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공동 관심사를 갖는 학생들과 만나 단계별로 짚어보는 학생 연구 활동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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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관심사를 갖는 학생들과 만나
아이디어 키우는 장 만들어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우수한 결과를 얻은 건 지도를 잘해서가 아니라 연구에 열정이 있는 훌륭한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만났기 때문이다. 학생들 용어로 ‘생물충’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고, 그 안에서 과제연구팀도 꾸려지게 되었다. 관심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서 연구 노하우도 나누고, 졸업 후에도 비슷한 전공을 공부하는 선후배로 연결이 되고 있다. 생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를 만들어 결국 생물을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과학고에서 10년을 근무했지만, 학생들 의 연구 활동 지도는 여전히 어렵다. 이 글은 과학고 학생들과 과학고에 처음 부임한 선생님들을 위한 안내자료로 쓰기 시작했다.
연구 주제 선정 단계
•유용하고 실용적인 연구 주제 : 과제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일은 학생에게나 교사에 게나 가장 어려운 일이다. 드물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된 연구 주제를 들고 찾아오는 팀이 있다면 절반의 수고는 더는 셈이다. 졸업 생 S가 그랬다. 주제 선정의 비결에 대해 S와 짧은 인터뷰를 했다.
정샘 과제연구 주제를 의미 있는 것으로 정하는 비결이 있을까?
S 일단 뭔가 유용할 것 같은 토픽을 하나 먼저 정하고 그걸 키워드로 논문이나 기사탐색을 했어요. 콘크리트 관련 연구를 할 때는 문화재 보수를 쭉 검색했었고 미생물 연료전지 관련 연구를 할 때는 폐수처리가 첫 키워드였어요. 거기서 뭔가 될 법한 걸 찾으면 그걸로 갈아타서 쭉 논문 보면서 장비가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고 실현 가능한 실험방법이 있는 연구를 찾고 읽으면서 주제를 조금씩 구체화했어요.
정샘 그럼 첫 시작 ‘뭔가 유용할 거 같은 토픽’의 감, 혹은 판단은 어떻게 하는 걸까?
S 사람 입장에서 계속 필요할 기술들, 그런 쪽으로 집중했던 거 같아요. 문화재의 보수나 폐수처리 같은 거요. 자외선 차단제 등 생활에서의 불편함도 좋은 출발점일 것 같구요!
학생 S의 주제 선정 과정에 유용함, 실현 가능성, 구체화, 실생활에 불편 해소 등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 학생팀은 ‘Mycobac terium smegmatis의 MICP를 이용한 콘 크리트 및 석조문화재의 보수에 대한 연구’와 ‘폐수성분 산화균과 전자고정균을 이용한 미생물 연료전지 개발을 통한 폐수처리 및 전기생산’으로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동상을 연속 2회 수상했다.
기억에 남는 다른 팀의 연구 주제는 ‘프로 폴리스와 항생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시너지효과 탐구’이다. 팀의 한 학생의 할머니가 양봉을 하고 계셨는데, 그 학생이 직접 양봉을 경험하고 먹어 보고 효능에 대해 들었던 내용을 연구 주제로 연결하였다. 항생제 남용의 문제를 프로폴리스로 일부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와 의미 있는 결과를 좋게 평가받아 전국과학전람회 특상을 수상했다. 이들 연구의 공통점은 유용성이다. 연구 결과가 얼마나 쓸모 있는가, 어떤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는 지가 중요해 보인다. 인간 에게, 자연을 위해서, 환경 개선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연구 주제면 출발이 좋다.
•기존 연구와 차별화 : 유용한 주제인데 새로울 게 없다면 어떻게 할까? 교사들 사이에서 웃으며 얘기한 적이 있다. “이제 더 이상 추출할 식물이 없는 거 아니야?” ‘OO 추출물의 항균작용에 대한 연구’가 단골 주제이기 때문이다. OO에는 소나무, 은행나 무, 버섯, 각종 한약재 등으로 다양했다.
21세기에 온전히 새로운 연구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와의 차별성은 있어야 한다. 같은 결과를 확인하는 연구라면 연구방법이라도 달라야 한다. 연구방법도 같다면 연구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양이나 비율을 제시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의 선행연구를 읽을 때 연구의 제한점과 제언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기존 연구에서 미처 못했던 부분, 앞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열대 우림의 알려지지 않은 식물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들 추출물로부터 에이즈나 항암제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올해도 모종의 식물 추출물이 과제연구에 등장할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우리 학생들의 반복되는 시도가 또 다른 개똥쑥(말라리아 치료제로 중국 화학자에게 노벨상 안겨줌)의 사례가 될지….
