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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피부를 위한 욕망, 화장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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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자도 화장하는 시대

인간을 더욱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화장품을 뜻하는 ‘cosmetics’는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나타내는 ‘cosmos’에서 유래되고, 이 말은 ‘잘 정리한다, 잘 감싼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피부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로서 화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요즈음, 얼굴과 몸 전체뿐 아니라 주변 분위기 즉,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와도 조화가 되어야 하는 사회적 책임까지 전가받게 되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10대든 60대든 남녀노소를 떠나 현대인들은 조화되기 위해 정보를 알아야 하는 한편, 예뻐지려면 똑똑히 골라야 하고, 건강해지려면 현명하게 선택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서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화장품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 화장을 왜 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 아마도 화장 또는 화장품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 본사람은 그리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화장하는 모습을 본 것은 대부분 엄마였으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 엄마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여성들 그리고

많은 남성들까지도 화장을 하고 있는 추세랍니다. 남자가 화장을 한다고요? 그렇답니다. 최근 들어 남성용 화장품의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니까 말이지요.


언제부터 화장을 시작했을까?


화장의 기원을 굳이 학술적으로 말한다면 옛날 옛적 석기시대에는 적이나 맹수들과 같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 하기 위해, 고대에는 신과 소통을 한다는 주 술사들이 일반인 보다는 좀 더 권위있게 보이기 위해 얼굴과 몸에 무언가를 발랐었고, 좀 더 신비롭게 보이기 위해 향을 태웠는데 이를 화장과 향수의 시작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우나가 유행했던 로마는 화장술과 미용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했고, 기독교가 발달했던 중세시대에는 종교적 이유로 화장술이 좀 느리게 발달하기는 했었으나 알코올 증류기술이 개발된 르네상스시대에는 프랑스 남쪽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엄청나게 많은 꽃들로부터 향을 추출해 낼 수가 있어서 향수 산업이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였답니다.


19세기에는 산업혁명으로 산업이 크게 발달함으로써 소득이 증가하자 서민들의 화 장품과 향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였고, 20세기에는 영화와 패션 그리고 석유화학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원료와 새로운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하여 화장품산업과 화장술은 더욱 더 현대화되기 시작하였지요. 화장품과 화장은 시대적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고대 유적에서 발견된 청동거울과 5~6세기경의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연지(지 금의 립스틱)를 바르는 그림으로부터 우리 나라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화장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쌀가루(粉;분)를 얼굴에 발라서 얼굴색을 희게 보이도록 했는데 분(粉)이란 쌀(米)로 만든 가루(分)라는 의미이며 지금도 할머니 또는 어머니들께서 얼굴에 분(粉)을 바른다는 표현을 하시는데 그 이유는 이와 같습니다. 분을 바른다는 용어는 우리나라 화장의 역사가 참으로 오래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화장의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문화가 크게 발달된 국가였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화장품은 1916년 판매가 시작된 박가분(朴家粉)이었으나 제품에 치명적인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아 결국은 판매가 중단되었습니다. 화장독이라는 용어는 이 당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요즘도 화장독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적 사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가 봅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 발전 과정 : 동의보감과 웹툰


일제 강점기를 훌쩍 뛰어 넘어1980년대로 가볼까요? 1980년대부터는 첨단과학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기 시작하였지요. 화장품은 기초화장품, 메이크업화장품, 모발 · 바디 · 구강용화장품, 방향화장품, 기능성화장품 등으로 좀 더 세분화하여 분류되기 시작하였고 효능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원료들이 화장품용 원료로 사용되기 시작했답니다. 인체에 보습효과가 있는 성분(예: 히아루론산 등)들은 bio convergence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이 되었으며, 김치를 대표식품으로 키워낸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 기술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이 입증된 발효화장품을 만들어 내었고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 선생님의 후손들은 세계 최고의 한방화장품을 개발해 내었습니다. 웹툰(webtoon)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은 아름답고 품위 있는 멋진 화장품 용기를 디자인해 내었으며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은 화장품의 효능효과를 극대화 시켜주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나라의 화장품산업은 여러분이 잘하거나 좋아하는 분야를 화장품에 접목시킴으로써 세계최고의 화장품 국가가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화장품은 어떤 성분으로 만드는가?


화장품의 1차적인 사용목적은 인체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 주는 기능이 충분하지 못할 때 이를 보완해 주는 것(특히 기초화장품)이기에 화장품에 사용되는 최고의 원료는 바로 우리 인체 내에 들어 있는 성분과 같거나 유사한 성분입니다. 따라서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를 개발 하고자 할 경우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우리 신체내에서 화장품의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는 물질을 찾아내어 분석해 보는 과정입니다. 아울러 그 물질들이 존재하는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인체의 구조를 알면 더 효율적이겠지요? 그래서 우선먼저 피지를 분석해 보았답니다. 피지를 분석해보니 지방과 지방이 분해되어 생긴 고급지방산, 스쿠알렌과 같은 탄화수소류, 왁스 그리고 왁스에스테르 등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우리 인체에 들어 있지는 않지만 화장품 원료로 좋은 합성물질인 고급알코올과 실리콘오일 등 총 7가지로 분류 할 수가 있습니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유성 원료는 크게 7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다는 말이지요. 또한, 인체 내에서 보습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예 : 히아루론산, 콘드로이친설페이트 등)들의 특징은 수소결합을 할 수 있는 물질들이기에 자연에서 수소결합이 가능하면서 피부에 자극이 없는 물질을 찾아 보습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섞이지 않는 유성성분과 보습성분을 섞어주기 위해 할 수 없이 계면활성제를 아주 적은 양 첨가하고 있구요. 이제 색조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를 검토해 볼까요? 색조화장품용 원료 또한 인체에 부작용이 없으면서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가 검어지는 더 나아가 노화가 되는 현상을 막아 주면서 투명하고 맑은 피부를 만들어 주는 그러한 원료들이,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는 그러한 원료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을 통해 개발된 다양한 원료들은 안전성, 유효성, 사용성을 확인한 후에 사용되며 요즈음에는 감성을 추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피부, 각 부위에 따라 서로 다른 타입 갖고 있어


