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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고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학생 눈높이로 만나면 어렵지 않아요

우리나라 학생의 경우,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과학에 대한 가치 인식 등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서는 매우 낮은 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렵고 딱딱한 과학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면 참으로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과학 원리가 녹아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과학을 재미있게 이해하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아주 훌륭한 교수ㆍ학습 방법이 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수학과학국제추이 변화 국제비교연구(TIMMS) 등의 과학교육 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에서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과학 성취도는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ISA 2012에서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에서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OECD 비회원국을 포함한 전체 65개국 중에서 수학 3～5위, 읽기 3∼5위, 과학 5～8위로 최상위 성취를 보였다. TIMSS 2011에서 우리나라 초4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2위, 과학 성취도는 1위, 중2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1위, 과학 성취도는 3위로 매우 높은 성취를 보였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과학에 대한 가치 인식 등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서는 매우 낮은 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우리나라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가 부족하고 내용의 이해보다는 암기에 치우친 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교육부, 2014). 이를 위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과학교과서의 집필 방향으로 학습 동기(Motivation)를 유발시키고, 학습 자신감과 흥미 향상을 위해 도입된 것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유기적인 내용 전개’이다.

스토리텔링의 의미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이라는 두 명사의 합성어로서 스토리를 남들에게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송정란, 2007). 즉,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의 ‘이야기 자체(contents)’와 텔링의 ‘이야기하기의 행위(conduct)’를 동시에 포괄하는 것이다. 스토리는 특별한 스타일과 구성을 가지며,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통하여 인물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축적된 지혜, 믿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이야기는 지식을 구성하는 조각이 될 수 있고, 기억과 학습의 기초이며,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권성희, 2008). ‘이야기하기’는 사실적인 내용이나 허구적인 내용을 적절히 섞어 전달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동일한 과학적 정보, 역사적 지식을 전달한다 하더라도 정보의 형태일 때에는 오직 그 사건이나 내용만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데 비해, 이야기의 형태가 되면 등장인물이 그 정보를 깨닫거나 체험을 전달하는 형식이 된다(최예정, 김성룡, 2005).

스토리텔링에서 스토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표현된다. 김은선(2009)에 의하면 스토리텔링의 표현(telling) 방법에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가상 공간인 온라인 매체를 통해 표현되기도 하고, 테마파크, 전시 공간 연출 등의 현실 공간인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표현되기도 한다.

교육 현장에서의 스토리텔링은 단위 시간의 수업 내용과 관련지어 관련된 이야기나 사례를 중심으로 충분히 재구성하여 연출할 수 있고, 그 주체가 교사 또는 학생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전체 수업의 과정에서 어느 부분에서든지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의 한 부분으로 유용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본다(강부미, 2014).

스토리텔링의 교육적 기능

스토리텔링의 교실 수업에서의 기능을 크게 세 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다.
첫째, 정보와 지식을 전달한다. Gallets(2005)는 정보 회상 능력이 스토리텔링의 경험을 통해 향상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지적하였는데, 이는 스토리텔링과 인지능력 발달과의 관련성을 말해준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문해능력(literacy) 개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ells(1986)는 교과 학업 성취도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변인이 학습자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경험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스토리텔링의 경험이 학습자의 문해능력을 높여주며, 이를 통해 모든 교과 내용의 이해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의 풍부한 맥락적 요소들은 수업 내용에 대한 유의미성을 증가시켜 주며, 이를 통해 학습자는 수업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Shank, 1990).

둘째, 학습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스토리텔링의 내러티브 구조는 논증이나 묘사, 설명 등의 표현 양식에 비해 학습자들이 구체적 경험에 보다 가깝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의 감정 이입을 통해 이야기 속에 쉽게 빠져들게 한다. 스토리텔링은 다른 사회의 문화나 시대를 초월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학습자의 학습동기 유발과 수업의 몰입을 촉진시켜 준다(Egan, 1999).

셋째, 정서를 개발한다. 스토리텔링의 풍부한 맥락은 학습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효과적인데 이는 학습자의 미의식이나 예술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스토리텔링은 도덕적 태도와 긍정적 자아를 형성하게 하는 등 정의적 영역의 수업 목표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박세원, 2009).

