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5G)를 찾아 떠나는 이동통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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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네트워크가 열어줄 혁신 시대
선점할 것인가, 쫓아갈 것인가
최근 우리가 자주 듣는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지능화, 초연결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중 초연결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그리고 더 나아가 사물과 사물간의 통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최초 상용화된 5G 이동통신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기술로 알려져 있다. 5G는 기존 4G에서 사용된 LTE 기술과 달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지 않은 주파수 대역까지 그 대상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규기술이 추가된NR(New Radio, 신규무선접속) 기술을 활용한다.
2019년 4월 3일 밤, 모든 사람들이 잠시 후면 잠자리에 들 여유있는 시간이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3사, 5G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긴박한 순간이었다. 5G 스마트폰 출시와 요금제 인가가 늦어지면서 애초에 3월 말로 예정되었던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늦어지자 미국의 최대 규모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4월 11일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하겠다고 전격 선언하였다. 하지만 버라이즌이 확실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5G 서비스를 11일 아닌 4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첩보가 접수 되었고,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물밑 작업은 긴박하게 진행되었다. 결국 우리 정부도 이동통신 3사와 논의 끝에 3일 오후로 5G 상용화 시점을 앞당겼고, 결국 23시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는 피겨선수 김연아 씨를 선두로 5G 1호 가입자에게 삼성 전자에서 만든 5G 스마트폰을 개통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버라이즌은 그로부터 55분 뒤인 밤 23시 55분에 서둘러서 5G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5G 상용화를 시작하였다. 하마터면 몇 년 동안 민간이 합동으로 열심히 준비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다른 나라에 내어줄 수 있는 아주 위급한 순간이었지만, 슬기롭게 잘 대처해서 LTE 이동통신에서 이루지 못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5G 시대의 개막과 더 똑똑해질 스미트폰
얼마 전인 2019년 6월 100만 명이 5G 서비스에 가입하였고, 이제는 이동통신사 대리 점의 쇼윈도를 호화롭게 장식하고 있는 5G 스마트폰 개통을 자극하는 광고는 길을 걷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사들이 TV에서 5G 서비스를 광고하면서 내세우는 초시대, 초능력 등의 키워드는 어느새 우리 귓속에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아직은 5G 이동통신망 이 전국적으로 구축되지 않아서 수도권 등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만 본격적으로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현재 예전 LTE 대비 같은 기간에 망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이 약 50% 증가되었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 내년이면 전국적으로 모든 국민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그런데 우리가 예전까지 이용해왔던 LTE 서비스의 경우 4G라는 말과 함께 우리 일상에서 많이 혼용되어 왔는데, 왜 5G는 LTE 와 같이 혼용되는 용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물론 5G에서도 LTE와 같이 NR(New Radio, 신규 무선 접속)라는 말을 혼용해서 쓰고 있지만 5G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분명 혼용되는 두 단어 사이에 중요한 관계가 있을 것인데 지금부터는 이 두 단어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이동통신의 역사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시작하기에 앞서 5G의 G는 Generation, 즉 이동통신 세대를 의미한다.
이동통신의 역사
■아날로그 음성통신기술의 등장, 1G : 일상에서 전화선 없이 자유롭게 전화를 한다는 상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35년전 1984년 자동차에서 현실화 되었다. 당시 한국 이동통신 서비스는 자동차에서 이동 중 전화가 가능한 카폰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약 300만원 이상의 고가단말기를 구매해야 했다. 당시 카폰은 포니 승용차보다 비싸서 돈 많은 사람의 전유물이자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게다가 8초에 20원인 통화료는 당시 660원이었던 자장면 가격과 비교하면 굉장히 비싼 요금이었다.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에 발맞추어 1G 이동통신이란 이름으로 휴대 전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음성통신만 가능했고, 음성과 신호를 전송하기 위해 주파수를 변경하는 FM(Frequency Modulation)을 통신 방식으로 이용하였다. 휴대전화기 가격은 400만원 이상이었고, 무게는 거의 800g으로 현재 최첨단 노트북 무게와 비슷하였다. 디지털 방식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통신을 하다 보니 1채널 당 통화 가능한 사용자가 1명으로 제한되고 이동통신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용량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디지털 기술의 등장, 2G :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2G 이동통신에서는 최초로 디지털 통신의 개념이 적용된다. 1990 년대로 살았으면 대부분 들어보았을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이 최초로 민간 통신기술에 적용되어 같은 지역에서 여러명의 사용자가 혼선과 잡음 없이 동시에 음성통신을 할 수 있었다. 2G 기술로는 크게 미국에서는 사용하는 CDMA 방식과 유럽에서 사용하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방식이 있다. 국내의 경우 1993년 CDMA기술이 국내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었으며, 1996년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었 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휴대전화도 1G에 비해 손 안에 잡힐 정도로 크기가 작아지고 기존의 음성통화 이외에 문자 메시지 전송과 저속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속도가 14.4kbps∼64kbps 수준이어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보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과 확산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2G 사용자 수가 많이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3G : 그러나 음성통신을 넘어 사진 등과 같은 데이터 전송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런 수요의 변화는 통신 기술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된 이동통신 기술인 CDMA 2000, CDMA EV-DO(Evolution-Data Only)와 유럽을 중심으로 진화된 이동통신 기술인 WCMDA(Wideband CDMA), HSDPA (High Speed Data Packet Access)가 적용되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3G 이동통신이 시작된다. 