화장품을 사용할 때 자신의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을 선정하여야 하겠지요? 이를 위해 자신의 피부타입을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표준화된 분류기준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성, 중성, 지성, 복합성, 민감성피부로 분류하고 있으며 햇볕을 쪼였을 때 나타나는 홍반(피부가 붉어지는 현상)과 흑화(피부색이 검어지는 현상)의 정도에 따라 피부 타입을 분류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들은 전문가가 아닌 경우에 모두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되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피부는 부위에 따라 조금씩 타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다 올바르게 피부타입을 알고 싶으면 다양한 측정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도 화장품전문점이나 피부과병원 등에 가면 이러한 기기들이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피부타입 측정기에는 피부 유수분 측정기, 피부 pH 측정기, 피부 수분증발량 측정기, 피부 탄력도 측정기, 피부 밝기 측정기, 혈행 속도 측정기, 피부온도 측정기, 주름량 측정기 등 다양한 측정기기가 있으며 이들 기기를 이용한 측정 결과로부터 자신의 피부타입을 보다 정확히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피부는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피부타입을 정의하지 말고 부위 부위별로 피부타입을 확인하시고 각 부위에 적합한 화장품, 각 부위에 적합한 화장을 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화장품회사에서는 어떤 연구를 할까?


화장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화장품회사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연구를소개해 볼까요? 가장 먼저는 화장품개발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야 소비자들에게 기분 좋은 느낌을 주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 또는 개선하게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이지요. 이를 위해 원료를 개발하고 이들 원료가 피부에 자극은 없는지, 효과는 좋은지 등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연구를 하며 더 나아가서는 화장품이 피부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지, 남성과 여성 어르신들의 피부와 외국인의 피부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아토피 증세, 탈모 현상, 피부 가려움증이 있는 피부는 물론 초중고학생들의 피부까지도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를 하고 있답니다.


피부특성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각 특성에 적합한 화장품을 개발하게 되며 개발된 화장품이 인체에 부작용은 없는지 효과는 있는지를 또 다시 확인하고 있으며 이들 화장품이 유통을 거쳐 소비자가 화장품을 다 사용할 때까지 변질은 되지 않는지를 추적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소비자들은 어떤 향취를 좋아하는지, 어떤 디자인의 용기를 좋아하는지 등 소비자들의 생각(감성)을 연구한답니다. 소비자들이 모두 사용한 용기가 환경을 오염시키지는 않는지, 어떻게 하면 환경오염을 최소화 할 것인지 등도 함께 연구하게 되고요. 그 외에도 화장품과 관련된 소재개발, 효능, 안전성, 안정성, 감성, 마케팅, 홍보, 맞춤형 화장품, 성분 연구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


이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위상을 알아볼까요? 우리나라 화장품 규모는 세계 8위(2018 년 Euromonitor)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7위, LG생활건강은 세계 17위 등 세계 100대 화장품회사에 우리나라 회사 4개가 포함되어 있답니다(2017년, WWD Beauty Inc Top 100).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전체 수출의 0.86%가 화장품이며(2018년, 대한 화장품산업연구원)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의 0.79%, 국내 제조업 총생산의 2.97%가 화장품입니다(2018년,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COS). 화장품 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치는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것만이 아니랍니다.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수출 G5로 성장하였으며 앞으로는 전세계의 누구라도 화장품은 Made in Korea가 최고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교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 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용관련학과가 개설되어 있어서 화장품산업을 세계 제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답니다.


나도 화장품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화장품이란 무엇인지 화장품의 정의를 알아볼까요? 화장품법 제2조 1항에는 화장품이란 인체를 청결, 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 · 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하여 인체에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 되어 있답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사람을 아름답게 해주고 매력을 더 해 주는 제품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건강 유지와 건강증진쪽으로방향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즉, 건강해야 아름답고, 건강해야 화장이 더 잘되고 건강해야 더욱 매력적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에 화장품도 건강을 증진 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건강이라는 용어에는 화장품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개발하고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피부의 구조, 건강증진(의약학), 발효기술(미생물학), 분석기술(분석학)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역사, 용기를 디자인하기 위한 미술, 제조를 위한 기계에 대한 감각 그리고, 태양, 바이오컨버젼스(유전자공학), 안정성, 안전성, 효능입증, 용기디자인, 광고, 홍보(심리 학), 판매(인터넷), 냄새를 잘 맡고(요즈음엔 전자 코) 향수에 관심이 많은 등 화장품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는 너무도 다양하답니다. 왜냐하면 화장품은 복합학문이기 때문이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서 누군가가 화장품 분야로 진로를 정하였다면 여러분이 가장 잘하거나 하고 싶어 하는 취미 또는 적성을 더욱 연마한다면 여러분은 화장품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상진 교수님은 현재 대전보건대학교 화장품과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대한화장품학교수협의회 회장, 대한화장품학회 이사, 한국유화학회 이사, 재미과학자협회(KSEA) 회원 등 다양한 학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량적 분자구조와 활성과의 관계(QSAR)를 연구 해오면서 국내 최초로 화장품 분야에 적용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신화장품 학』 『향장학』 『화장품제조 이론 및 실제』 『향수, 과학 혹은 예술』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