스토리텔링으로 공부하는 과학교과서 실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과학교과서 3～4학년 군에는 총 4편의 스토리텔링형 단원이 제시되어 있다. 스토리텔링형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과학․과학교육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동화 작가 등 스토리텔링 전문가들도 참여하여 교과서 내용의 질을 높이도록 하였다. 스토리텔링이 반영된 단원은 아래와 같다.

이외의 단원에서도 단원 전체를 통해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중단원별로 스토리텔링 요소를 반영하여 교과서를 구성하도록 집필시 고려하였다. 스토리가 교사용 지도서에 제시가 되어 있고,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에는 삽화의 형태로 제시된 수학 교과서와 달리 과학 교과는 스토리가 과학 교과서에 제시가 되어 있어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약간 아쉬운 점은 스토리텔링의 활용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과학 교사용 지도서에 제시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3학년 1학기 1. 우리 생활과 물질의 경우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습 소재를 학생들이 쉽게 접하는 주위의 물체로 전반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 도입부에서 놀이 공원의 여러 장소를 이동하면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스토리텔링기법으로 도입하여 수업의 흐름을 이어나가도록 하였다. 첫 번째 중단원에서는 장난감 가게, 운동용품 가게, 학용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물체를 이용하여 물체와 물질 개념을 학습하고, 두 번째 중단원에서는 철물점과 그릇 가게의 물체를 이용하여 다양하게 쓰이는 물질의 성질을, 세 번째 중단원에서는 수족관 가게의 물질로 고체, 액체, 기체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였다. 교사는 지연이와 이모 캐릭터와 학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시장과 시장에 있는 여러 가게 사진, 가게에 진열된 사진 등을 보여주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학습 상황을 제시할 수 있다. 이때 차시별 사용되는 다양한 실제 학습 준비물도 함께 이야기 구성에 포함시켜 본 학습 활동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교사의 일방적인 이야기 전개보다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교사의 전달과 더불어 학생들의 능동적인 경험과 참여를 수반하도록 스토리텔링을 구성하고, 학생들에 의한 스토리의 보완 및 확장이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대화의 과정으로 구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3학년 2학기 4. 소리의 성질 단원은 차시별로 학습할 내용을 교실 실제 상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즉 소리 내기와 관련된 선생님과 학생간의 주고 받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이 단원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듯이 읽어주면서 학생들에게 배울 내용을 안내해 줄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이야기를 책을 읽듯 보고 읽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실적이고 흥미롭게 손짓이나 몸짓을 이용해 학생들의 주의를 기울이게 함이 필요하다. 악기 사진이나, 동영상 혹은 소리 파일을 활용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학년 1학기 3. 식물의 한살이의 경우 씨의 싹트기에서 식물의 자람, 여러 가지 식물의 한살이를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교사는 단원 전체를 모둠별 혹은 그룹별로 학생들이 과학 연극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하였고, 교과서 차시 도입 글을 참고하여 학생들이 시나리오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각 모둠 학생들은 매 차시 수업을 시작할 때 역할극을 준비하여 발표하였다. 이때 교사는 사전에 식물의 한살이 계획을 수립하여 1학생 1식물 기르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방과 후에 역할극을 실시한 후 사진 촬영을 하여 수업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4학년 2학기 4. 지구와 달은 천체 캠프를 가는 동안 보게 되는 지구 표면, 주변의 모습과 천체 캠프장에서 망원경을 통해 보는 달의 모습을 살펴보는 과정을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이 단원은 3학년 2학기 4. 소리의 성질 단원을 지도할 때의 전략으로 수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이외에도 물체와 물질의 성질을 알아보기 위하여 아기돼지 삼형제에 나오는 집을 짓는 재료와 신데렐라의 구두 이야기를 활용한다거나 소리의 성질을 학습할 때 피리 부는 사나이나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를 패러디하는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활용하여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글 | 심병주 교사(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의 ‘이야기 자체(contents)’와 텔링의 ‘이야기하기의 행위(conduct)’를 동시에 포괄하는 것이다. 스토리는 특별한 스타일과 구성을 가지며,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통하여 인물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축적된 지혜, 믿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이야기는 지식을 구성하는 조각이 될 수 있고, 기억과 학습의 기초이며,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