이때부터 사용된 CDMA 기술 기반의 국제 규격을 IMT-2000으로 명명하고 각 이동통신사들은 서로 다른 상용화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다. 당시 최대 2Mbps에 달하는 전송속도로 사진과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보낼 수 있었으나, 현재의 스마트폰 같은 무선 인터넷 환경이 휴대전화 내에서 지원되지 않았다.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모색하던 이동통신사에서는 기존 문자 등에 국한된 SMS(Short Message Service)를 넘어 MP3, 동영상 등의 MMS(Multimedia Message Service)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투어 미디어 브랜드명을 출시하였다. 이동통신사 별로 SK텔레콤은 준(JUNE)을, KTF 는 핌(FIMM), LG는 오즈(OZ)라는 브랜드명을 앞세워 휴대전화에서 각종 미디어 서비스 접속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2007년 6월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3G는 당시의 QWERTY(쿼티) 키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정전식 터치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였다. 본격적인 스마트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폰의 출시와 윈도우 기반의 편리한 사용환경은 스마트폰이 단순히 통신 수단을 넘어 일상생활의 필수재가 되도록 만들었고 더 나아가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빠른 전송속도, 4G(LTE) : 3G에서 시작된 무선 인터넷 확산과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의 사용량 급증으로 인해 기존 3G에서 제공하는 속도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사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고 4G 이동통신 후보기술로서 3G에서 파생된 다양한 통신 기술 중 WCDMA에서 진화한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과 국내 기술로 개발된 WiBro(Wireless Broadband, 와이브로) 기술이 꼽혔다. 이 중 LTE 기술은 2011년 국내에서 상용화되었지 만,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t,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제시하는 4G 이동통신의 속도 기준인 이동 중에 100Mbps를 만족하지 못하여 3.9세대 표준으로 당분간 명명된다. 현실적으로 주파수 부족으로 인해 최대 전송속도 75Mbps 밖에 낼 수 없었고, 결국 2013년도에 LTE-A 기술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4G 이동통신 서비스의 서막을 알리게 된다. LTE-A 기술의 핵심은 CA(Carrier Aggregation, 주파수 집성)라는 기술이며 앞서 언급한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기술로서 서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서 속도를 올리는 기술이다. 4G에서 주력이 된 초고속 중심의 LTE 기술로 인해 수많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음악, 사진, 동영상, 화상 통화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유투브 등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유투브 크리에이터와 같은 신규 직업이 이제는 초·중등학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통신기술의 적용 영역이 기존의 스마트폰 중심에서 자율주행차, 공장, 의료 등으로 점차 통신 이외에 다른 산업으로 그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포문을 연다, 5G
최근 우리가 자주 듣는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지능화, 초연결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중 초연결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그리고 더 나아가 사물과 사물간의 통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 재 최초 상용화된 5G 이동통신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기술로 알려져 있다. 5G는 기존 4G에서 사용된 LTE 기술과 달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지 않은 주파수 대역까지 그 대상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규 기술이 추가된 NR(New Radio, 신규 무선접속) 기술을 활용한다. 더 나아가 최대 전송 속도 이외에도 지연시간, 최대 연결 가능한 디바이스의 수 등으로 기술 특성이 더욱 다양해졌다.
이로 인해 기존 통신기술로는 효율성이 떨어져 시장진입이 어려웠으나, 5G를 이용하면 지연시간, 초연결성이 중요한 다른 산업에서 다양한 융합 서비스가 파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인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 주행 차량이 차량 내 부착된 카메라, GPS, 레이더, 라이다를 통해 매일 4,00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한다고 한다. 이는 LTE 기준 3,000명에 해당하는 데이터로서 당장 출 퇴근 시간에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강남대로를 상상한다면, 현재 4G 이동통신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한 데이터양 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차는 운전자와 차량을 안전하게 제어하기 위해 밀리초 단위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100km /h 속도로 주행시 4G 이동통신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통신 지연시간이 40밀리초라서 사고를 감지하고 급정거를 하면 약 1.11m의 제동거리가 발생하지만, 5G 이동통신을 사용하면 지연시간이 1밀리초로 감소되어 제동거리가 2.78cm로 감소하고 실시간으로 정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공장의 무인화가 진행되면 수많은 센서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고 실시간으로 수많은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최대 연결 가능한 센서의 수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5G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속에서 우리가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직업과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5G 기술이 전 산업으로 확장됨에 따라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역시 새로운 사회에서 변화를 수용하고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 스스로를 먼저 변화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에게도 앞으로의 변화가 위기가 아닌 기회로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김사진 수석 연구원 님은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와이브로·LTE 모뎀 등 갤럭시 스마트폰 개발 업무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 과학 기술정보통신 이동통신 분야 R&D 기획과 정책수립 업무를 맡고 있으며, 더불어 5G 포럼 생태계전략위원회 위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