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과학우수학교 창의·융합 메이커교육의 산실 서울연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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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결합한 융합 교육
목공 중심의 창작활동 통해 창의성 쑥쑥 성장하다
2018년 10월 서울연가초등학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직접 만든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연가 메이커(Y-maker)들의 축제가 열린 것이다. 이른바 ‘Y-Makerfaire’. 3D 프린팅 작품부터 목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전시 및 체험하고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등 연가초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 한마당으로 꾸며졌다.
서울연가초등학교는 2018년 제1회 Y-Makerfaire를 개최했다. 1년 동안 실시한 메이 커활동을 전시 및 체험, 판매하는 자리였다. 학교 내‘사제동행 메이커 동아리’소속 교사 6명과 학생 12명이 메이커가 되어 행사의 운영을 맡아 진행했고 전교생과 교직원 및 학부 모가 관람객이 돼 메이커들이 만든 프로젝트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1년 동안의 메이커활동을 전시·체험 및 판매
학교 수업이 막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서울연가초등학교(교장 최인숙) 동관 1층은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친다. Y-Makerfaire를 관람 및 체험하려는 학생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모인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전시된 작품들을 이리저리 살펴보거나 체험하느라 여념이 없다.
신기하고 재밌는 볼거리와 체험거리에 푹 빠진 아이들의 표정에 설렘이 가득하다. Y-Makerfaire가 열리는 동안 동관 1층은 축제장소로 변신했다. 전시마당으로 꾸며진 현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사람 키를 훌쩍 넘어서는 우유갑으로 만든 대형 독립문. 서대문독립공원에 세워진 독립문을 6학년 6반 학생들이 협동해 재현한 작품이다. 좌우로 눈을 돌리면 나무 가구와 3D 프린팅 작품, 나무 장난감, 노래하는 계단 등 기술을 응용한 DIY 프로젝트와 수공예 작품들이 가득 전시돼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Y-메이커 스페이스’에 마련된 체험마당. DDR, 오조봇, 비이커 실로폰, 메이키메이키 활용 작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프로젝트가 아이들을 반긴다. 평소 과학과 음악을 어려워했던 학생들도 간단한 작동만으로 움직이고 소리 내는 작품들에 흥미를 가지고 체험한다.
5일간의 행사 기간 중 마지막 이틀 동안에는 판매마당에 진열된 물품들을 판매하기도 했다. 휴대폰 거치대, 생활소품, 모형 등 3D 프린팅 작품은 물론 핸드폰 거치대, 원목 도마, 소품 등 나무로 만든 작품을 학생, 교직원, 학부모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고 판매 수익금은 메이커활동 지원금 및 학교발전기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으로 사용하니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 셈이다.
목공을 디지털에 접목한 메이커교육
서울연가초에서 메이커교육을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학교안에 교실 반 칸 크기의 목공실을 설치해 학생 목공 동아리와 교사 목공동아리를 운영한 것이 출발이었다. 나무라는 친근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목공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무언가를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나갔다. 2016년 스팀(STEAM)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메이커활동은 더욱 광범위하고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교육과정에 스팀 적용 단원 및 차시를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한편 창의인성 한마당, 스팀데이 등의 행사를 개최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스팀활동에 참여하도록 했다. 목공교육은 더욱 활발히 이뤄졌다. 목공실은 교실 한 칸 크기로 확장됐고 학생 목공동아리는 목공 기능을 바탕으로 나무 장난감 만들기 활동 등을 하면서 목공을 수단으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스팀선도학교 2년차를 맞으면서 스팀교육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의인성 한마당, 스팀데이(STEAM-DAY), 별빛축제, 가족목공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의 장을 운영해 실생활과 연계된 스팀교육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목공실은 현 위치로 이전해 본격적인 스팀교육의 여건을 마련했다. 특히 나무 장난감 만들기 동아리에서는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실시하는 나무 장난감 만들기 대회에 작품을 출품해 그동안의 창작활동을 마음껏 뽐내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향후 메이커교육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스팀선도학교 3년차에 접어든 지난해 스팀 교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내 목공 시설을 기반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한 메이커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박종욱 교사는 “목공을 바탕으로 3D 프린팅, 코딩, 피지컬 컴퓨팅 등을 융합한 활동을 하는 것이 서울연가초 메이커교육의 특징”이라며 “메이커교육을 하는 많은 학교들이 디지털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의 메이커교육은 목공과 디지털을 결합한 융합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됐다”고 말했다. 메이커교육의 산실이 된 ‘Y-메이커스페이스’도 이 때 조성됐다. 메이커교육을 본격화하면서 목공실에서 ‘Y-메이커스페이스’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박 교 사는 “Y는 학교 이름인 연가를 의미하는 동시에 Why를 뜻한다”며 “서울연가초 학생들이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명칭을 지었다”고 말했다.
만족도 높이는 실험·체험 중심 과학교육
서울연가초는 실험 및 체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5년에 과학실을 리모델링해 최신 설비를 갖췄고 2017년에는 정문 출입로와 본관 뒤편의 공간을 활용해 환경생태 체험학습장을 조성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 사회의 역량을 길러주는 SW 및 메이커교육에 힘쓰고자 무선 인프라넷 구축, 3D프린터실, 아이디어 카페, 무한상상실 등 관련 시설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이원휘 교사는 “환경생태학습장에서 텃밭을 가꾸고 학교숲을 거닐면서 식물의 한 살이와 계절에 따른 변화를 느낄 수 있으며 무한상상실과 아이디어 카페에서는 SW와 첨단 장비를 활용해 탐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교육은 과학을 중심으로 관련 교과를 융합해 운영하는 스팀교육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스팀 관련 목공노작교육을 위한 목공활동 인프라 구축, 환경생태학습을 위한 교내 학습장 구축, 스팀 학생동아리 및 교원학습공동체 조직 등을 통해 원활한 스팀교육의 장을 조성했다. 이와 함께 4~5학년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스팀 학습 주제를 추출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한편, 실생활 연계 수업 프로그램 및 목공과 환경생태관련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했다. 무엇보다 학습자 중심의 창의융합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팀선도학교와 스팀교사연구회를 운영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사의 역량을 강화했다. 이 교사는 “스팀선도학교와 교사연구회 활동을 통해 개발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예전의 단조로운 수업활동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체험의 장을 마련해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교실 밖에서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서울연가초등학교 최인숙 교장선생님 “아이들의 소질과 개성 키워주는 게 학교 역할” 26년의 교사생활을 거쳐 교감, 장학사, 교장,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등을 지내다 2016년 서울연가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최인숙 교장은 내실 있는 과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무엇보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2016년부터 스팀선도학교를 운영해오면서 교원들의 활발한 과학교육 연구 활동으 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양질의 메이커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초등학교에서 보기 힘든 목공실을 갖추고 과학과 연계한 창조 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신 설비를 갖춘 2실의 과학실을 알차게 운영하기 위해 시간표 배당에 심혈을 기울여 모든 과학실습교육이 과학실에서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연가초는 아이들에게 메이커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메이커페어를 개최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장은 “아이들에게 메이커활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한다. 최 교장은 “아이들이 3D 프린팅 제품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색다른 작품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었던 교육활동이었다”며 “메이커교육관련 역량강화를 위한 교사 직무연수를 실시해 메이커활동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소질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잘 찾아 키 워주는 것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학교는 아이들이 저마다 개성을 찾아서 잘하는 것을 키울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줘야 하고 교사는 다양한 연수를 통해 아이들에게 나눠줄 소양을 풍부히 갖추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적시에 제공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나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