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질문하는 교실 만들기 : 통통 튀는 질문들 속 숨겨진 개성 찾기
페이지 정보
본문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하여 해결하는 길 제시
3학년 물리학2 수업 때 구글문서로 질문을 받는다. 하면 할수록 느끼는거지만, 아이들 질문에‘어? 이거 괜찮은데?’감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말‘쓸만한’질문이 많다. 잘만 다듬으면, 수업을 질문으로 시작할수도 있다. 논쟁이 될 만한 주제로 만들어 짤막히 토론수업을 구성하거나, 서·논술형 수행평가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쓸모를 넘어서 그냥 재미있다. 요즘교실에서학생들이질문한다는게이렇다.“ 이거 시험에 나와요?” “화장실 가도 돼요?” “보건실 갔다 오면 안 돼요?” “선생님 결혼 했어요?” 또는 수업 내용에 대해 질문하라 요구하면 “뭐예요?” 질문이 많고 뻔하다. 주제 하나를 두고도 다양하게 질문할 수 있는데, 질문하는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난 질문의 유형을 7가지로 분류하고, 질문하기 활동지를 만들어서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연습하였다.
절로 감탄하는 기발하고 ‘쓸만한’ 질문들, ‘ 질문하는 아이들’
“왜 빛은 관찰자가 누구건 상관없이 속력이 일정한 것일까?”
“중력이란 무엇일까? 힘일까, 공간일까?”
“블랙홀에 가까이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3학년 물리학2 수업때 구글 문서로 질문을 받는다.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 질문에 ‘어? 이거 괜찮은데?’ 감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말 ‘쓸만한’ 질문이 많다. 잘만 다듬으면, 수업을 질문 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논쟁이 될 만한 주제로 만들어 짤막히 토론 수업을 구성하거나, 서·논술형 수행평가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쓸모를 넘어서 그냥 재미있다.
질문에도 필요한 연습 … 7가지 분류한 질문 유형
질문 연습하기
어느교실. 수업 끝나기5분전, 학생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자, 오늘 수업과 관련해서 질문 있는 사람?” 나름 큰맘 먹고 말해 본거다. 그러나 아무도 손들지 않는다. 괜한 말을 했다 생각하며 수업을 끝내려는 순간, 한 학생이 손을 든다. 반가운 마음에 “어! 수영이, 말 해봐?” 수영이는 해맑은 얼굴로 크게 말한다.“ 선생님, 지금 화장실 다녀와도 돼요?” 요즘 교실에서 학생들이 질문한다는게 이렇다.“ 이거 시험에 나와요?” “화장실 가도 돼요?” “보건실 갔다 오면 안돼요?” “선생님 결혼 했어요?” 또는 수업 내용에 대해 질문하라 요구하면 “뭐예요?” 질문이 많고 뻔하다. 주제 하나를 두고도 다양하게 질문할 수 있는데, 질문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난 질문의 유형을 7가지로 분류하고, 질문하기 활동지를 만들어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연습 하였다. 7가지로 분 류한 질문 유형을 다음에 소개한다.
① 확인하는 질문
“∼이 뭐지?”로 물어보는 질문 유형이다. “중력이란 무엇인가?” “관성의 법칙은 무엇일까?” “심청이가 빠진 곳은?”등 사실 또는 일어난 사건을 확인하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답하려면 어떤것을 이미 알고있거나 기억하고 있어야하고, 어떤 사건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② 추론하는 질문
“왜?”로 시작하는 질문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하늘의 저주가 풀린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등, 어떤 사건이 일어난 원인과 과정을 물어보거나, 작동하는 논리적 매커니즘을 물어보는 질문이다.
③ 상상하는 질문
“만약∼”으로 시작하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예상하는 질문, 반대로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의 질문을 좋아한다.“ 만약 관성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자고 일어났더니 벌레가 되었다면?” “만약 심청이가 다시 살아나지 못했다면?”
