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련단체 친환경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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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환경도시에서 녹색 성장의 미래를 보다
글 | 김유진 교사(원촌중학교)
독일은 1989년에 환경세, 2001년에 CO2 감축 건물개축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법, 재생에너지 난방법 등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과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절감하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다차원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기후 환경 보호에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독일의 정책과 사례를 친환경 도시인 프라이부르크(Freiburg)를 사례로 살펴봄으로써, 인류가 함께 공존하고 후세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지구는 가뭄·홍수·폭염 등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해 인명·재산 피해가 심각하다. 2003년에 유럽은 50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 2주간 40℃가 넘게 지속되면서 총 3만 5천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고, 2005년에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한꺼번에 11조원의 재정적 손실이 났으며, 우리나라 역시 최근 10년간 기상재해로 입은 총 피해액이 7.7조원에 달한다. 또한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1906~2005)간 0.74℃ 상승하면서 빙하 및 눈의 양이 감소하고 있고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금세기말에 평균기온은 6.4℃, 해수면은 59㎝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태평양 섬들 중 일부가 바다 속에 가라앉았고 섬나라 투발루는 사실상 국토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기상이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와 관련
이러한 기상이변은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국가의 경제규모 및 산업구조와 관련이 있는데 전 세계 146개 국가 중 58개 국가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주요 배출국인 선진국의 책임과 기후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UN의 결의에 따라 1992년 체결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기온 변화에 의한 협약>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 등 유럽의 일부 나라이며 세계 총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상위국은 중국, 미국, 유로연합, 인도 순이며 한국은 7위이다.
유럽통계청은 유로연합의 2013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2년에 비해 2.5%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2012년에는 2011년과 비교하여 1.6%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감축량은 계속 증가되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유로연합의 성과는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 규모만큼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독일의 능동적인 환경 정책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환경문제를 2007년 G-8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설정하여 논의를 주도하였으며, 2007년 상반기 유럽연합 의장국으로서 유럽연합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방향을 정립한 ‘유럽연합 기후변화 패키지’의 수립을 주도하였다. 쿄토의정서에 따르면 2008년~2012년까지 유럽연합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는 1990년 대비 8%였으나, 독일은 이보다 높은 21%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고 그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은 8% 감축 약속도 이행하지 못한데 반해 독일은 2007년 온실가스를 22.4% 감소하는 데 성공하여 목표치인 21%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기후 환경 보호에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독일의 정책과 사례를 알아봄으로써, 인류가 함께 공존하고 후세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독일은 1989년에 환경세, 2001년에 CO2 감축 건물개축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법, 재생에너지 난방법 등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과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절감하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다차원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에너지 고갈과 환경에 대한 대안, 신재생에너지
▪ 바이오연료 : 바이오연료의 생산은 화석 연료를 대신할 대체에너지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유채, 해바라기씨, 팜유, 해조류, 동물성 지방 등과 같은 오일로 만든 연료를 말한다. 독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연료 대부분은 유채꽃 씨의 기름을 섞어 만든 바이오디젤로, 봄이면 독일 고속도로의 양 쪽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유채 농장은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대규모 조성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일반 주유소에서 팔리고 있는 바이오디젤은 주로 B5로서 바이오디젤 성분이 5%, 일반 휘발유가 95% 섞인 연료를 뜻한다. 세제 혜택을 통해 생산단가를 줄이는 정책을 통해 일반 휘발유가 100%인 기존의 연료에 비해 싼 값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B5의 판매량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풍력발전기 : 원자력발전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대형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돌아가는 모습은 독일의 어느 지역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 지역의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여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팔아 가계 수입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널리 알려진 지 오래다.
▪ 태양광발전시설 : 독일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 용량과 시장을 보유한 국가인 동시에 태양광 발전 산업 관련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이다. 2012년말 현재 태양광 발전 용량은 세계 최대인 32.4 GWp로서, 전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의 31.7%를 차지하고 있고 독일 전체 전력 수요의 4%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태양광 발전 용량 목표인 52 GWp의 달성이 곧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태양광 발전의 전체 전력 공급 비중은 10%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독일은 이와 같은 성과를 위하여 녹색산업 기업의 세금 혜택, 자금지원, 인프라 구축, 연구 개발 환경 조성, 행정 시스템 효율화 등의 집중 지원제도를 실시하였으며 여타 국가들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태양광 발전 기술이 실제 주거환경에 적용될 수 있도록‘태양광 발전 촉진법’을 만들고 시행하면서 태양광 가구에서 남는 잉여전기를 20년간 직접 사주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친환경 녹색 산업의 기술로 꾸며진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독일 남부의 대표적 생태도시인 프라이부르크는 면적 153.06㎢, 인구 20만명의 도시로 라인강이 가까이 흐르며 광활한 면적의 검은숲(슈바르츠발트)의 서쪽 기슭에 위치한다. 프라이부르크(Frei 자유로운 + Burg 성)이라는 이름은 당시 자유로운 교역이 이루어진 데서 유래하는데 15세기 이래 합스부르크 가(家)의 지배와 더불어 서남독일의 문화적중심이 되었다. 와인과 목재 거래의 중심지이며 독일에서 중세의 유풍이 많은 도시로 유명하다. 현재의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의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도시로 자연 친화적인 태양열, 풍력 등의 발전을 이용한 전기를 사용하고, 자전거 사용량이 매우 높은 곳이다. 또한 70%이상이 녹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프라이부르크는 어떻게 친환경 도시로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사실 프라이부르크는 1970년대 원자력발전의 희생양이 될 운명이었다. 당시 서독 정부는 프라이부르크 시내에서 불과 30km떨어진 곳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려고 했다. 이때 주민들이 포도주와 목재 산업이 망가질 것을 우려해 대규모 반대시위를 벌였다. 결국 원전 건설 계획이 중단됐고,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풍부한 일조량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기울였다. 포도주 산업의 보호에서 시작되었던 원전건설의 반대 움직임은 지성인들을 중심으로 대안을 갖춘 반대 운동으로 선회하면서 이후, 이 도시에서는 원자력 없이도 친환경으로 도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 끝에 지금의 친환경 생태도시로 변화를 이끌어내게 된 것이다. 즉 태양에너지를 중심으로 시 정부와 시민이 융합되었으며 이제는 시민들이 판을 키우면서 태양에너지의 의미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장되고 있다.
