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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발사체 기술의 집약, ‘한국형발사체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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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용 액체엔진 독자개발... 누리호 엔진 시험발사체 발사

우주개발 새 지평을 열다


지난해 11월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번 엔진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 액체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의 길이는 25.8m, 최대지름은 2.6m, 무게는 52.1t이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과 관련된 법은 ‘우주개발진흥법’이다. 이 법의 제1조에는 우주개발을 체계적으로 진흥하고 우주물체를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과 과학적 탐사를 촉진하고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생활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5년마다 우주개발에 관한 중장기 정책 목표 및 기본방향을 정하는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 연구원은 이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우주발사체 개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 과정…현, 최종 3단계 사업 진행 중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하여 1993년 1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KSR-I)을 개발, 같은 해 6월 4일과 9월 1일에 발사시험을 수행하였고 이어서 2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인 중형과학로켓(KSR-II)을 개발하여 1997년 7월 9일 및 1998년 6월 11일에 발사시험을 수행하였다. 또한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 과학로켓(KSR-III)을 개발하여 2002년 11월 28일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로켓 개발을 통해 발사체 설계 및 제작능력을 확보했으며 발사체 지상시설을 구축하고 로켓 분야의 전문인력 배양과 산·학·연 협동 연구 체제를 구축하는 등 위성발사체 개발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였다. 우리나라의 최초 우주발사체는 소형위성발사체(KSLV-I) 나로호이다.


나로호는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엔진(킥모터)으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2002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2009년 8월 25일에 역사적인 첫 발사를 시도하였지만 페이로드 페어링의 분리 실패로 위성을 목표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2010년 6월 10일 시도된 2차 발사에서는 비행 중 1단 연소구간에서 발사체 폭발로 인해 1차 발사에서 문제가 된 페이로드 페어링의 분리 문제를 확인하지 못한채 두 번째 실패를 맞이하였다. 1, 2차 발사 실패에 따른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한 후 마지막 3차 발사를 2013년 1월 30일에 수행하였다. 발사 당일 오후 4시, 마침내 나로호는 정상적으로 이륙하여 페어링 분리, 위성 분리 등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였다. 설계된 궤적 및 절차대로 비행하여 이륙 후 215.0초에 페어링 분리, 231.3초에 단 분리, 395.0초에 예정 고도인 303km에서 킥모터 점화 후 60초간 연소 후 종료, 그리고 마지막으로 540.0초에 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개발이 마침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나로호 개발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우주수송을 위한 1.5톤급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체 개발을 수행하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이 2010년부터 착수되었다.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한 반면, 한국형발사체는 국내주도로 개발하는 발사체이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은 총 3단계로 수행되는데 1단계 목표인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과 7톤 액체엔진 연소시험을 달성하여 국내 액체 추진기관 개발을 위한 필수 시설인 추진기관 시험설비 10종의 구축과 함께 액체엔진 자력개발을 위한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2단계 목표는 75톤급 액체엔진 1기를 활용한 시험발사체 발사로 2018년 11월 28일에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엔진 점화 후 약 151초간 연소하면서 최대고도 209km, 지상거리 429km 지점의 공해상에 낙하하였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한 핵심 구성품인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 검증을 완료하는 순간이었다.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2단계 사업목표도 달성하였으며 이제 최종 사업목표인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개발을 위한 마지막 3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단계 사업에서는 1단에 장착될 75톤급 엔진 4기의 클러 스터링 기술 개발과 발사체 체계모델 제작, 추진기관 연소시험 등을 수행하여 2021년 최종 비행시험을 2회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누리호) 제원 및 시험발사체 발사


2018년 대국민 공모를 통해 누리호로 명칭이 결정된 한국형발사체는 액체추진기관을 사용하는 3단형 발사체로서 총길이 47.2m, 최대 직경 약 3.5m, 중량은 약 200 톤급이다. 누리호의 투입궤도는 지구저궤도인데 지구관측, 과학관측, 이동통신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지구저궤도 중에서 궤도면이 태양과 항상 일정한 각을 이루는 600~800km 궤도를 태양동기궤도(Sun Synchronous Orbit)라고 하는데 지구자원 조사, 기상관측, 환경감시, 지도 제작 등을 위한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다목적 실용위성이 태양동기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중량이 200톤에 달하는 누리호를 발사하기 위해서는 300톤의 진공추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300톤의 추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엔진이 필요하게 되었다. 시스템의 단순화를 통해 신뢰성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단일 엔진으로 필요한 추력을 얻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당시 우리 나라의 액체엔진 개발은 30톤급 액체엔진 개발 수준으로 100톤 이상의 엔진 개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클러스터링을 통해 목표한 추력을 확보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1단에 75톤급 엔진 4기를 묶는 방식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였다.


