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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시끌벅적! 학생들이 말하고 움직이는 생명과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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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가 곧 학습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빠져드는 남다른 매력


교사가 가르치는 걸 학생들이 다 아는 건 아니며, 조용하다고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참여가곧학습이다’를 모토로 20년 넘게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생긴 고민의 흔적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까?


후배 교사들은 ‘매 수업마다 활동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질문한다. 내 경우는 교사 혼자 설명하는 수업은 재미가 없고 수업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학기말에 받는 학생들의 응원 글도 도움이 되었다. “친구들과 협업을 통해 학생이 주체가 되는 수업을 하게 해주신다. 어느 한 명도 졸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할 수 있는 수업을 구상하신다.”


“소집단 활동을 통해서 생물학적 창의력과 사고력이 증진되었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의견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수업 준비는 크게 개념 프린트, 개념 정리용 PPT, 활동지(개 별, 조별)로 나눠진다. 개념 프린트는 수업 1~2 주 전에 미리 배부하는 ‘거꾸로수업’의 형태를 취했다. 미리 읽어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스스로 공부해보라는 의미다. 개념프린트에는 내용 정리뿐 아니라 과학자들이 그 내용을 밝힌 과정이나 실험 데이터, 노벨상 수상 관련 자료를 포함하여 학생들이 관련 주제에 대해 폭넓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활동지는 학생들이 실험 자료를 토대로 모형을 만들어보거나, 추론하고 해석하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소집단 토론 후 활동지 게시와 발표를 통해 활동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였다. 수업의 전체 흐름은 아래와 같다.


어떻게 활동에 골고루 기여하고 참여하게 할까?


소집단 활동의 맹점은 잘하는 학생의 독식과 소극적인 학생의 무임승차 우려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을 개별활동과 조별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찾아보았다. 개별활동의 결과가 조별활동으로 이어지고 종합되도록 하였으며, 조원 개개인에게 돌아가면서 발표할 기회를 주었다. 예를 들어, 핵형 분석 수업에 서 조원 각각에게 미지의 서로 다른 핵형을 나눠주고 개별활동으로 핵형분석을 하도록 한 후, 그 결과를 조별활동에서 종합하고 함께 염색체, 유전자, 세포 등의 관계를 그림으로 연결해보도록 하였다. 조별 활동의 결과물은 칠판에 붙여두고 다른 조의 활동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였다.










활동을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면서 내가 겪은 가장 큰 시행착오였다. 학생들이 매 수업의 활동을 수행평가라고 생각하고 답이 틀리면 속상해하고, 모둠의 평가가 나쁘면 팀원들을 원망하거나 자책을 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강조하였다. “조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가 평가에 가장 중요하다. 정답의 여부나 활동 결과로 수행평가 점수에 큰 차이를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활동 과정에서 나오는 질문은 적극적으로 답해 주었다. 활동이 수업 내용을 적용하는 문제 해결의 과정이었으므로, 그 내용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하였다. 그래서 학생들은 수업 중 활동에 잘 참여를 하는 것이 개념 이해, 더 나아가 정기고사 성적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참 여의 유인책이 된 셈이다.


먼저 안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은 주눅 들지 않고 질문하게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지식에도 층위가 있어서, 하위수준부터 ‘(용어를)안다’, ‘(개념을)이해할 수 있다’, ‘(인과관계나 기작을)설명할 수 있다’, ‘(잘못된 개념까지)설득할 수 있다’로 나뉜다. 너희가 어떤 개념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느끼는 건 하위 수준일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잘못 알고 있는 친구들을 설득하고 고쳐줄 수 있다면, 너희 자신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 명료하게 될 수 있어.


어떤 설명을 듣기만 할 때 24시간이 지나면 약 10%만 기억나지만, 누군가에게 그 내용을 가르치면 90%가량 기억에 남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그런 점에서 조별활동에서 모른다고 질문하고 애매한 내용을 다시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고마워 해야 해.” 친구들을 이해시킬 수 있도록 자신들의 용어를 사용하여 비유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서 수업 내용의 어떤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고 어떤 부분은 공부가 더 필요한지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토론 수업과 실험, 발표 수업이 많고, 잘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하면서 조별과제를 할 때 친구들에게 서로 설명을 하면서 더 잘 이해하게 되어서 좋았다.


모둠 편성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뭘까?


활동할 소집단의 구성은 학생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거리이고 활동의 성패에도 가장 중요하다. 번호순, 성적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를 편성해 보았다. 3년 전부터 협력학습 이론에서 배운 리더 중심 조 편성 방식으로 조를 구성하였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다. 보통 정기고사까지 6주 정도 유지하고 다시 편성하였는 데, 그 중간이라도 학생들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의견을 반영하여 조 편성을 다시 하였다. 그 방식은 아래와 같다.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은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활동거리가 쌓이면 다음 해 수업에서는 수정 보완만 하면 되므로 준비하는 데 걸리는 수고도 덜어진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 내 자료를 공유할 의향이 있으니, 이 매력에 빠져보시길 권해본다. 더불어 나 또한 다른 참여 중심 수업 활동가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정주혜 선생님은 현재 한성과학고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학생 참여 중심 생명과학수업자료개발, 생명과학실험교과서 집필 총괄, 2009 및 2015 과학과 교육과정 성취기준 평가기준 개발 연구 등에 참여하였다. 학생 연구 활동 지도를 통해 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 과학전람회, 삼성 휴먼테크수상 성과를 거두었으며, 생명과학토론동아리, 사제동행독서 멘토링 등을 통해 학생들의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데 기여해왔다. 그 공적을 인정받아 2017년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