•연구 주제 선정 단계부터 지도해야 하는 경우 : 선행연구를 찾아보고 관심 주제를 좁혀가도록 한다. ‘서울시과학전시관>학생> 경진대회/행사>입상작>과학전람회/서울학 생탐구대회 ’나‘ 국립중앙과학관>특별전시 행사안내>과학전람회>개요>전람회 통합검 색’을 이용하면 분야별로 수상작들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구글 학술정보나 dpbia에서 키워드로 논문을 검색할 수 있다. 학생들이 세 개 정도의 관심 주제를 선정해서 아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도록 한다.
- 무엇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인가?(연구문제)
- 이 연구를 위한 배경 지식, 이론적 배경은 무엇인가?(관련 과학지식)
- 어떻게 알아보았나?(연구방법)
- 그래서 알아낸 것이 무엇인가?(연구 결과와 결론)
위의 내용을 학생들의 언어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할만한 연구 내용을 찾아보도록 한다. 학생들이 조사한 내용에서 연구의 유용성이나 실현 가능성, 차별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주제를 좁혀나간다. 이때 교사는 학생의 말을 들어주고 연구의 수준, 불분명한 내용, 준비물이나 기기 가능 여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연구 내용을 명료하게 하도록 도움을 주면 된다. 최종 결정은 학생들 스스로 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정리는 바로바로 : 주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은 선행연구를 읽게 된 다. 선행연구의 고찰 없이 해당 주제의 차별성이나 독창성을 언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행연구는 해당 연구에 필요한 실험도구나 시약의 비율에 대한 정보, 데이터 제시 방법을 참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때 참고문 헌은 바로바로 정리해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논문을 다 쓰고 참고문헌을 정리하려면 논문 검색을 다시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탐구 설계와 수행 단계
•규칙적인 면담과 질문 : 지도할 팀이 정해지면 팀원들과의 면담을 1주일에 한 번 정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면담에서 지도 교사의 역할도 질문하는 것이다. 참고 논문 의 내용에 대해, 연구문제에 대해, 연구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답을 하면서 자신들의 연구문제나 연구방법을 명확하게 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 학생들의 연구 주제에 대해 교사가 다 알 수는 없다. 공부하면서 지도해야 한다. 나는 학생들이 주로 참고한 논문을 메일로 보내도록 해서 읽어보았다. 그 논문에 제시된 이론적 배경과 연구 방법을 읽고, 참고문헌의 참고문헌을 다시 찾아보는 식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단계별로 학생들에게 질문할 일반적인 내용이 있다. 탐구전에는 ‘이 연구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나, 이 방법은 연구목적에 적절한가?, 탐구수행 동안에는 ‘이 실험은 전체 연구 과정의 어느 단계인가? ’‘예상한 결과와 일치하는가?, 다르면 이유는 뭘까’ 등의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연구에 몰입해 있으면 학생들은 이러한 반성적 사고를 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와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도를 갖춘 연구 설계 : 대조군이 필요한 경우(효과 검증 등)는 꼭 대조군을 포함하도록 해야 하며, 해석할 실험 데이터도 충분해야 한다. 학생들은 종종 소수의 실험군에서 단 1회 측정으로 얻은 결과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실험 횟수를 늘리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표본의 수를 추가하던지, 다른 방법으로 같은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험(삼각측량)을 계획하여 신뢰도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 또한, 탐구에 필요한 실험기기나 기법에 대해 대학의 공동기기원이나 관련 연구소를 알아봐 주면 좋다. 예를 들어, 식물 세포벽의 두께 변화 확인이 필요한 실험 지도에서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연구원과 학생들을 연결해서 학생들이 직접 방문해 정교한 절단면을 얻는 기술을 전수받도록 해주는 것이다.
•연구노트(포트폴리오) 작성은 꾸준히 : 연구노트는 연구의 과정에서 연구자가 한 모든 생각과 고민, 시행착오를 시간순으로 기록한 것이다. 연구자의 생각과 연구 관련 자료, 테이터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 자체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저작권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컴퓨터로 작업한 내용이나 사진의 경우, 출력해서 노트의 해당 위치에 부착하도록 하면 된다.
