이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하루에 비트코인으로 지불되는 액수가 4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아울러 국제송금과 소액결제 분야에서도 비트코인의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콘텐츠를 볼 때 비트코인 소액결제를 통해 광고를 건너뛸 수 있게 하는 시스템도 머지않아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 이러한 일본과 미국의 상업화의 진전은 2018년에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 진행 중


한국에서도 비단 금융 분야 뿐만 아니라 물류시스템과 농축산물 유통분야, 의료 데이터 관련 분야, 중고자동차 시장이나 고미술 경매 시스템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중에 있다.


아마도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금융기관에게는 위협으로 느껴질 것이다. 돈의 흐름을 관찰하고 감독하는 정부기관도 난처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블록체인 매커니즘을 통한 이른바 ‘검은 돈’의 유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고 ICO(Initial Coin Offering) 즉 암호화폐를 통한 기업 자금의 모금 행위에 대한 반대와 우려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의 25억 인구가 은행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개발 국가와 사회적 약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올 10월경이면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이 출시된다고 한다. <핀니>라고 하는 이 스마트폰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쉽고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다고 한다. 기존의 복잡한 주소나 개인키를 입력하는 대신 사용자 홍채인식과 지문인식 등으로 신원을 확인한다고 하니 우리는 곧 핸드폰이 은행이 되는 시대를 올해 안에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이 교육계에 가져다주는 파장


그렇다면 과연 4차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이 교육계에 가져다주는 파장은 무엇일까?


첫 번째, 니콜라스 카가 쓴 라는 책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은 사람들의 생각은 얕아지고 기계는 지혜로와지는(deep learning) 시대에 인간이 기계문명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4차산업 시대는 초연결 사회라고 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 즉 인문학적 소양의 바탕 위에서 기술 문명을 수용할 수 있어야 미래사회의 진정한 주역이 될 수 있음을 교육 주체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블록체인 기술과 스마트계약 사회는 성선설에서 성악설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미래사회는 인간에게 운전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가 된다고 한다. 그동안 인간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를 자주 유발하는 주체였다는 것이다. 또한 이제 자신의 실수에 대해 “한번 만 봐 달라”는 식의 모라토리엄은 용납되지 않는다. 따라서 블록체인이 주도하는 사회는 이런 저런 분쟁의 여지를 없애버릴 것이다. 따라서 중개업이나 분쟁을 조정하는 변호사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금융업이나 유통업자들의 마진은 박해지게 될 것이다. 학교의 직업교육은 이러한 직업상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이러한 결과로 인해 조직은 자율적이면서도 자유롭지만, 개개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고 책임과 권한이 분명해지는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특히 소유권의 위임이나 대리를 맡기지 않고, 서로 합의에 의한 해결점을 지향하는 노력이 더 많아질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계약이 일반화되는 미래에는 개인에게 보다 신속하고도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결국 자기주도성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김형주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및 박사(정치학) 학위를 받았다. 참여정치실천연대 상임대표, 제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서울시 정무부시장(2011~12년)을 지낸 바 있으며,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 BRICs 연계전공 겸임교수, 상명대 감성공학과 초빙교수 등을 거쳐 현재 국민대 글로벌 창업벤처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7년부터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