④ 평가하는 질문
“∼는 바람직한가?” “∼은 옳은가?” 등 의견에 대한 가치나 옳고 그름을 묻는 질문이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죽기로 한 결심은 과연 바람직한 결정이었을까?”
⑤ 감정의 질문
“∼하는 심정은 어떨까?”등 사람, 동물, 사물 등에 감정을 이입하여 상상해보는 질문이다“. 사정없이 구겨져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메모지의 심정은 어떨까?”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직전 심청이 심정은 어땠을까?”
⑥ 탐구하는 질문
“∼와∼은 어떤관계가 있을까?”라는 형식의 질문이다.“ 가난과 자살률은 어떤 상관이 있을까?”로 표현한다. 탐구활동이나 실험하기에 좋은 질문 유형이다.
⑦ 종합적인 질문
주제가 속한 일반적인 범주를 넘어서 질문한다“. 심청전과 비슷한 내용의 설화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어떤 공통점이, 차이점이 있을까?”“인신공양 풍속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현대에도 인신 공양의 풍속이 남아있는 사례가 있을까?”등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질문이다.
직접 생각하고 답을 내 스스로 해결
질문하기
나무는 좋은 재료다. 집을 짓고, 책상을 만들고, 다듬어서 칼잡는 자루로 사용할 수 있다. 학생들의 질문은 날것 그대로, 막 잘라온 나무같다. 잘만 다듬으면 수업소재로, 토론 활동의 주제로, 동아리 프로젝트 활동의 목표로, 수행평가로 그리고 지필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자면 나무 다듬듯 질문을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질문 다듬기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학생이 직접 생각하고 답을 내도록 다듬을 것. 또는 구체적 상황을 덧입혀 학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상황으로 만들 것.
①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하게 다듬기
“중력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면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검색에 들어간다. 물론! 검색하기도 중요한 역량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내 보도록 질문을 바꿔볼 수 없을까?
- 중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내가 위로 던진 공은 어떻게 움직일까?
- 중력이 지구보다 1/6배 되는 달에서 농구 선수가 점프하면 어떻게 될 까?
- 중력이 지금보다 10배가 되는 행성에서 코끼리가 제대로 서 있을 수 있을까? 몸의 구조가 바뀌어야 할까?
통합과학을 배우고 물리학 교과목을 공부한 학생이 스스로 해결 해 볼만한 질문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가면 ‘중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에 접근해 갈 것이다.
② 구체적인 문제 상황을 덧입히기
“관성의 법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관성 법칙에 대해 알고 있느냐를 확인한다. 답이 보이는 질문이라 100명 모두 거의 같은 대답이 나올 것이다. 물론, 관성 법칙을 이해하고 기억해서 설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그런데 적용하는 능력, 상상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질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 만약 관성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례 하나를 상상하여 설명한다면?
- 10만 톤급 유조선이 항구에 접근한다. 안전하게 정박하는 방법은?
- 전속력으로 달리던 자전거 앞에 갑자기 자동차가 튀어나왔다. 멈추려고 앞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중력 상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도 재미있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일반고 남학생의 취향을 저격하며 문제 상황을 입혀 보았다.
무중력 상태에서 축구 경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질문을 추가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 보자.
- 무중력 상태에서는 축구 경기장 구조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 축구 규칙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새롭게 만들어야 할 규칙이 있을까?
위의 질문들을 다듬고 편집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잘 다듬은 질문으로 심화된 개념과 원리 학습
질문 활용하기
잘 다듬은 질문은 수업 소재로, 토론 활동의 주제로, 동아리 프로 젝트 활동의 목표로, 수행평가로 그리고 지필평가 서논술형 문항으로 활용할 수 있다.
① 수업에 활용하기
수업 도입부에서 질문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과 원리를 학습한 후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도록 수업을 구성할 수 있다.
- KTX를 타고 있는 승객은 왜 안전 벨트를 매고 있지 않을까?