논문 쓰기 단계
•논문 쓰기는 처음부터 : 논문은 연구 계획 단계부터 논문 양식에 맞추어 누적해서 쓰기를 권장한다. 연구 주제를 정하면서 서론의 선행연구와의 연관성과 차별성을 써보고, 연구방법의 큰 제목을 잡아둔다. 탐구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은 틈틈이 이론적 배경과 연구방법을 정리할 수 있다. 수정 내용이 있을 때마다 수정한 날짜를 파일명에 반영하여 저장하고 교사와 공유하도록 하면 학생들 지도에 도움이 된다. 논문을 시작 단계부터 써야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에 대해 큰 그림을 갖게 되고, 논문을 마무리하는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연구결과와 고찰, 결론은 다르다 : 연구결과는 실험의 결과 값(데이터)이다. 주로 표나 그래프로 정리해서 제시한다. 고찰은 연구결과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데이터의 설명과 해석의 과정인 고찰에 선행연구를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본 연구는 선행연구와 이런 점에서 같은 결과를 보였고, 이런 점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는 연구자의 정리가 고찰이다. 결론은 연구문제에 대한 답이다. 보통, 서론 마지막에 연구 내용 혹은 연구문제를 제시하는데, 결론은 그 문제의 답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며 결과와 고찰을 종합하여 쓰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연구문제가 ‘자몽추출물과 항생제의 시너지 효과를 알아보는 것’이라면, 연구 결과는 ‘대장균에서의 자몽 추출물 단독일 때와 항생제와의 시너지 효과를 알아 본 결과 그림 1과 같이 OO로 나타났다’로, 결론에서는 ‘본 연구에서는 OO를 알아보고자 OO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OO를 얻어, 자몽추출물이 대장균에서 항생제 1을, 포도상구균에서 항생제 2를 일부 대체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로 기술할 수 있다.
•일관성 있게 기술 : 연구문제, 연구방법, 연구 결과, 결론의 내용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연구문제나 연구방법에 없는 연구 결과가 있을 수 없고, 결과에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결론이 기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용어도 통일해서 사용해야 한다. 학명 등 비교적 긴 용어의 경우, 처음 제시할 때만 전체 기술하고 괄호 안에(이후 OO)로 제시한 후 줄여서 표기하면 된다.
•의미 있는 데이터만 중복 없이 제시 : 의미 없는 사진(예, 실험 장면이나 실험도구), 정리하지 않은 최초 측정치(raw data)를 그대로 논문에 넣지 않도록 한다. 그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표나 그래프로 정리해서 제시해야 한다. 어떻게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잘 전달하고 이해에 도움이 되는지를 고민하는 게 연구자의 몫임을 강조한다. 또한, 중복 제시에 유의해야 한다. 표와 그래프가 같은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 둘 중 하나만 포함하도록 한다. 표나 그래프의 제목과 설명도 적절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 발표된 논문의 데이터 제시 방식을 참고하도록 한다.
•결과값의 유의미한 차이 : 결과값의 차이가 유의미한 차이인지는 신중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막대그래프 높이의 차이만으로 ‘두 시료의 항산화 효과가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언급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연구자들은 결과 값 사이의 차이가 유의미한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통계처리를 한다. 통계처리를 하지 못했다면 ‘수치 상 OO차이를 보였는데,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추가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해야 한다.
•본문의 참고문헌 인용 표시 : 학생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다. 본문의 참고문헌 표시는 숫자로 매기고, 참고한 내용에 붙인 숫자가 참고문헌 정리의 숫자와 일치하도록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기존 연구 에서는 자몽추출물의 항균 효과만 확인하였으나(3) ’의 (3)에 해당하는 내용이 참고 문헌의‘(3) 김OO(2015). 자몽추출물 OO, 한 국미생물학회지 63(10).’으로 정리하도록 한다.
논문 발표 단계
•발표용 PPT는 그림 위주로 : 논문 발표는 자기가 연구한 결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연구 내용을 잘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 글자가 많은 PPT보다 그림 위주의 PPT가 전달력이 뛰어나다. 최종 논문과 발표용 PPT는 별개가 아니다. 발표하기 전에 논문의 완성도가 높고, 학생들이 연구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면 그림 위주의 PPT로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할 수 있다.