엔진을 클러스터링하는 외국 발사체에서도 1단에서는 75톤~100톤급 엔진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엔진 기수 추가 등을 통한 발사체의 확장에도 유리함이 있었다. 또한 75톤급 엔진을 2단에도 활용함으로써 개발의 효율성을 최대화하였다. 누리호에 사용되는 75톤급 액체엔진은 총 5기로 1단에 4기, 2단에 1기가 사용된다. 누리호 성능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엔진이다. 이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 시험발사체(Test Launch Vehicle)인데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를 활용하여 75톤급 액체엔진 1기를 활용, 1단으로 구성되었다. 엔진을 비롯하여 구조, 제어, 전자, 열/공력 등의 발사체 서브시스템과 추진기관 시스템 등과 같은 발사체를 구성하는 주요 시스템이 모두 적용된 발사체이며 페어링 부분은 중량 모사 장치로 구성되었다. 시험발사체 발사를 위해 엔지니어링 모델(EM), 인증모델(QM), 비행모델(FM) 순으로 총 3기의 실물을 제작하였다. 엔지니어링 모델은 발사체를 구성하는 추진제탱크, 배관, 밸브 등의 성능을 검증하는데 연소없이 추진제를 주입, 배출하는 수류시험을 수행한다.


누리호의 추진제는 대량의 액체산소와 등유 계열의 연료가 사용되어 폭발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초기 모델의 시험은 연소없이 각 부분 및 전체 시스템의 연계성능을 시험하는 것이다. 인증모델은 엔진을 부착하여 연소시험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 연소시험의 결과는 발사체 개발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험을 종합연소시험이라고 하며 시험발사체 개발 당시 30초, 60초, 154.2초 순으로 3회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다. 수류시험,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최종 비행모델을 2018년 11월 28일에 발사하였다. 발사 당일, 이른 시간부터 발사체 점검, 가스 및 추진제 충전 등을 수행한 후 오후 4시에 발사를 실시하였다. 대지를 박차고 이륙한 시험발사체는 설계 궤적을 따라 비행하면서 엔진의 목표 연소시간인 140초를 넘어 151초간 연소하면서 최대고도 209km 도달 후 남측 공해상으로 약 429km 지점에 낙하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의 2단계 목표가 달성되는 순간이자 2010년부터 시작된 자력 발사체 개발의 주요한 성과를 시험발사체를 통해 이룩하는 순간이었다.


구분 KRS-1 KSR-2 KRS-3 나로호 한국형발사체
목적 1단형 무유도
과학 관측로켓
국산화 개발 및
한반도 오존층 탐사
초기자세제어
기능을 갖춘
2단형 고체추진
과학관측 로켓의
국산화 개발
액체추진로켓
독자 개발 및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을 위한
기반기술 확보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 개발 및 독자개발을
위한 기술과 경험 확보
독자 우주수송 능력 확보를
위해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 (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
개발기간 1990. 7 ∼ 1993. 10 1993. 11 ∼ 1998. 6 1997. 12 ∼ 2003. 2 2002. 8 ∼ 2013. 7 2010. 3 ∼ 2022. 3
개발비(억원) 28.5 52 780 5,025 19,572
발사일 1호기 1993. 6. 4 1997. 7. 9 2002. 11. 28 2009. 8. 25
2010. 6. 10
2013. 1. 30
2021. 2월
2021. 10월
2호기 1993. 9. 1 1998. 6. 11
3호기 - -
특징 - 1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
- 2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
- 비행 중 2단 분리 성공
-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로켓 독자개발 성공
- 나로호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
- 국내 최초의 위성발사체 개발
- 한·러 공동개발
- 러시아 기술 협력을 통한 체계기술 확보
- 국내 최초의 실용위성급 위성발사체 개발
- 국내 독자개발
- 75톤급 액체엔진 개발


2021년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 가질 전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 후 사업의 최종 목표인 누리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험발사체 개발에서 수행한 과정과 같이 3종의 체계모델 제작 및 시험이 수행되어야 하는데 차이점은 1단, 2단 및 3단 즉 모든 단에 대해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1단 엔진의 클러스터링 기술, 시험발사체 개발시 검증하지 못했던 페이로드 페어링 분리, 단분리 등의 개발을 완료하여야 한다. 누리호 개발이 완료 되면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누리호 신뢰성 향상 및 성능개량과 함께 발사체 기술을 다양한 크기의 발사체로 확장을 위한 소형위성발사체 개발과 중·대형 발사체 개발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과학로켓 개발부터 시작하여 나로호 개발, 시험발사체 개발로 확보한 기술과 발사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발사체 기술 자립을 통한 우주강국 진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진승보 책임연구원 님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으며, 2003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나로호 개발에 참여하였다. 현재 한국형발사체본부 발사체기획 조정팀장으로서 발사체 사업 기획,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