1단계 : 질문과 문제상황 제시
2단계 : 문제 해결을 위한 개념 익히기
3단계 : 개념과 원리 적용과 연습
4단계 : 질문 해결하기(글쓰기/토론활동)
5단계 : 교사의 피드백과 정리
수업현장을 반영하여 각 단계를 차시로 배정한다. 학생활동은 개인별 글쓰기 또는 모둠별 토론을 통한 의견모으기 형태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② 수행평가와 지필고사에 활용하기
질문을 다듬어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서논술형 수행평가나 지필고사 서논술형 문항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음은 지필평가 서논술 형 문항으로 활용한 예시이다.
③ 심화 문제로 활용하기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이 더 생각해 보도록 생각거리 또는 이해한 개념과 원리를 심화시키는 훈련 거리로 과제를 주고 싶을 때 활용한다. 원격 도구인 구글 설문지, 구글문서, 패들렛에 올리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학생들이 참여하는 가상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다음 링크는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교사가 제시하는 질문 또는 문제를 확인하고 자신이 해결한 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릴 수 있도록 구글 설문지를 만든 예시이다
https://docs.google.com/forms/d/1F-SXLmpsPKwU53hh_xXqi3gLTla2QSN1SgXYpSEyS7Y/prefill
학생 위한 훌륭한 교육자산
질문 채집하기
차곡차곡 모으고 쌓인 질문들은 수업과 평가와 학생 활동에 훌륭한 교육 자산이 된다. 좋은 질문을 채집하는 방법을 몇가지 제시한다.
① 질문활동지 활용하기
질문 채집의 중요한 소스는 바로 학생들이다. 자연스럽게 좋은 질 문을 할 수 있도록 질문 활동지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는 좋은 질문을 채집하여 수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혹시 수업시간에 학생 활동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항목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오늘 수업내용과 관련하여 떠오른 아이디어 또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적어 주세요.
- 오늘 수업을 들으면서 나의 진로와 관심분야와 관련하여 생겨난 아이디어나 새롭게 배운 점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수업 후반부에 5∼10분정도 질문을 작성하는 시간 마련하기를 지속하고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며 질문을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② 패들렛, 구글 설문지 활용하기
패들렛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교실과 교실외에서, 수업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이다. 구글설문지는 설문 조사 기능뿐 아니라 객관식 문항을 만드는 기능과 자동채점 기능이 있다.‘ 파일올리기’ 기능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활동한 결과물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수집할 수 있다. 다음 링크는 패들렛으로 질문 게시판을 만들어 수업 시간에 미처 못한 질문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온라인상에 올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예시이다.
https://ko.padlet.com/israelkh17/csndte7717usbfn5
③ 채집하는 습관 들이기
무엇보다, 교사 자신이 질문하기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평소 질문 활동지를 통해 많이 질문하고 다양하게 질문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여야 하고, 더욱 중요한건 그러한 질문들을 항상 기록하고 남겨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정말 좋은 질문과 멋진 아이디어는 마치 별똥별 같아서, 순간 떠올랐다 금방 사라져 버리고 만다. 순간을 붙잡기 위해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을 길들이자.
구슬도 꿰어야 보배… 통통 튀는 질문 속 숨겨져 있는 개성찾는 재미
아이들한테 질문을 받아보자. 재밌다. 통통 튀는 질문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답을 받아 보자. 서·논술형 수행평가를 계획하고 실천해 보자. 다듬었더니 꽤 괜찮은 문제 상황이 만들어지면 용기내서 토론 수업도 진행해 보자. 호기심으로 덤비는 학생들의 답변에, 활기차게 논의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학생 하나하나의 특징과 개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현식 선생님은 동북고등학교에서 물리학과 통합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2005년부터 과학, 윤리, 경제, 미술, 국어, 사회, 음악 등 교과 선생님들과 함께 팀을 이루어 다양한 융합수업을 만들어 왔고, 항상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수업, 호기심이 생기고 생각을 일깨우는 과학 수업을 실천하려 노 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