태양의 도시…태양광 에너지 적극 활용
일조량이 풍부한 프라이부르크는 태양광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회전하는 태양광 주택(헬리오트롭)과 슐리어베르크의 태양광 연립주택 단지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슐리어베르크 연립주택 단지의 조성은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태양 에너지 기술로 달성 가능한 것이 무엇일까? ▲심미적으로 도시 계획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 ▲현실을 고려해 경제적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주안점에 고려해 조성된 연립단지는 태양광집열판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모으는데 한 주택에 설치한 태양광 전지판은 최고 7.5kW, 전체 단지에서 연간 40만kWh을 생산하여 쓰고 남은 절반가량의 전력은 지역 전력회사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주택을 설계할 때 각 계절별의 태양의 각도를 고려하여 여름에는 빛이 조금만 들어오고 겨울철에는 빛이 깊숙하게 들어오게 하였으며 아르곤을 주입한 3중 유리를 사용하여 단열 효과를 높였기 때문에 겨울에 별도의 난방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심미적으로도 다양한 색으로 장착된 패널은 디자인적으로도 개성이 넘치고 미적인 조화를 이루기까지 한다. 현재 프라이부르크에는 독일 프라운호프 연구소의 태양에너지 연구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시설과 함께 40여 개의 에너지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면서 말 그대로 태양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욱 편리한 도시
프라이부르크의 교통정책은 환경을 고려하면서 원활한 이동성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친환경 이동수단인 도보, 자전거, 근거리 교통수단을 장려한다. 그 결과 자전거 비율은 증가하고 자동차 이용은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자가용 소유 비율이 독일에서 가장 낮다고 한다. 교통시스템은 자전거에 중심이 맞춰져 있으며 자전거 전용도로 등으로 자전거가 좀 더 우선권을 가지고 자전거를 좀 더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적극 시행되고 있다.
자전거가 주로 다니는 육교 옆엔 자전거주차건물 ‘모빌레(Mobile)’가 있다. 자전거 바퀴 모양을 한 아름다운 건물은 단순한 주차 공간 이상으로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모빌레 1층은 자동차 함께 타기 '카쉐어링(Car Sharing)'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동차 주차 공간으로 사용되며, 2층은 동시에 1,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 3층은 자전거클럽 사무실, 판매 및 수리점, 여행 안내소 등이 있다. 옥상에는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 건물은 1999년 9월 9일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운동단체인 BUND와 VCD(독일교통클럽), 프라이부르크자동차협회 등이 공동 출자해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교육…에코스테이션 운영
이 도시의 환경교육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시작된다. 독일은 1970년 ‘사실을 중시하는 환경교육’이라는 환경정책을 도입했을 정도로 세계에서 앞서가는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시내 ‘호수공원’에 위치한 생태학습관 에코스테이션은 독일환경단체 분트(BUND)의 지역조직 Aktion Umweltschutz e.V.의 환경교육센터이다. 프라이부르크의 에코스테이션은 1986년에 창설되었는데 본부건물과 약용 식물정원, 텃밭 그리고 외부에 독립적으로 설치된 유기농 정원등을 포함하여 자연에 가깝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해마다 약 400가지의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교육과 세미나에 참가하는 일반인들과 학생 및 어린이들, 공연 행사 진행자들, 텃밭을 가꾸는 사람 등 약 1만 2,000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에코스테이션은 녹색교실(Grüne Klassenzimmer)을 학생 대상으로 운영하는데, 매해 200개가 넘는 학급과 유치원 그룹들이 녹색교실을 방문한다고 한다. 녹색교실 환경 교육 프로그램의 중심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으로 유기농 정원, 약초와 나비정원, 연못가와 과수원이나 거름을 만드는 곳에서 아이들과 학생들은 작은 모둠 안에서 물, 땅, 자연정원이나 숲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를 연구를 하고 발견한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은 자연을 피부로 접촉하고 생태계를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으로 알아가도록 한다. 녹색교실의 테마들은 학교와 연계되어 교육되고 있는데 유치원 그룹 대상으로는 약 1시간 30분, 초증고 학생들을 위해서는 3시간짜리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의 시민들에게 환경 보호는 더 이상 프로젝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우리는 여전히 녹색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생활자체라고 인식하기보다는 특별한 장소, 시기에서 하는 캠페인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가 환경수도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기업의 정책 뿐 아니라 적극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도 좌우될 것이다. 사실상 우리의 어린아이들은 과거 오랜 시간동안 학교나 가정에서 환경에 관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였으며, 받는 교육도 대부분 피상적인 교육들이 주를 이루었었다. 이제 녹색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 이상 행사가 아닌 실제 생활로 인식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한국의 과제이며 한국 교육의 과제라 하겠다.
김유진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과학교육을 전공하였다. 현재 원촌중학교에서 과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