•이론적 배경은 짧게, 연구 결과와 의의가 잘 드러나도록 : 논문 발표는 시간제한(보 통 7분)이 있으므로 꼭 필요한 내용이 포함 되도록 해야 한다. 심사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건, 학생들이 무엇을 알아보고 싶어서, 어떤 실험을 했고, 얻어낸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론적 배경에 많은 시간을 써서 정작 진짜 이야기에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요약서가 정리와 발표에 도움 : 서울학생 탐구발표대회의 요약서는 ‘1. 탐구(연구) 동 기, 작품 사진 또는 그림, 2. 탐구(연구) 내용 (선행연구 고찰 및 탐구의 독창성, 탐구 절차 및 방법, 작품의 주요 내용), 3. 탐구(연구) 결과’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 양식대로 정리해보도록 하면 자신들의 연구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고 발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연구의 독창성과 유용성(의 미)를 강조하면 더 효과적이다.
•디펜스(질문에 대한 답변, 방어)는 당당하면서 겸손하게 : 질문에 대해 당당하게 답변하려면, 연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본 인 연구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OO 면에서 의미있는 연구였다는 당당함과 함께, 우리는 OO 면에서 부족하고, 앞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발표장에서 질문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수정하려는 자세도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해당 연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람은 학생 자신이고, 동시에 초보 연구자로 배우는 과정임을 인정할 때,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갖추게 될 것이다.
연구 활동 평가 단계
•평가 기준에 대한 이해 : 본교에서는 연구 계획서의 충실성, 성실한 실험 수행, 탐구 기간 전부터 기울인 노력이나 그후 추가 연 구에 보인 과제집착력, 의미 있는 연구 결과와 설득력 있는 발표, 제대로 작성된 논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우수논문상을 수여한다. 멋진 실험을 계획하고 열심히 연구 활동을 수행했는데 연구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아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팀을 격려하는 의미로 연구과정상도 마련하였다. 각종 학생 연구 대회의 평가 기준을 참고하면 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 표는 서울탐구발표대회와 삼성휴먼테크논문대 상의 평가 기준을 수정하여 정리한 것이다. 덧붙여 고백하자면,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우수한 결과를 얻은 건 지도를 잘해서가 아니라 연구에 열정이 있는 훌륭한 학생들이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지도교사로 나를 찾은 계기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2년간 생물실 담당을 맡았던 거다. 당시 생물올림피아드를 준비하던 학생들이 생물실로 전공서적을 빌리러 오면서 친해졌고, 과제연구를 총괄하고 생물 정규동아리 담당교사를 하면서 생물을 좋아하는 아이들과의 교류가 잦았다.
<표1> 학생 연구 활동 평가 기준
평가항목 | 주요내용 |
창의성, 탐구성 | ㆍ과학적 착상의 독창성((새로운 모델 및 이론 제시) ㆍ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 및 접근 과정에서의 창의성ㆍ탐구성 |
이론적 타당성, 논리성 | ㆍ작품명의 적절성(방법과 내용을 포함하는지 여부) ㆍ작품의 목적, 과정, 결론의 일관성 ㆍ연구배경과 목적의 적합성 및 연구방법의 정확성 ㆍ작품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결론의 확실한 제시, 연구 결과의 명료성 및 객관성 |
실용성 | ㆍ문제점 해결이 가능하며 기존 연구를 개선하거나 발전시킨 정도 ㆍ학문적 가치 여부, 연구 결과의 향후 발전 가능성 ㆍ경제성·현실성 여부 및 수요창출 효과, 실용화 가능성 및 사회적 기여도 |
참여성, 노력도 | ㆍ본인의 노력 및 직접 참여 정도(탐구일지 반영) ㆍ단체 작품은 출품자 전원의 참여도 |
둘째는 비정규 동아리인 생명 과학토론반(Bio R&T)을 만든 것이다. 이 동아리는 생명과학 관련 최신 이슈 또는 논쟁이 되는 기사나 논문을 같이 읽고 발표하고 토론도 하는 동아리로, 그 결과를 모아 ‘바이 오 타임즈’라는 소식지도 발간하고 있다. 학생들 용어로 ‘생물충’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고, 그 안에서 과제연구팀도 꾸려지게 되었다. 관심이 비슷한 학생들이 여서 연구 노하우도 나누고, 졸업 후에도 비슷한 전공을 공부하는 선후배로 연결이 되고 있다. 생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를 만들어 결국 생물을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일상의 학교생활에서 관심과 흥미가 비슷한 학생들이 만나서 생각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면 어떨까? 이것이 학생 연구활동 지도의 씨앗이 될 것이다.
정주혜 선생님은 현재 한성과학고에서 생물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과학전시관 영재교육원 파견교사로 지냈으며, 고려 대와 서울대에서 전공관련 강의를 진행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